안녕 톨들
색련 처돌이인 나는 연재가 끝나고 드디어 외전 포함한 이북이 나와 내적 트위스트를 췄는데
아무도 보지 않는 것 같아 미천한 내가 영업해보기로 해써 ㅜ ㅜ
색련은 가상의 벽해국 태자와 신라시대 화랑 같은 신분의 ‘홍의’가 나오는 동양물이야. 하지만 곪아터진 귀족사회고 정치적인 웅앵 나발이고 별로 안 궁금해서 난 그냥 둘의 사랑얘기만 쪽쪽 빨았어 ㅎㅎ
태자는 최고 권력을 쥔 황후의 세뇌로 흉하고 도깨비 같은 모습을 감춰야 한다며 까만 면사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지만 눈이 파랄 뿐 최고 미남이고 (바람직한 클리쉐), 홍의는 황후의 명으로 태자의 ‘색사’ 담당이 되었다가 엮이게 돼. 참고로 태자는 처첩이 넷이지만 극도로 잠자리를 거부하는 조신한 동.정.공! 홍의도 마음이 가야 몸이 가는 의연한 동.정.수! (헤테로)
태자는 홍의만 보면 괜히 건드리고 주먹질하다 입술 부비는 입덕부정을 거쳐 직진하게 되고 홍의도 결국 마음을 받아들이고 둘이 염병천병 하게 돼.
홍의는 강강약약에 잔망스럽지만 다정한 성격이고, 태자는 어려서부터 소외되고 더러운 뒷말만 들으며 자란 탓에 오만가지 낯가리고 삶은 모욕을 견디는 것이라며 삐뚤어진 성정인데 홍의가 보듬어 주면서 달라져. 난 이 성격차도 좋았어.
태자는 잠시 요연한 눈을 했다. 사실 어릴 적 천둥벌거숭이로 통했던 홍의와는 정반대로, 태자는 본디 여자아이처럼 수줍음이 많은 편이었다. 함께 어울릴 동무가 없기도 했지만 다른 사내아이들처럼 뛰어다니고 칼싸움하는 것보다 칠교놀이나 소꿉을 사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렇게 차차 나틀면서 말타기와 검무가 재미나고 몸 쓰는 일이 좋은 걸 알았지만, 또 생이 워낙 고달프다 보니 괴팍하고 잔혹해진 면도 얼마간 있지만, 지금도 낯선 상황, 낯선 사람, 생각지 못한 일과 얼결에 마주치면 어김없이 그 내성적이고도 무른 숫보기가 튀어나오는 것이다. … 중략…
“그런 것이 아니라 내가 열없다.”
“예?”
“… 부끄럽다.”
순간 홍의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가, 이내 허를 찔린 것처럼 아이고 전하, 커다랗게 박장대소를 하였다.
태자가 아프게 말하는 ‘우물 속 원숭이’ 이야기는 나도 홍의에게 반한 위로 장면인데 이건 직접 봤음 좋겠어서 발췌안하고 다른 걸 발췌했어. 태자는 생선을 좋아하는데 황후가 푸른눈을 고쳐야 한다며 태자는 먹지도 않는 육고기만 상에 올리고 눈이 까매지는 약을 먹여 늘상 식욕을 잃고 죽만 깨작거리는걸 홍의가 봤을 때의 장면이야. 깨발랄한 홍의가 이렇게 조곤조곤 태자 편을 들때마다 좋더라구.
태자의 옆에 무릎을 꿇어앉은 홍의는, 아직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타락죽을 숟가락에 한가득 퍼 올려 호호 불어서 태자의 입가에 들이밀었다.
“소신이 이따가 밤에 소주방으로 가서, 맛난 생선 훔쳐다 드릴게요. 몰래 모닥불 피워 구워 먹겠다는데 황후 마마가 어찌 압니까? … 중략… 그리고 전하, 앞으로는 젓수기 싫은 건 억지로 젓수지 마세요.”
태자는 말갛게 눈만 깜빡거렸고 홍의는 진하게 한숨을 쉬었다.
… 약도 몰래 술 버리듯 버리라는 중략 …
… 이어서 입가에 쪽하며 보드라운 간질임이 와 닿았다.
“너, 밥풀 묻었어.”
홍의의 입가에서 태자의 입 안으로 옮겨 간 밥알 하나가 꼭 씹혔다. 태자는 흡족한 얼굴로 옆에 밀어 두었던 홍반을 제 앞으로 가져가더니, 이내 맛있게 밥을 먹기 시작했다. 상앗빛 흰 뺨이 올록볼록 도도록해지는 모양이 썩 보기 좋았다.
홍의는 두근대는 가슴을 누르며 슬그머니 등을 돌려 상 위를 둘러보았다. 마침 굴러다니던 밥알 한 개를 발견하고는, 슬쩍 집어서 입가에 슥 묻혔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 중심으로 발췌해서 그렇게 안보이지만 이거 ‘코믹’ 동양물이고, 초중반은 색사로서 태자를 파정 시켜야 하는 홍의의 애잔한 노력과 홍의를 꼬시기 위해 얼굴과 몸을 들이대는 태자의 고군분투 유혹기야!! 그리고 등장인물들 모두 성격이 단조롭지 않고 다채로워. 문장과 비유도 동양st 자체라규!
어른들의 장난감을 물어보는 홍의와 설명해주는 녹빈(중요 조연)
“요 실을, 면령에 꿰는 겁니다. 면령에. 주렁주렁”
…중략…
“그리 꿰어서 어디에 쓴단 말이냐?”
“나 참, 묻긴 뭘 물어요? 우물에 넣어서 미리 물을 끓여도 좋고, 두레박에 감아서 힘차게 도르래를 돌려도 좋은 것이지요!”
우물과 두레박은 알아서 눈치챘을거라 믿고, 물론 이 장난감은 나중에 쓰인다! 참, 동정공이라고 우습게 보지마라. 우리 태자님은 타고났다 이말이야! 아래는 태자의 현란한 스킬에 또 찍! 해버린 홍의에게 어려서부터 태자를 모신 옥지의 증언이야.
“아니라면, 어찌 그리도 태연자약하고, 어? 망측하고, 어? 기술도 완전히 뜨르르하고! 아주 그냥 어부처럼 휙휙 사람을 낚고 사람을 완전히 녹여 버리시더라니까? 옥지 네가 봤어야 해! 대체 어찌 그럴 수 있나? 경험도 없는 일에 그리 빠삭하고 능수능란할 수가 있느냐?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태자님의 순결을 의심하자 화내는 옥지)
“전하께오선 그 누구보다 고결하고 순결하십니다! 다만 그 색사의 기교란 것에 있어서는…!”
“있어서는?”
“그저, 타고나신 것뿐입니다.”
“…!!”
중략
홍의는 태어나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열등감을 느껴 본 적이 없었다. …이하 생략(..)
둘은 합방 성사 이후로 그 맛을 알게 되어 여기저기서 덩기덕 쿵더러러 떡방아를 찧으며 염병천병 좋아 죽지만 알다시피 후사 웅앵과 입지가 약한 태자를 지키겠다며 홍의는 이별을 고하고…
안궁금한 황후의 얘기를 거쳐 태자는 황제가 되어 상처가 아물고 서로를 온전히 지킬 수 있을 때까지 홍의와 떨어져 있기로 해. 그리고 3년 뒤 홍의를 데리러 오는 것으로 본편은 끝나 ^_ㅠ
색련을 연재로만 봤던 토리들도 이북 발행되면서 외전이 다시 연재에 올랐으니 꼭 보도록 해!
그래서 영앤존잘몸짱파워풀 폐하를 주변에서 가만두지 않을텐데 홍의와 떨어져 있는 기간동안 수절을 했냐고 묻는다면 난 우리 폐하를 만나고 결벽증공의 흐뭇함을 알게되었어. (*´~`*)
외전 발췌야 (외전은 서술 시점이 바뀜)
“서신 온 것들 전부 찢어서 태우라고 지시했어…. 중략…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나한테 그런 마음 품는 것도, 잔인하겠지만 불쾌해.”
그리고 홍의도 알지, 암만.
… 존재만으로도 나를 격양시키는 이유는 그의 배경과 위치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나의 몸에만 넣고 싶어 한다는 그 꾸준한 순결성, 결벽적인 예민함 때문이었다.
성숙해진 둘은 깨발랄은 줄었지만 성격은 달라지지 않았어. 아래는 외전에서 내가 제일 좋아했던 장면 발췌로 끝낼게.
스포 주의.
홍의를 데리러 왔을 때 우리 폐하는 말타면 된다고 싫다고 지X하는 튼튼한 홍의를 굳이 가마에 태워와서 건축부터 하나하나 자기가 선택한 가구로 꾸민 ‘홍의궁’에 홍의를 데려다 놔. 그리고 어느날 밤 스리슬쩍… (여운:황제 이름)
침전으로 가 보니 화촉이 여지없이 밝고 영롱했다. 응접실 한구석에는 생경한 물건들이 잔뜩 놓여 있었다. 무미(시녀)가 옆에서 가만히 설명하기를, ……. 등등으로 보통 황실에서 빈제(아내의 본가)에 보내는 납폐 예물이라고 하였다.
상황에 맞지 않는 요사한 선물을 잔뜩 안겨 준 여운은 붉은 예복을 걸치고 들어와 내게도 예복을 입으라고 웃는 낯으로 살벌하게 강요했다. 그렇게 아닌 밤중에 난데없이 초례의 격식을 다 차려 놓더니 초야의 새색시 머리 내려 주듯 나의 홍라를 풀어 주고, 밤새 끈질기게 나를 품었다. 금첩지는 없었지만 나는 이것이 우리만의 혼약의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다. 어쩌다 보니 나는 꽃가마를 타고 홍의궁에 우례하여 들어왔고, 예물도 잔뜩 받았고, 언약의 술잔을 나눴다. 성대한 예식의 절차가 무색하도록 행복하기만 했다.
후.. 나도 행복했다.. 작가님이 외전 더 써줬으면 좋겠다. 넘 모자라 ㅜㅜ
그럼 한명이라도 영업당해 같이 앓을 톨이 있길 바라며, 바이!
로그인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