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단이가 외로움이 많은 아이여서
단순히 스킨쉽, 안기는 걸 좋아한다고만 생각했거든.
근데 수백번 재탕하면서 보니까
서단이가 한팀장 품에 안기는 과정에도 '서사'가 존재했어ㅠㅠ
1권
다가오는 걸 밀어내도 소용없었다.
한 팀장은 내 묶인 손을 잡아 눌렀다.
저항하는 몸이 통째로 그의 품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힘의 차이를 이길 수 없었다.
2권
그는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나를 안아 주었다.
쓰다듬고 입 맞춰 주었다.
평소라면 뜬눈으로 버텨야 했을 긴 밤에, 기적처럼 누군가의 체온이 있었다.
흔들림 없이 안아 주는 단단한 춤이 있었다.
이 모든 게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앞으로도 그에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말한다고 해도 그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나는. 나에게는. 지금까지, 이토록 내내, 누구도...
3권
스스로 뭘 바라는지 알지도 못한 채, 나는 그에게 팔을 뻗었다.
그는 그 팔 안으로 걸어 들어와 나를 마주 안아 주었다.
나는 그의 등을 두른 팔에 꽉 힘을 주었다.
감긴 눈커풀 안쪽이 뜨겁게 시렸다.
꿈도 감히 꾸지 못했던 일들이 하루 사이 일어났다.
그러자 나는 기뻐하지 못하고 더 겁쟁이가 되었다.
혼자 좋아한다는 것이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림이었다면,
마주 본다는 것은 끊임없는 불안이었다.
4권
나는 상사이자 주인이자 애인인 남자의 품속을 파고들어,
규칙적인 심장의 맥박 위로 뺨을 기댔다.
화면이 검게 물들었다.
느리고 미지근하게 흐르던 음악은 사그라들었다.
어둠과 침묵, 그리고 닿아 있는 체온이 남았다.
5권
가슴이 맞닿아 있자 숨 쉬는 속도가 맞춰졌다.
그가 숨을 내쉴 대 내가 들이쉬고, 내가 들이쉴 때 그가 내쉬면,
퍼즐 조각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몸의 윤곽이 완벽하게 맞아 들었다.
높은 편인 그의 체온이 내 밀착된 몸으로 전해졌다.
손끝 발끝까지 따뜻한 온기가 번졌다.
처음에는 완력의 차이로 어쩔 수 없이 안기고
그런 과정에서 밀어내기도 하고 거부반응도 보이다가
2권으로 넘어가면서 점점 온기에 기대는 모습이 보여.
근데 내 것이 아닌 나의 외로움을 홀리는 거짓된 온기라고 생각하다가
한팀장에게 빠져들면서 체온에 스스로 잠식되고 싶어한다...?
특히 나는 3권에서 제일 쏴아아아아 번개 맞은 느낌이었는데
한팀장과 연애를 시작한게 스스로 꿈인 것만 같다고 하면서도
그만큼 무게감에 짓눌려 겁을 느끼게 됐다는게ㅠㅠ
원래 손 안에 들어오기 직전이 제일 행복했다가
비로소 손 안에 들어와 쥐기 시작하는 순간 박탈감을 생각하게 되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런 사소하지만 일상을 파고드는 균열이 나를 너무 미치게 한다고ㅠㅠ
그리고 둘이 연애를 시작하고 외전으로 갈수록
서단이가 단순히 한팀장 품에 안기는게 아니라
자신과 동일시 하는 묘사들이 자주 보여.
몸이 맞춘 것 처럼 꼭 맞는다거나
퍼즐과 같이 한 짝이라거나
나중에는 한팀장 옆, 여기가 자기 '자리'라고 하는 답을 내리는데,
어떻게 이런 단순한 포옹에서 '성장'을 만들어 내셨는지...
섬온화 당신 정말 나의 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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