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 개인 감상이야. 어디까지나.
사건물도 좋아하고 연우님, 희문님, 그리고 다른 성우님들 목소리도 죄다 좋아하는 분들만 나오는데
진도가 오지게 안나가고 몰입이 안되서 왜 그런가 한번 생각해 봤어.
1.연기의 강약 밸런스 조절 실패
(우선, 연기 못한다는 말이 아니야. 그거랑은 좀 다른 포인트야.)
연우님 목소리도 좋고 공데뷔하신다고 해서 너무 기대했는데 크비도에서 시종일관 힘 잔뜩 넣고 연기하니까 진짜 힘빡! 줘서 임팩트있게 쳐야할 대사의 임팩트가 크지 않고 연기가 전체적으로 편하게 느껴지지가 않더라고.
계속 화났거나 불안정한 사람 옆에 앉아 있는 기분인데, 그 사람이 왜 화났는지 몰입이나 공감은 안되고 팝콘각으로 구경하는 그런 느낌.
물론 하태헌은 워낙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캐릭이니까 일부러 그런 컨셉을 잡아서 연기했다고 하면 할 수 없는 거지만, 연우님이 언성 높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감정의 기복이나 내면의 뒤틀림들을 표현할 수 있는 분이라 생각했어서 그런지 아쉬움이 컸어.
2.몰입을 방해하는 작위적인 대사들
근데 연우님이 강강강강 연기를 하고, 그것이 희문님의 차분한 나레이션이나 대사와 어우러졌다면 어느 정도 중화가 되면서 밸런스가 맞았을 수도 있었다 생각해. 그리고 실제로 희문님의 나레이션이나 대사는 정말 안정적이고 차분했어.
하지만, 안정적이고 차분하게 내뱉은 대사와 나레이션 내용들이 강강강강 대사들이라서 중화 효과가 나타나지 못한 것 같아. 내기준 대사 자체가 작위적인 워딩을 막 나열해놓은 느낌이었어. 나레이션은 무슨 비유 잔뜩 들어간 시 읽는 느낌이었고.
요즘엔 문어체보다는 구어체의 자연스러운 대사들이 들어간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그게 더 익숙해진건지, 일상에서 전혀 쓰지 않는 단어들을 잔뜩 넣어서 그런지 진짜 듣기 힘들더라. 그래서 소위 항마력 필요하다는 말이나 오글거린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같고.
섹텐 느껴져야 할 장면에서도 성우님들의 호흡은 섹텐을 충분히 끌어올리고 있는 와중에 나레이션으로 '입술로 ㅅ교, 교ㅁ' 웅앵 하는데 진짜 하...
3.작품에서 작가님이 보이는 순간이 몇 있었어
이건 좀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이 작품 다 듣고 젤 불호였던 포인트라 언급을 간단하게 할게.
당연히 그 작품을 쓴 사람이니까 작품에 작가님이 보이는 건 너무 당연한거지. 근데 마지막 트랙 사진규의 조직 내부 보고서는 듣고 깜짝 놀랄 정도로 내기준 정말 불호였어.
극중 사진규가 보고서라는 형식을 빌어 몇 가지 썰을 풀어주는 형식까지는 괜찮았는데, 내용을 잘 들어보면
- 이런 이야기들은 왜 본편에 없나?
- 사건에 너무 많이 치중되는 것을 생각해서 많은 설정들을 축약하고 두 사람의 러브에 집중하려 애쓴 것으로 보임. 혹은 그냥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들리는 그대로 옮겨 적은 건데, 이거 나오는 순간 진짜 확 깨더라.
사진규의 입을 통해 말하지만 저건 작가님이 청자에게 하는 말이잖아. 왜 갑자기 극 중 작가님이 난입해서 청자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지.
저런 내용으로 트레일러나 스팟을 꾸몄다면 재밌다고 생각했을 것 같고 상관없는데 본편에 넣는 건 정말 아닌 것 같아
너무 당황스러웠고, 나한테는 이 전까지의 몰입까지 다 와장창 깨버리는 진짜 극불호 포인트였어ㅠㅠㅠㅠㅠ
전부 객관성 없는 주관적 얘기들이야.
혹시 내 불호포인트에 누군가 상처받지는 않을지 걱정도 되지만 많이 기대했던 작품이고 공수조합이라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져서 글 남겨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