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위험해"
허름한 복장의 아저씨가 나를 불러 세웠다.
아무래도 난간에 기대어 있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였나 보다.
"저, 잠깐 기댄 거에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아가씨 같은 사람 한 달에 여러 번 봐.
오죽하면 다리에 이런 문구들이 설치되었겠어?"
"저 그냥 시원한 바람쐬면서 야경보고 있는거에요."
"아가씨, 세상은 좋은 세상이야.
이 문구들을 보면서 용기를 좀 가져"
'아 뭐래'
기분이 울적했던 건 맞지만, 아저씨가 걱정하는 만큼은 아니었다.
그저 바람이 쐬고 싶었고 야경이 조금 보고 싶었다.
마음이 울적해질 때 이런 풍경에 자주 위로를 받곤 했었다.
오늘처럼 방해꾼이 있는 건 처음이었다.
그래도 아저씨 때문인지 평소에는 잘 보지 않았던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하아 바람 좋다. 나도 언젠가 저기 보이는 곳 중 한 곳에서 살게 되겠지?'
'응....?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는 것도 있겠지만..... 전 지금이 힘든데요...?'
순간적으로 봤던 문구 하나 때문에 야경으로 치유 받았던 기분이 갑자기 다시 안 좋아졌다.
'다 그런 거 아는데... 그냥 기분이 울적한 건데....'
한 번 울적해진 마음은 계속 떨어졌다.
'늘 노력했는데.... 여기서 더 해야 하나....'
마음이 우울해지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때... 내가 충분히 마음 열었다고 생각했는데.... 지친다 진짜...'
"아가씨, 기분 어때? 좀 괜찮아지지?
이 문구 걸려고 하는데 어떤지 좀 봐줘"
"껄껄껄 여기 밑이 엄청 깊어~ 수영 웬만큼 잘하지 않고서야 다 죽어~
이건 또 어떤지 좀 봐줘"
"아저씨, 감사해요. 제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알 것 같아요."
떨어지려고 마음먹은 순간
딱 하나, 아저씨한테 궁금한 게 생겼다.
"아저씨는 누구세요? 왜 이런 일을 하세요?"
"나?"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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