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사라져가는 수면제 약기운의 끝자락을
붙잡고 제발 이 행복하고 달콤한 순간이
끝나지 않기만을 발악했지만 모든
순간은 덧없이 끝을 맺고
난 절규섞인 욕지거리와 함께 깨어나
다시한번 새까맣게 덮여버린 깊고 깊은
절망의 동굴 가장 깊숙한 곳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절망의 방 한가운데 빈 껍데기인 채
새하얗게 바래버린 나 혼자로 돌아가
행복하고 달콤했던 그 꿈 속에 계속 있고 싶어
무의식적으로 수면제가 담긴 검은 통에
손을 뻗어 있는 수면제를 전부 털어놓으려는 순간
문득 떠오른 응급실의 악몽
차라리 그 전에 영원히 의식을 잃어버렸더라면
그 행복했고 달콤했던 꿈결 속에서
영원히 사는거였는데
도대체 산다는게 뭐야
도대체 살아간다는게 뭔데
좋아하던 모든 것들이 이젠 다 싫어
도저히 흥미가 안나 재미도 없어
뭘 해보려 해도 손에 잡히지가 않아
집중도 안되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
새언니랑 조카도 보고 싶었어
남북통일,그 가슴벅찬 순간에 나도 있고 싶었어
이제 도대체 희망도 설렘도 느껴지지 않아
갑자기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타고
우리 가족의 염원도,한민족과 우리 겨레의
염원도 물거품이 되어 절망으로 사라져 가
이제 나도 지쳤어
이렇게 망가져버린 삶에 환멸을 느껴
그리웠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걸
난 이제서야 안 것 같아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오랫만에 한껏
차려입고 단장을 했어
현관문 앞에 서서 잠에 빠진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겨
'부모님,제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온 기대를 걸고 애써 곱게 키워온 딸은
이런 망가져버린 어른으로 자라버리고 말았습니다.
기대도 져버리고 실망만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
오빠,이런 여동생이라서 미안해.지금 사귀고 있는 여친분이랑 항상 행복하기를 바래.'
내가 향한 곳은 우리 아파트 최고층 건물 옥상
옥상에 올라 바라보는 이 도시의 야경은
오늘밤따라 애잔하면서도 멋져서 한숨이 나와
새까만 밤을 수놓은 갖가지 불빛들이 노래하는
소리없는 장송곡
바람이 달다
새가 되어 이 바람을 타고 영원한 행복의 나라로
훨훨 날아가야지
바람이 달다
남겨질 모두에게 보낼 마지막 인사를 이 바람에
태워 보낸다
바람이 달다
이제 이 바람을 타고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가야지
온 세상과 모든 이가 잠든 새까만 이 밤
동이 트기 전에
새 날 새 아침이 밝아오기 전에
붙잡고 제발 이 행복하고 달콤한 순간이
끝나지 않기만을 발악했지만 모든
순간은 덧없이 끝을 맺고
난 절규섞인 욕지거리와 함께 깨어나
다시한번 새까맣게 덮여버린 깊고 깊은
절망의 동굴 가장 깊숙한 곳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절망의 방 한가운데 빈 껍데기인 채
새하얗게 바래버린 나 혼자로 돌아가
행복하고 달콤했던 그 꿈 속에 계속 있고 싶어
무의식적으로 수면제가 담긴 검은 통에
손을 뻗어 있는 수면제를 전부 털어놓으려는 순간
문득 떠오른 응급실의 악몽
차라리 그 전에 영원히 의식을 잃어버렸더라면
그 행복했고 달콤했던 꿈결 속에서
영원히 사는거였는데
도대체 산다는게 뭐야
도대체 살아간다는게 뭔데
좋아하던 모든 것들이 이젠 다 싫어
도저히 흥미가 안나 재미도 없어
뭘 해보려 해도 손에 잡히지가 않아
집중도 안되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
새언니랑 조카도 보고 싶었어
남북통일,그 가슴벅찬 순간에 나도 있고 싶었어
이제 도대체 희망도 설렘도 느껴지지 않아
갑자기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타고
우리 가족의 염원도,한민족과 우리 겨레의
염원도 물거품이 되어 절망으로 사라져 가
이제 나도 지쳤어
이렇게 망가져버린 삶에 환멸을 느껴
그리웠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걸
난 이제서야 안 것 같아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오랫만에 한껏
차려입고 단장을 했어
현관문 앞에 서서 잠에 빠진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겨
'부모님,제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온 기대를 걸고 애써 곱게 키워온 딸은
이런 망가져버린 어른으로 자라버리고 말았습니다.
기대도 져버리고 실망만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
오빠,이런 여동생이라서 미안해.지금 사귀고 있는 여친분이랑 항상 행복하기를 바래.'
내가 향한 곳은 우리 아파트 최고층 건물 옥상
옥상에 올라 바라보는 이 도시의 야경은
오늘밤따라 애잔하면서도 멋져서 한숨이 나와
새까만 밤을 수놓은 갖가지 불빛들이 노래하는
소리없는 장송곡
바람이 달다
새가 되어 이 바람을 타고 영원한 행복의 나라로
훨훨 날아가야지
바람이 달다
남겨질 모두에게 보낼 마지막 인사를 이 바람에
태워 보낸다
바람이 달다
이제 이 바람을 타고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가야지
온 세상과 모든 이가 잠든 새까만 이 밤
동이 트기 전에
새 날 새 아침이 밝아오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