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네 앞길은 구만 리인데
내 앞길은 오 리인가 보다

오 리쯤 되는 길이
하루에 한 번씩
아침과 함께 솟아난다

눈 감기 전에 분명
부지런히 달려 결승선을 밟았다고
생각했는데
눈 뜨면 다시 거짓말처럼
내 앞에 오릿 길이 있다.

오 리쯤 되는 자갈길을
구불구불 꺾이고 꺾인 그 길을
지나간다

오리처럼 뒤뚱뒤뚱
날아 오르지도 못하고 푸드덕 깃만 흔들며
뒤뚱뒤뚱
뒤뚱뒤뚱 달려간다

내가 밟은 길의 끝은
사실 끝이 아닌데.

네 앞길은 창창한 구만 리
내 앞길은 하루면 끝날 오 리
나는 오늘도 오리처럼
뒤뚱거리면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길을 달린다
힘겹게 하루를 완주한다

손이라도 잡았다가는
구만 리 창창한 앞길을 망칠까봐
두 손 얌전히 붙이고
홀로 달린다

오리처럼
오 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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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82년생 김지영 영화를 보고
문득 생각나서 써 봤어...
봐주는 토리들이 있다면 너무 고마울 듯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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