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니게임 | 유진혜준] Contact → https://www.dmitory.com/maker/113396906
2. [머니게임 | 유진혜준] Contact_waiting for →https://www.dmitory.com/maker/113763058
3. [머니게임 | 유진혜준] Contact_ing → https://www.dmitory.com/maker/114111855
먼저 보고오는 걸 추천할게
MONEY GAME
Eugene Han X Hyejun Lee
한유진 X 이혜준
.
.
.
.
.
c o n t a c t _ e r r o r
------------------------------------------------------------------------------------------------------------------------------------------------------------------
“그걸 정말 유진한이 구해줬다고?”
마리가 놀란듯 물었다. 놀라겠지. 혜준 본인도 메일에 꽂힌 보고서 파일을 보고도 믿을 수 없었는데...
혜준이 아침에 스탤리 직인이 찍힌 최신판 신용평가보고서를 내밀었을 때 국금과 사람들의 얼굴도 마리와 비슷했었다. 아무도 못 구해서 존재자체에 의문이 들던 차에 그토록 찾던 보고서가 나타나자 국금과 사람들은 너도 나도 그 서류를 뒤적여봤었다. 아무리 살펴봐도 가짜는 아닌 듯한데 혜준의 손에 들려온 것이 못미더운 눈치였지만, 국장까지 살펴본 결과 진짜 스탤리 신용평가보고서였다.
“구해준 거 아니고. 가지고 있던 거 준거 같은데.”
“가지고 있던 걸 주든, 만들어서 주든 어쨌든 줬다는 거 아니야? 설마 원래 연락하고 있었어?”
“아니.”
“근데 갑자기 전화했는데 줬다고? 이야- 그 사람, 참, 정말 와-.”
마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정보와 보안이 생명인 이 바닥에서 은행 내부 리포트를 그렇게 고작 전화 한 통에 받을 수 있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치킨 배달부였네.”
뜬금없는 마리의 말에 차를 마시던 혜준은 마리를 바라보았다.
“치킨 배달부. 주문하면 받아 적고 신속하게 문 앞까지 배달해 주는 친.절.한. 치킨 배달부.”
유진 한 그 사람과 전혀 매치되지 않는 직업과 형용사였지만 마리는 그를 그렇게 표현했다.
마리는 슬쩍 웃는 혜준을 바라보았다. 마리가 기사 속 등장인물이 아닌 실제 그를 처음 봤을 때, 그에 대해 느낀 인상은 군더더기 없는 제스처, 사리에 밝은 계산적인 눈, 비싼 옷, 그리고 서늘한 잘생김이었다. 자신과의 잠깐의 인터뷰에서도 싸가지없다는 풍문과 다르게 예의 있고, 능숙하게 대화를 주도하는 유진의 태도는 기자인 자신 또한 그를 눈 여겨 보게 했었다. 하지만 유진 한은 어디까지나 인터뷰어-인터뷰이의 선을 그었고, 그 이상의 틈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후 정인은행 BIS비리와 국가신용등급 조작에 대한 수사 과정을 취재하면서 유진 한의 얼굴은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는 수세에 몰리는 상황에서도 언제나 신은 자신을 돕는 듯한 자신감 가득한 여유로 언론을 응대했었다. 그러면서 엄청난 벌금이 부과되었을 때 그 엄청난 거금을 스스럼없이 내놓고 미국으로 가버렸다. 외국인이라 구속할 수도 없었던 터라 그의 그런 태도에 한동안 기재부를 비롯한 정부관료들은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했었더랬다. 그런 사람이 유독 혜준에게 물렁하게 구는 점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지극히 사적인 이런 행동은 전혀 상상하던 바가 아니었다.
“너는 아는지 모르겠지만 세상은 그걸 ‘사랑’이라고 부른다.”.
“오버하지마.”
“은행 내부문서를 그렇게 척척 내놓는데 사랑이 아니다? 아님, 뭐 약점이라도 잡았어?”
“또 시작이네… 그런 거 아니야.”
“야, 네가 아무리 수도승처럼 살았어도 이정도 플러팅은 알아채야 하는게 예의 아니냐?”
“무슨 말하는지 아는데, 오버하지 말라고.”
혜준은 찻잔을 내려놓고 마리를 지긋이 바라보며 힘주어 말했다. 혜준은 현재 이 관계를 전진시킬 생각이 없다는 걸 알 조용하고도 단호하게 드러냈다.
마리는 정색하며 부정하는 혜준을 바라보았다. 가끔씩 혜준이 이렇게 정색할 때면 사람들은 흔들림 없는 까만 눈동자에서 내뿜는 서늘함에 입을 다물겠지만 혜준을 오래 봐온 마리에게는 별로 통하지 않았다.
그렇지, 그 유진 한이라도 뚫지 못할 벽은 있는거지.
마리는 혜준이 자신의 사적인 욕망에 솔직하지 못한 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20년전, 마리의 외삼촌인 혜준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혜준이 마리의 집으로 들어왔을 때, 고모부부는 아이들을 차별없이 대하려 노력했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 팔은 안쪽으로 굽는 법. 혜준이 가끔씩 알게 모르게 가족에게서 소외될 때면, 그 어렸던 아이는 표출하기보다 참고, 양보하고 스스로 다독이는 습관을 길렀었다. 그렇게 나이가 들고 독립하고 나서도 혜준이 그런 모습을 보일때면 마리는 마음이 무거웠다.
말과 표정은 부정하고 상관없다 하지만 마리가 봐온 혜준은 그렇지 않았다.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듯 멍하니 핸드폰을 볼 때도 많았고, 얼마간은 미친 듯이 일에만 몰두하고, 무리해서 며칠씩 야근하느라 응급실까지 갔던 혜준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게 몸을 챙기지 않는 혜준을 걱정한 엄마가 밥이라도 먹이려고 집에 혜준을 불러들였을 때, 식탁에 차려 놓은 갈치조림을 보고 한동안 먹지 않고 다른 세계에 빠진 듯 보기만 하던 혜준을 봤을 때는.....
.
.
.
.
.
.
얘가 정상은 아니구나 라는 걸 느꼈다.
사실 유진한에게 연락해 보라 부추긴 것도 주제넘지만 그 둘을 시험해 보고싶은 얄팍한 마음도 있었다. 무궁무진한 썰을 생산해 내던 바하마의 유진한과 기재부의 이혜준.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혜준은 그. 기재부 이혜준으로 살아가는데 물 건너가신 그 사람은 어떤지 궁금했었다. 그도 여전히 그. 유진한으로 살아가는지. 그런데 대답은 ‘그렇다’ 였다.
그리고 이렇게 정색하며 부정하는 모습을 보니 혜준의 마음도 ‘그렇다’인 것 같고.
“진짜 내가 오버하는 거야? 그럼 너는 어떤데?”
“뭐가?”
“네 마음은 어떠냐고? 그 사람 마음이 사랑이라고 해도 너가 아니라면 아닌거니까.”
“계속 말했잖아. 나는ㄴ…”
“그 사람이 싫어?”
“너는 싫어?”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물어오는 마리의 질문에 혜준은 하려던 대답을 잊어버렸다.
싫으냐고?
혜준은 새벽에 그와의 통화 중 길었던 침묵이 생각났다.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그 시간, 고요한 거실에 째깍대는 시계 소리와 조용히 두근대던 심장소리. 조용한 이 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그에게 들릴까봐 틀어 막 듯 꽉 쥐었던 손을 기억한다. 그 어쩔 수 없던 시간들이 스쳐가고 그와의 전화를 끊었을 때 애타게 찾던 보고서를 얻은 기쁨보다 모든 느꼈던 감정 끝에 느껴진 희미한 그리움이 더 오래갔었다.
그가 싫지 않다.
하지만 이건 지금 그가 싫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다는 걸 혜준은 알고있었다.
“어딘가의 부속품이 아닌 그냥 사람. 얼마든지 따듯해 질 수 있는 그런 사람…”
“그러니까 더 이상 그 속에 숨어있지 말아요. 한유진씨.”
한국을 떠났다던 그와 했던 통화에서 자신이 그렇게 말했었다. 바하마에서 그 사람은 쉽게 버려졌었다. 그렇게 그들이 숭배하는 많은 돈을 벌어다 준 바하마의 사람이었는데도 말이다. 혜준은 그가 그렇게 살아가지 않길 바랬다. 어머니를 걱정하고, 베토벤의 소나타를 음미할 줄 알고, 뮤지컬을 사랑하는 그가... 돈 앞에서만 계산하고 비정해지는 삶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 말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조금은 담아서 보냈던 메시지였다.
자신이 한 말이 그를 붙잡았던 것일까, 한국이 아니라 했던 그는 갑자기 검찰에 나타나 자진해서 수사를 받았다. 그러는 동안 언론은 그의 신상과 커리어를 품평하며 깎아내렸고 종반에는 재산의 절반을 털어야 하는 벌금도 받아들이고 떠났다. 그가 미국으로 출국할 때에는 연락을 해오지 않았지만 이미 일련의 행동들로 그가 하고싶은 말이 무엇인지는 알 수있었다. 그때 그 통화에서 했던 그의 말.
“그때… 꼭 찾아갈게요.”
그 말에 의지해 찾아 오길 기다리고 있다면 대답이 되려나.... 그러니 바통은 혜준이 아니라 그에게로 넘어가 있었다.
.
.
.
혜준이 한동안 대답하지 않고 생각에 빠지자 마리는 팔짱을 끼며 혜준을 게슴츠레 쳐다봤다.
“기자입장에서 노코멘트는 긍정으로 보는데?”
혜준은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어서 이 대화를 끊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꽁꽁 싸맨 혜준의 마음에서 뭔가 캐낼 듯이 질문하는 마리를 피하고 싶었다. 왜 기재부 홍보과 사람들이 마리를 피해 다니는지 그 마음을 알 것 같았다. 그때 구세주처럼 혜준의 전화가 울렸다. 화면을 보니 같은 과 김 사무관이었다.
“네, 이혜준입니다.”
[“이 사무관, 어디야?”]
“잠깐 만날 사람이 있어서. 점심시간 아닌가요? 무슨 일이세요?”
[“부총리님께서 찾으셔! 빨리 들어와야 할 거 같아.”]
“부총리님이요? 저를 왜…?”
[“그거야 나도 모르지. 아무튼 빨리와.”]
정말 급한지 다급한 목소리로 전하는 김 사무관의 목소리에 혜준은 전화를 끊고 의아한 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일어날 준비를 했다. 통화내용을 들은 마리는 기삿거리 냄새를 맡은 듯 눈을 빛냈다.
“부총리? 최 부총리가 너를 왜?”
“노코멘트입니다, 기자님. 나 이만 들어가봐야 해. 너는 계속 있을 거야?”
“먼저가, 이따가 수종씨 오기로 했어.”
“수종씨? 우리 과 박수종 사무관 말하는 거야? 너 사겨?”
“무슨?! 취재야. 얼른 가.”
혜준은 의심의 눈으로 마리를 흘깃 보다가 카페를 나왔다. 두사람이 어떤 취재를 하길래 따로 시간까지 내 인터뷰를 한다니 상당히 의심이 깊었지만 일단은 모른 척해주기로 혜준은 생각했다. 지금은 이 갑작스런 호출의 이유가 더 궁금했다.
.
.
.
.
.
기획재정부 부총리실.
부총리실에 앉은 혜준은 어색하게 가만히 있었다. 부총리실에 처음 들어와 본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부총리실에 혜준은 좀 긴장한 듯 보였다.
혜준의 앞에 비서가 내온 찻잔과 다과가 놓여지고 상석에 앉은 최 부총리가 찬찬히 혜준을 보고있었다. 혜준은 반듯한 자세로 그 시선을 견디면서 앞에 놓은 찻잔을 바라보았다. 찻잔에는 자스민 차 향이 향기롭게 올라오고있었다.
“이혜준 사무관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국금과 에이스라고?”
“과찬이십니다.”
기재부 경제부총리 최마리아. 몇 달 전 새로 부임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경제부총리였다. 여성으로써 경제관료의 최정점에 오른 그녀는 나이가 무색한 아름다운 외모와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우아함을 돋보이게 했다. 그녀가 내놓은 서적이나 칼럼을 예전부터 읽어왔던 혜준은 조금 어떨떨한 기분이기도 했다.
최 부총리의 입가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머금어져 있었지만 그녀가 내뿜는 분위기는 그리 가볍지만은 않았다. 혜준은 조용히 귀기울이며 최 부총리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문이 열렸지만 혜준은 엘리베이터에 타지 않았다. 핸드폰에 꽂힌 시선은 많은 고민을 담고 있는 눈빛이었다.
[“Are you going to Korea now?”]
["Eugene, do you know you're having a breakfast meeting with Marquez tomorrow, right?"]
“Oh, right. Then you can book me a flight after that schedule.”
아차, 무언가 생각난 듯 유진의 몸짓이 느려지고 눈가가 찌푸려졌다.
[“Of course you do, but we don't know if the Korean Foreign Ministry will be positive.”]
한동안 미국에서 기반을 다질 생각에 입국금지를 신경 쓰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걸림돌이 될 줄이야…
유진은 고개를 푹 수그렸다. 뭔가 잡힐 듯 아른아른 거리던 그 여자 얼굴이 저 멀리 사라질 듯 희미해 진 것같았다.
[“2 years is the basic period. After that, we'll have to either send out a petition or try.”]
혜준이 전화 받을 수 있는 시간임을 인지하고는 긴 손가락으로 이제는 거의 외운 혜준의 번호를 눌렀다. 안 받더라도 긴 신호음이 갈 줄 알았던 전화는 금방 목소리가 들려왔다.
혜준의 목소리 대신 정제된 기계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진은 귀에서 핸드폰을 떼고 화면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외워진 그 번호였고 어제 유진의 핸드폰을 울렸던 번호가 분명했다.
유진은 다급한 손으로 다시 통화버튼을 눌렀지만 들려오는 말은 같았다.
유진은 허망하게 전화기를 내렸다. 해결을 원하듯 핸드폰을 바라봤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상황설정디테일은 모두 지어낸거임. 아무튼 지어낸거임. 반박 안 받음. 나도 모름.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현생에 치이느라 오래걸렸다... 읽어주는 토리들 고맙소.
언제나 유진의 행복한 치킨배달부인생을 응원하는 모임. 같이 하자구ㅋㅎㅋ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