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이른 새벽, 결국 잠드는 데 실패한 솔이 조심스럽게 지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침대 옆 조명을 켜 지호를 바라보는 솔. 지호는 솔이 일어난 걸 눈치 채지 못한 채 곤히 잠들어 있었다.

 

에이전시에서 구출되어 연구소 소속 가이드가 된 데까지 이제 겨우 3개월이 조금 지났다. 큰 파도에 휩쓸린 자신에게 중심이 되어 준 사람이 바로 윤지호였는데평온한 지호와는 반대로 솔의 얼굴이 조금씩 흐려져 갔다.

 

안 그래도 돼, 솔아. 혹시 누가 강요한 거라면 들을 필요 없어. 매칭 테스트 거부해도 돼.’

 

? 행여 내가 다른 센티넬과 매칭이 될까봐?


너는 내게 중요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나 안정화 못한다고 너무 자책하지 마.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좋으니까.’

 

? 어차피 비 접촉 안정화는 안정화와 다른 능력이라서?

 

투명했던 마음에 불안이라는 먹물이 서서히 퍼져나간다. 이런 감정이 들기 전에 확인했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 늦게라도 묻기엔 이제는 지호의 입에서 나올 대답을 믿지 못할 것 같았다. 어느새 눈가 가득 고인 눈물을 닦아 낸 솔이 다시 지호의 품에 안긴다. 아닐 것이다. 인혁의 말대로 그 이유로 자신을 좋아하는 건 아닐 것이다. 솔은 그렇게 자신을 다독이며 눈을 감았다.

 

**

 

솔아 이건?”

싫어.”

그래도 한 번만 먹어봐. 입맛에 맞을 수도 있어.”

 

지호가 솔이 싫다고 한 반찬을 쟁반에 올려준다. 입맛에 안 맞으면 자신이 다 먹을 테니 걱정 말고 먹어보라는 지호의 말에 솔의 뒤에 서 있던 세린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나도 이거 먹을까 말까 고민 중인데 내 입맛에도 안 맞으면 먹어줄 거야?”

니가 애냐, 편식하게. 안 맞아도 다 먹어.”

- 진짜 드릅게 솔이한테만 다정한 새끼.”

 

세린이 투덜거리며 두 사람을 지나쳐 다른 반찬에 손을 뻗었다. 세 사람의 대화를 들은 주변 사람들이 또 시작이라며 쿡쿡거린다. 별 다를 것 없는 날이었지만 누군가의 노래처럼 불안은 어린 솔의 영혼을 잠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가끔 솔의 눈에 지호의 행동이 다르게 보일 때가 있었다. 이를테면 지금처럼 솔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을 때라던가, 솔에게 전해져야 하는 모든 것들은 자신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라던가.

 

솔아, 진동.”

.”

 

지호의 말에 솔이 테이블에 올려 둔 휴대폰으로 손을 뻗었지만 역시나 지호가 더 빨랐다. 익숙하게 메시지를 확인한 지호가 오후 교육이 진행되는 연구실이 바뀌었다는 안내 메시지였다고 알려준다. 허공을 짚었던 솔이 다시 젓가락을 들었고, 냅킨으로 휴대폰 액정을 꼼꼼하게 닦은 지호가 휴대폰을 제자리로 돌려주었다. 깨끗한 액정에 비친 - 떨떠름한 자신의 얼굴을 힐긋거린 솔이 밥을 아주 조금 집어 입에 넣고 씹었다. 찰기 있게 잘 지어진 밥이었지만 입안이 너무나 깔깔했다. 그리고 지호가 먹어보라했던 반찬은 입맛에 맞지 않았다.

 

윤지호, 잠깐만 나 좀 보고 가.”

?”

, 뭐 좀 확인 할 게 있어서. 솔아 괜찮지?”

?

 

괜찮냐니? 윤지호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의미일까? 이제는 세린의 말까지 다르게 들리려 해 솔이 흠칫거렸다.

 

두 사람을 보낸 솔이 생활관이 아닌 연구소 바깥으로 향했다. 얼마 먹지도 않았는데 체한 건지 가슴이 답답해 바람을 쐬고 싶었다.

 

오빠!”

수아야.”

 

1층 로비에서 수아와 현우를 만났다. 인혁도 함께였다. 외출이라도 하고 온 것인지 세 사람 모두 외투차림이었다.

 

어디 갔다 왔어?”

밥 먹으러. 인혁 오빠가 밥 사줬어.”

얼마 전에 두 분 도움을 받은 게 있어서요. 솔 군은 식사 했습니까?”

 

식사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였지만 솔이 고개를 끄덕였고, 인혁이 미소 지었다.

 

한사코 거절했지만 수아에게 붙잡힌 솔이 그대로 카페까지 따라와 버렸다. 주문하지 않으면 혼날 줄 알라는 듯 솔의 뒤에서 살벌하게 노려보는 수아의 눈빛에 살짝 쫀 솔이 메뉴를 살펴보았다. 급격하게 떨어진 기온에 따뜻한 코코아도 마시고 싶고 속이 답답해 상큼한 탄산도 마시고 싶은 솔의 손가락이 두 메뉴 사이를 왔다 갔다 하다 결국 청귤에이드를 골랐다. 고민 가득했던 솔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던 인혁이 핫 코코아를 누르는 것으로 모든 주문을 마쳤다.

 

? 오빠 단 거 안 좋아하지 않아요?”


영수증을 받아 든 수아가 의아하다는 듯 묻자 인혁이 오늘은 왠지 코코아가 마시고 싶다고 대답하면서 한 쪽에 비치되어 있는 종이컵 두 개를 들고 돌아왔다. 오늘 식사에 대한 수아의 감상평을 듣던 현우가 인혁과 함께 주문한 음료를 받아온다. 언제 주문한 것인지 조각 케이크도 두 개가 올라있었다.

 

뭐야, 민현우. 웬 케이크?”

새해 한정 신 메뉴래. 이런 건 당연히 먹어 줘야지.”


조금 신이 나 보이는 현우가 모두의 앞에 포크를 내려주었고, 그 사이 인혁이 종이컵에 따른 코코아를 솔 앞으로 밀어주었다. ‘마셔요.’ 입 모양으로 그렇게 말을 건넨 인혁이 현우에게 잘 먹겠다고 인사하곤 다른 종이컵에 따른 코코아를 한 모금 마신다. ‘남들 몰래 인상을 찌푸리는 인혁의 행동에 솔이 툭, 하고 테이블 아래에서 인혁의 허벅지를 쳤다.

 

그러고 보니, 지호 오빠는?”

이세린 연구실에. 뭐 확인할 게 있대.”

왜 같이 안 갔어?”

 

세 사람과의 만남으로 조금 트였던 가슴이, 수아의 질문에 다시 답답해진다. 자신의 옆에 지호가 없는 게 이렇게 이상한 모습으로 여겨질 줄은 몰랐다. 저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대답하려던 솔보다 조금 빠르게 인혁이 대신 대답을 해준다.

 

솔 군도, 솔 군만의 시간을 보내야죠.”

하긴 뭐, 그렇겠다. 민현우, 뭐해?”


그렇다고 세린이, 수아가 어떤 악의를 갖고 한 질문이 아니란 걸 안다. 차라리 악의를 가진 질문이었다면 시원하게 화라도 낼 텐데. 지금 느끼는 괴로움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지호에게만 붙어있었던 자신이 초래한 것이었다. 솔의 괴로움을 이해한다는 듯 인혁이 솔에게 포크를 쥐어주었다.

 

먹어요, 맛있어요.”

감사합니다.”

안되겠다, 수아야. 나 먼저 일어날게. 당장 만들어보고 싶어.”

뭐어?”

 

케이크가 현우의 베이킹 욕구를 건드린 것인지 현우가 빠르게 자신의 컵을 정리한다. “같이 가! 오빠들, 나중에 봐요!” 두 사람에게 인사를 잊지 않은 수아도 그런 현우의 뒤를 따라 카페를 나섰다. 이만 일어나야 하나 싶은데 아직 제 앞에는 반 이상 남은 에이드와 케이크가 있었다. 솔이 머뭇거리자 인혁이 케이크도 맛있는데 다 먹고 가자며 솔을 잡았다.

 

혹시 바빠요?”

아뇨. 안 바빠요.”

 

연구실이 바뀌었다는 교육은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다. 어쩌면 세린과의 볼일을 끝낸 지호가 돌아올 수도 있었지만 솔은 지금은 지호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다행이라는 듯 웃어 보인 인혁이 괜찮다면 자신의 음료를 다시 주문해도 되냐고 물었고, 솔은 코코아를 한 모금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살겠네요, 이제.”

굳이 안 그래도 됐는데.”

마셔보고 싶었어요. 근데 생각보다 너-무 달아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신 인혁의 표정이 아까보다 한결 편해졌다. 그 대화를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별 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저 솔은 케이크를 조각내고, 인혁은 카페 주변을 바라볼 뿐이었다.

 

한 솔 군.”

?”


달각달각, 다 비운 컵을 빨대로 휘적거리던 솔이 인혁의 부름에 고개를 들었다.

 

혹시제가 그 날 찾아가지 말았어야 했을까요?”

왜요?”

그냥요즘 한 솔군의 기분이 가라앉아 보여서요. 행여 제 얘기 때문이라면 너무 미안해서


언제부터 지켜보고 있었던 것일까. 지호조차 눈치 채지 못한 솔의 감정이었는데. 솔이 그저 한 번 웃어 보이는 것으로 맞다, 아니다의 대답을 대신했다. 뭔가 더 말하고 싶은지 입술을 옴짝거리던 인혁이 이만 일어나자며 제 앞의 컵을 쟁반 위로 옮겼고, 솔 역시 들고 있던 종이컵을 쟁반에 내려놓았다. 코코아가 담긴 머그컵을 쟁반에 내려놓던 인혁이 물었다.

 

, 혹시 괜찮으면 코코아 테이크아웃 할래요?”

그럴까요?”

 

인혁과 테이크아웃을 기다리는데 주머니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생활관으로 돌아온 것인지 발신자는 지호였다.

 

.”

=방에 없네? 어디야?

 

다정한 목소리. 솔이 방에만 있기 답답해서 잠시 카페에 왔다고 하자 그럼 자신도 그 쪽으로 가겠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아냐, 이제 들어갈 거야.”

 

지호냐고 묻는 인혁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인혁이 그럼 먼저 가보겠다며 - 손바닥으로 자신의 가슴을 한 번 가리키곤 엄지를 세워 카페 바깥쪽을 가리켰다. 그런 인혁에게 코코아를 한 번 들어 올린 솔이 한 번 더 지호를 말리곤 전화를 끊었다. 제대로 인사 하고 싶었는데 인혁은 벌써 사라지고 없었다.

 

왔어?”

.”

카페 추웠어? 볼이 발갛네?”

안 그래도 난방이 조금 약했어.”

 

제 두 볼을 감싼 지호의 온기를 느끼며 솔이 가볍게 지호에게 입을 맞췄다.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조금 놀랐던 지호가 씨익,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솔에게 버드 키스를 날린다. “코코아, 코코아!” 지호의 힘에 밀려 뒷걸음질 치는 솔이 외쳤지만 지호는 자신이 만족할 정도로 입맞춤을 하고 나서야 솔을 놔주었다.

 

**

 

잘 부탁합니다, 한 솔 가이드.”

뭐래.”

 

늦은 저녁, 지호와의 매칭률 향상 훈련을 위해 훈련실을 찾았다.

마주한 솔에게 정중한 인사는 건네는 지호의 모습이 괜히 민망해 퉁명스럽게 인사를 받는다. 훈련을 담당 할 시현이 훈련실로 들어와 솔에게 측정기를 부착해준다. 손에 들고 있는 측정기를 한참 바라 본 시현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곤 훈련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었다.

 

윤지호 센티넬과의 훈련은 다른 센티넬과는 다르게, 한계점을 넘은 제타파가 아닌 평소 제타파를 안정시키는 것으로 진행 될 거예요.”

평소 제타파요?”

 

안정화라는 건 한계를 넘은 - 폭주 위험성이 있거나 폭주를 한 센티넬을 안정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지금까지 그 훈련을 받았는데, 솔이 의아한 듯 되묻자 시현이 지호 등 뒤의 모니터 화면을 키며 평소 제타파라고 해도 다른 센티넬들보다는 훨씬 위쪽에서 그려지고 있다고 대답해준다.

 

, 저기. 이 붉은 선 보이죠? 저게 제타파의 한계점, 즉 폭주점이예요. 그리고 그 아래 푸른 선이 현재 윤지호 센티넬의 제타파입니다.”

 

시현의 말대로 평소지호의 제타파는 완만했던 다른 센티넬들과 다르게 아주 뾰족한 파장을 그리고 있었다. 저래서 반작용이 심한 거 였구나솔이 속으로 지금까지 지호를 괴롭힌 속삭임을 떠올린다. 그리곤 뒤따라 생각나는 비 접촉 안정화에 기분이 조금 울적해졌다.

 

그래도 한 솔 가이드 덕분에 예전보단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어요.”

……

 

시현 나름의 칭찬이었겠지만 솔은 그다지 기쁘지 않았다. “괜찮아?” 시무룩한 솔의 표정에 행여 긴장이라도 했을까 지호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묻는다. 솔은 그 걱정에 울적함이 조금 가시는 걸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비 접촉 안정화라는 단어가 발목께에서 질척거리고 있었지만 첫 시작 날부터 훈련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럼 훈련 시작하겠습니다. 한 솔 가이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진행해주세요.

.”

무리 하지 마.”

 

시현의 말을 그대로 받은 지호가 뒤를 돌았고, 솔이 가볍게 숨을 내쉬곤 지호의 등에 손을 대었다. 감은 눈앞에 펼쳐진 끝 모를 호수. 아니, 바다? 명명하기 어려운 물의 나라에서 솔은 자신을 향해 치는 파도를 잠재우기 위해 손을 뻗었다.

 

-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후우, 후우

 

십 수개의 파도 중 잠재운 것도, 고스란히 맞은 것도 있어서 인지 지호에게서 손을 떼는 솔은 온통 땀범벅이었다. 역시 지호를 완벽하게 안정화 시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힘들었지지호가 미안함과 걱정을 한껏 담은 목소리로 물으며 수건을 건넨다. 솔이 고개를 저었지만 수건을 받아드는 손은 잘게 떨리고 있었다.

 

이래서 훈련 스케줄을 일주일에 한 번만 잡은 거였구나. 솔이 지호에게 안긴 채 멍하니 훈련실을 정리하는 연구원들을 바라보았다. 이런 자세의 센티넬과 가이드들을 많이 본 듯 연구원들은 별 다른 놀라움 없이 자신의 할 일을 마치곤 훈련실을 나갔다.

 

괜찮아? 업어줄까?”

, 업어줘.”

 

기다리고 있던 대답인지 지호가 반색하며 솔을 업는다. 흔들흔들, 지호의 걸음에 맞춰 흔들거리는 제 다리를 내려다보던 솔이 힘없이 지호의 등에 볼을 댄다.

 

미안해.”

뭐가?”

 

지호가 말을 할 때마다 등이 울리는 게 재밌다. 솔이 되묻자 지호는 자신이 평범했다면 이렇게 힘들지 않아도 되지 않았겠냐며,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한다. 지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 몰랐던 솔이 내심 놀라며 등을 꼿꼿하게 세웠다.

 

나 별로 안 힘든데?”

무슨 소리야. 혼자 걷는 것도 힘들어서 이렇게 업혔는데.”

아닌데? 난 그냥 너한테 업히고 싶어서 그런 건데?”

 

솔이 지호의 목을 감싼 팔에 살짝 힘을 주며 말하자 지호가 과장스럽게 휘청거린다. “하하핫!!” 솔이 유쾌하게 웃으며 다시 지호의 등에 기댔다. 맞닿은 볼을 통해 느껴지는 지호의 체온이 너무 따스했다.


지호의 방으로 돌아온 두 사람. 지호가 솔을 침대에 눕히곤 빠르게 욕조에 물을 받는다. 물이 다 받아갈 때 쯤 솔은 스스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을 회복했다. 씻겨줄 생각까지 있었던 것인지 반바지로 갈아입은 지호를, 질겁하며 욕실 밖으로 내보낸 솔이 욕조에 몸을 담갔다. 훈련의 피로가 싹 가시는 것 같아 솔의 얼굴에 미소가 꽃피었다.

 

솔아, 간단하게라도 뭐 먹을래?”

그럴까?”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매점 다녀올게.”

 

행여 더운 기운이 가실까 지호가 문 틈 사이로 입술만 쭉 빼곤 물어와 솔이 쿡쿡거린다. 뭐든 괜찮다는 솔의 대답에 지호는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명령을 받았다며, 다녀 올 테니 쉬고 있으라고 하곤 문을 닫아준다.

 

그래, 지호의 마음은 저런 것이다. 걱정이 담긴 눈빛, 자신을 부르는 애정 어린 목소리, 자신을 받친 단단한 팔. 천천히 온 몸을 데웠던 체온.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적당한 온도로 받은 물. 아주 살짝만 연 문. 늦은 시간 야식을 사러가는 발걸음. 자신이 생각이 너무 많았다고 책망하며 눈을 감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솔 스스로를 향한 책망은 이내 지호를 향하고 말았다. 지호가 사온 야식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솔의 입에서 인혁을 만났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였다.

 

“1층 카페 에이드 맛있더라. 뭐지, 청귤이랬나?”

에이드 마셨어? 코코아 들고 왔잖아.”

, 그거 인혁이 형 껀데-”

?”

 

인혁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지호가 날카롭게 반응한다. 조금 격한 반응에 테이블이 흔들려 뜨거운 우동 국물이 솔의 손등에 튀어버렸다. “!” 솔이 손등을 쥐며 아픔을 토했지만 지호는 그 아픔보다 자신에게 말도 하지 않은 채 인혁을 만났다는 사실에 흥분하고 있었다.

 

차인혁 음료를 왜 네가 들고 와?”

잠깐만, 나 손 좀-”

솔아. 차인혁은 부소장 소속이야. 그 여자를 위해서 일한다고.”

윤지호.”

다시는 만나지 마. 아니, 나 없을 때 만나지 마. ?”

윤지호!”

 

솔이 목소리를 높이자 지호가 이성을 찾은 듯 두 눈을 깜빡거린다. “솔아, !” 그제야 알아 챈 화상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지호를 뿌리친 솔이 욕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솔아, 솔아? 괜찮아? 나 때문에 그래?”


다행히 심한 화상은 아니라 차가운 물에 화기가 빠진다. 화기는 빠졌지만 여전히 붉은 손등을 조심스럽게 수건에 닦은 솔이 욕조 끝에 걸터앉아 눈을 질끈 감았다. 문밖에서 끊임없이 말을 거는 사람은 자신이 알던 윤지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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