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어디 가?”

안 가?”

 

지호와 솔이 의아해하며 서로에게 묻는다. 그리곤 동시에 반문했다. “?”

 

어디 가는데?”

인혁이 형이 불렀잖아.”

 

익숙하게 지호의 외투를 입은 솔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보여준다. [한 솔 군, 잠깐 볼 수 있을까요?] 라는 메시지에 지호가 미간을 찌푸린다. 지호의 반응에 솔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메시지를 받지 못했냐고 물었다.

 

. 나한테는 안 왔- 또 왔다.”

[부소장실로 오시면 됩니다.]

 

부소장실, 이라는 단어에 지호가 들고 있던 책을 던지다시피 내려놓곤 침대에서 일어났다. 세린이 관외 출장을 가 있는 지금, 소화가 - 인혁은 그저 연락책일 뿐일 것이다. - 솔을 호출한 이유를 알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

 

안녕하세요, . ?”

 

솔의 노크 소리에 문을 열어 준 인혁은, 솔의 옆에 서 있는 지호의 모습에 난처한 숨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한 솔 가이드 들어오라 그래.” 방 안에서 들리는 소화의 목소리에 지호가 가볍게 웃어 보이고는 솔의 손을 잡은 채 방 안으로 들어섰고, 인혁은 하릴없이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윤지호 센티넬을 호출한 기억은 없는데?”

 

솔과 함께 등장한 지호의 모습에 - 두 번째 손가락 끝으로 관자놀이를 살짝 밀어 올린 소화가 물었고, 지호는 그런 핀잔을 모른 척 넘겼다.

 

한 솔 가이드 보호자로 왔습니다.”

한 솔 가이드가 보호자가 필요한 나이던가? 차인혁 연구원?”

아마 아닐 겁니다.”


인혁의 딱딱한 대답에 솔의 어깨가 움찔거린다. 제 손을 쥔 지호가 갑작스럽게 아플 만치 손에 힘을 줘버린 것이다. 아픈 내색은 하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지호를 바라보았지만, 지호는 솔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자신이 손에 힘을 주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것 같아보였다.

 

내가 호출한 건 한 솔 가이드뿐이야. 그러니 돌아가 주겠어, 윤지호 센티넬?”

 

부드럽지만 싸늘한 목소리였다. 지호가 그런 소화의 지시를 침묵으로 거절했다.

 

, 부소장님

, 한 솔 가이드.”


왠지 자신이 나서야 할 것 같은 분위기에, 가볍게 숨을 한 번 내쉰 솔이 말했다.

 

제가 윤지호센티넬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어서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함께있어도 될까요?”

 

솔의 말에 소화의 눈이 가늘어졌다. 두통이 이는 듯 손가락 끝으로 관자놀이를 천천히 문지르며 솔과 지호를 훑어보던 소화의 시선이 꽉 잡은 두 사람의 손에서 멈추었다. 잡은 걸까, 잡힌 것일까. 피가 통하지 않아 하얗게 질린 솔의 손끝에 소리 없이 웃은 소화가 자신이 졌다는 듯 그렇게 하자며 모두 앉으라고 권했다.

 

미안해.’


책상 아래 숨긴 - 이제야 피가 통해 저릿한 손을 주무르며 지호가 사과를 속삭인다. 대체 왜 그런 거냐고 물으려던 찰나, 노트북을 들고 온 인혁이 마지막으로 자리에 앉았다. 아무래도 나중에 물어야 될 것 같다.

 

오늘 한 솔 가이드를 호출한 이유는 비 접촉 안정화 때문이에요.”

접촉 안정화요?”

 

처음 듣는 단어에 솔이 무의식적으로 지호를 힐긋거렸다. 어쩌면 지호에게서 설명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인데 지호 역시 처음 듣는 것인 지 반응이 묘했다. 인혁이 그런 두 사람을 위해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주었다.

 

단어 그대로 접촉을 하지 않은 채 진행되는 안정화를 일컫습니다. 보통 각인을 한 센티넬과 가이드 사이에서 가능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안정화 능력이 월등히 높은 가이드들에게서 보이는 특수 능력이기도 합니다.”


인혁이 노트북을 돌려 두 사람에게 화면을 보여주었다. 십 수개로 쪼개진 화면에는 연구소에 소속되어 있는 모든 가이드들의 사진과 숫자가 적혀 있었다.

 

“1.35?”

 

솔이 제 사진 옆 숫자를 작게 읽어 보았다. 연준은 0.96, 수아는 0.91이었다.

 

가이드들의 안정화 능력 기준을 1이라 했을 때, 그 이상 수치를 기록하면 이러한 특수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현재 연구소에서 특수 능력을 가진 가이드는 한 솔 군이 유일합니다.”

 

인혁의 설명에 솔이 입을 동그랗게 말았고, 지호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이건 모로코에서 촬영한 영상과 센티넬들의 제타파 변화 그래프입니다.”

 

인혁이 마우스를 조작하자 두 개로 나뉜 화면 왼쪽에는 바디캠으로 찍은 듯한 어지러운 영상 하나가 재생되었고, 오른쪽에는 여러 개의 그래프들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 날의 기억에 솔이 질색하며 지호에게 기댔고, 지호가 그런 솔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고함소리와 총성, 그리고 울부짖음이 가득할 영상 - 다행히 영상은 무음이었다. - 을 지켜보던 인혁이 잠시 영상을 멈췄다.

 

지금부터 그래프를 유심히 봐주시길 바랍니다.”

 

급격하게 흔들리는 영상처럼 한계선 위를 넘나들던 희수의 제타파와 한계선 아래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던 다른 센티넬들의 제타파가 한순간에 안정선 까지 내려오는 모습에, 솔이 놀라 눈을 크게 떴고 지호는 아까보다 더 짙게 얼굴을 구겼다.

 

하지만 차희수 센티넬은 각인을 한 상태였잖아. 나머지도 주변에 가이드들이 있었을 테고.”

 

솔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지호의 태도를, 소화가 유심히 지켜보았다.

 

각인을 한 가이드는 센티넬의 육체적, 정신적 상태에 영향을 받습니다. 당시 이연준 가이드는 이 정도로 안정화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차인혁 연구원은 가이드가 없지.”

 

소화가 눈짓했고, 인혁이 마우스를 클릭했다.

 

.”

 

바람 빠지는 듯, 어이 없어하는 숨을 토해내는 지호. 가이드가 없던 인혁의 제타파 역시, 다른 센티넬들 것과 똑같이 그려져 있었다.

 

, 이게 내가 한 솔 가이드를 호출한 이유에요.”

?”

한 솔 가이드의 안정화 능력을 극대화 한다면 한 명의 센티넬과 매칭이 되더라도, 두 명에서 세 명까지는 비 접촉 안정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가이드와 매칭이 되지 못 해 작전에 투입되지 못한 센티넬들이 활동할 수 있게 돼요.”

……

 

꽤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지 소화에게선 막힘없는 설명들이 이어진다.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지금, 소화가 보여주는 미소엔 거짓이라곤 조금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호는 그 미소가 너무나 역겹고 소름 끼쳤다.

 

그럼, 윤지호랑- 아니, 윤지호 센티넬이랑 매칭 돼도 다른 센티넬을 안정화해야한다는 말씀이신 건가요?”

 

솔의 말에 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솔을 향했다. 지호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솔의 손을 살짝 쥐었다가 놓았다. 눈썹을 한 번 들썩거린 소화가 인혁에게 손을 내밀었고, 인혁이 태블릿을 조작해 소화에게 건넸다.

 

윤지호 센티넬과의 매칭률이 78%네요, 한 솔 가이드.”

.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태블릿을 내려놓으며 소화가 다분히 아쉬워하는 목소리로 매칭 기준은 80%라고 말해주었다. 아무리 솔이 원해도 매칭 될 수 없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솔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훈련을 하면 매칭률이 높아진다고 들었습니다.”

누구한테요?”

이세린 선임. 아니, 선임님한테요.”

 

소화의 솔의 대화에 지호는 웃음이 나올 것 같아 입술을 깨물었다. 과연, 소화가 - 자신에게 센티넬은 윤지호 뿐이라는 솔의 진심을 이길 수 있을까. 부소장실을 찾을 때만해도 잔뜩 화가 난 지호였지만, 지금은 소화의 반응을 살필 수 있을 정도로 조금 여유가 생겼다.

 

다른 센티넬과의 매칭은 조금도 생각해 본 적 없어 보이는 솔의 태도에 소화가 잠시 말을 멈춘다. 생각보다 지호에 대한 신뢰가 깊었다. 지위를 이용해 빠르게 갈 수도 있었지만, 소화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돌아가기로 했다.

 

그래요, 그게 한 솔 가이드 의견이라면 존중해야죠. 하지만 비 접촉 안정화 관련 훈련은 진행해야 합니다.”

? 하지만

이건 센티넬 매칭과 별개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솔이 어떻게 하냐는 듯 지호를 쳐다 봐 지호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소화가 한 발자국 물러난 것 같으니 자신들도 한 발자국 물러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훈련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다시 알려주겠다는 말로 끝맺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책상에 밀어 넣은 솔이 인혁과 소화에게 허리를 굽혔다. 솔과는 달리 가벼운 목례로 인사를 한 지호가 솔을 챙겨서 나가려는 찰나, 소화가 스치듯 말했다.

 

비 접촉 안정화가 참매력적이기는 해. 안 그래, 윤지호 센티넬?”

?”

가보겠습니다.”

 

뒤를 돌아보려는 솔을 말린 지호가 그대로 나가버린다. 개인적인 감정이 담긴 듯 조금 큰 소리로 닫히는 문소리에 결국 소화가 웃음을 터트린다.

 

장난감 뺏길까봐 발 동동 구르는 어린애 같아, 그치?”

 

소화의 질문에 딱히 대답하지 않은 인혁이 노트북을 소화의 책상 한 쪽에 올려놓곤 나가보겠다는 티를 낸다.

 

커피 한 잔만 내려줄래? 조금 피곤하네.”

.”

 

소파로 자리를 옮긴 소화가 느긋하게 기대앉아 눈을 감았다. 그 사이 커피를 내려 온 인혁이 소파 옆 테이블에 머그잔을 내려놓았다. 긴 침묵. 그대로 잠든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한참 눈을 감고 있던 소화가 천천히 눈을 떴다.

 

차인혁.”

, 부소장님.”

더 견고해지기 전에 흩트려야겠어.”

알겠습니다.”

 

굳은 얼굴의 인혁이 소화에게 인사를 건네곤 방을 나섰다. 인혁만큼 차가운 표정의 소화가 완전히 식어버린 커피를 개수대에 쏟아 부었다.

 

**

 

한 솔 군.”

, 인혁이 형.”

 

그날 밤, 인혁이 솔을 찾아왔다. 웬일로 혼자 있는 솔의 모습에 인혁이 의아해하자 지호는 지금 세린의 연구실에 있다고 묻지 않은 질문에 대답을 해준다.

 

뭐 심각한 일이 있는 지 내내 인상 쓰다가, 이세린이 복귀했다는 말에 바로 튀어갔어요.”

같이안 가도 됩니까?”

어차피 갔다 와서 들으면 되는데요 뭐, 조금 피곤하기도 하고.”

 

이 시간에 찾아 온 이유를 묻는 솔의 눈빛에 인혁이 아, 하곤 방문 목적을 입에 올렸다.

 

사과하려고 왔습니다.”

사과요?”

. 제가 너무 앞뒤 설명 없었던 것 같아서요. 많이 당혹스러웠죠.”

 

평소에도 느끼긴 했지만 인혁은 참 세심한 사람이었다. 지금도 소화가 시켜 어쩔 수 없다는 한 마디면 될 상황인데도 이렇게 찾아와서 사과까지 하는 인혁의 행동에 솔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 솔직히 당혹스럽기는 했는데 형도 형 나름대로 입장이 있었을 테니까 괜찮습니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처음 있는 케이스이다 보니 부소장님께서도 많이 흥분하셨던 것 같아요. 앞으로 비 접촉 안정화 관련 훈련은 제가 담당할 예정이니 궁금한 게 있으면 뭐든, 언제든지 물어보셔도 됩니다.”

 

인혁의 차분한 음성에, 솔은 부소장실에서 돌아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은근하게 찝찝하던 질문을 하기로 했다.

 

그럼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되나요?”

여러 개 물어보셔도 되는데요?”

 

실없는 인혁의 농담에 잠시 웃은 솔이 부소장실을 나서기 전 소화가 했던 말의 의미를 물었고, 인혁은 순간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그런 인혁의 반응에 솔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냥, 뭐 말 그대로

가 아닌 거 연준이도 알 것 같은데요.”

 

피하려던 인혁의 말꼬리를 잡아 다시 돌려놓았다. 솔의 질문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인지 인혁이 한참 이마를 긁적이다 난처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호님은 솔 군에게서 비 접촉 안정화를 받고 있다는 걸 알고 계셨을 겁니다.”

?”


인혁의 말에 솔이 인상을 쓰며 반문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전부 이야기해주겠다는 듯 인혁이 자세를 고쳐 앉았다.

 

센티넬에게 안정화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솔 군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 중요한 안정화를 각인도 하지 않고, 접촉이라는 제한 없이 받을 수만 있다면 아마 저부터 그게 가능한 가이드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

, 물론지호님이 그런 이유에서 솔 군을 아끼시는 건 아니겠지만요.”

 

인혁이 어색하게 웃으며 솔의 반응을 살폈다. 솔은 어떻게 해서든 인혁의 말을 이해하겠다는 듯 초점 없는 눈으로 방 어딘가를 한참 바라보았다.

 

아마 열흘 후에 첫 훈련을 시작할 것 같습니다, 솔 군.”

? , 예예

그럼 그 때 봐요.”

 

인혁이 인사를 건네며 솔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어주었다. 지호와는 다른 손길에 솔은 인혁을 보내고도 몇 번 더 제 머리를 쓸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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