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보고 왔는데 사실 난 좀 무거울 거 같아서 볼까말까 많이 망설였거든
근데 전혀 무겁지도 않고 억지로 감동 짜내고 그런 것도 없어ㅠㅠ
그렇다고 막 엄청 가볍게 6월항쟁 다루는 것도 아님
영화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연출이나 극적 구성을 통해서 당시 살아간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수작이야
역사속 사실하고 영화적 창작이 뒤섞여 있는데 어느 한 쪽에 치중하지 않고 잘 섞인 느낌...
배우들 연기부터 연출 구성 뭐 하나 트집 잡을래야 트집 잡을 게 없다...
관객들에게 감정 과잉을 억지로 이끌어내려는 연출 같은 것도 없고
그냥 담담하게 앉아서 보다 보면 어느새 영화에 빨려 들어가 있더라
이렇게 완성도 높은 영화는 올해 뿐만 아니라 내 인생 통틀어 몇 안되는 듯해ㅠㅠ
무겁고 지루하고 진지하고 억지감동 짜내는 그런 영화일 거 같아서 안 보려는 토리들 속는 셈 치고 한번만 보러 가줬으면 좋겠다
절대 그런 영화 아니고 1987은 그냥 '좋은 영화', '잘 만든 영화'야...
6월항쟁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대한 부담감 같은 거 느낄 필요 없이 잘 만든 영화 한편 보고 온다는 느낌으로 가면 좋을 거 같아
어느 부분이 어떻게 좋고 어느 연출이 좋고 누구 연기가 좋고 어떻게 각색한 게 좋았는지 구구절절 말하고 싶은데 안 본 토리들한테 스포하면 안되니 이쯤에서 참고 나중에 따로 글 파든지 할게ㅠㅠ
정말 올해 다 끝나가는데 이런 좋은 영화를 보게 되서 행복하다 진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