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김진아님의 이 책을 읽었는데 나보다 사회경험 많은 여자선배가 차분하지만
직설적이고 또 단호하게 조언을 해주는 듯한 책이었어.
이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문장들이 많아서 톨들과 공유하려고 해!
"남성에게 드러낼 수 없는 공격성이 여성에겐 쉽게 표출된다.
내 손에 권력이 쥐어졌을 땐 더욱 그렇다. 그것이 일시적인 소비자 권력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
"페미니즘이 남성 중심 사회외 가부장제를 향한 생존 투쟁이자 해방 운동이라는 기본적 합의가
이루어지면 여자들은 많은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답답한 브래지어를 벗어던지듯 과도한 도덕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
"결혼은 기본적으로 여성의 굴욕감을 카펫처럼 바닥에 깔고 간다.
부부 관계가 아무리 평등하다 해도 사회적 가장의 자리를 남자에게 넘겨주는 가부장제 자체가
이미 여성이 이등 시민임을 전제하는 제도다. "
" '남자에게 욕망당하기'는 권력이 아니다. 여자들에게 주어진 미션, 여자들끼리의 외모 경쟁이자 남자에게 권력을 넘기는 행위다. "
" ' 예쁘다' 라는 찬사는 '추한 여성'이라는 낙인보다 더욱 강력하고 교묘한 현실 통제 수단이다.
그 안에 매몰돼 더 이상의 꿈을 꾸지 못하도록 막는다.
모든 여자는 아름답다? 아니, 여자는 예쁠 필요도 욕망당할 필요도 없다. "
"결론은 여성이 아무리 전략적으로 인맥을 쌓으려 해도 '보이즈클럽'의 공고한 자기애와 게으름의 벽을 깨기는 어렵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지금 더 논의되어야 하는 것은, 탁월한 능력으로 1인 미디어를 기획, 실행한 예외적 여성의 '성공 비법'이 아니다. 이것이 '보이즈클럽'에서 살아 남는 대안이 되어선 안 되며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환영할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안정된 조직 안에서 팀원들과 함께 협업하며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일반적 여성 리더의 수를 늘릴 것인가? 초점은 여기에 맞춰져야 한다. 여성이 투표권을 웃으며 얻지 않았듯 이 과정 역시 자율과 선의에만 기댈 수 없다. 기업 내 여성 임원 할당제의 법제화가 필요하다."
" 여성의 외모권력은 허상이며 타인에게 성적으로 욕망당하고 싶은 욕망 역시 온전한 나의 것은 아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여성들이 내 안에 내면화한 남성의 시선, 남성의 욕망을 나의 욕망으로 착각한 채 살고 있다. 그만큼 우리는 다른 욕망을 가져본 적이 없다. '탈코르셋'은 그저 머리를 자르고 화장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깨닫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
" 빡센 메이크업과 킬힐로 다 죽이는 비치? 섹시한 비키니를 입은 플러스 사이즈 모델? 어떤 스타일, 어떤 체형이든 이 '꾸밈의 굿판'안에서 아무리 싸워봐야 여자는 승자가 될 수 없다. 언제나 더 어리고 더 잘 팔리는 여자로 대체될 뿐이다. 남성 중심 사회가 정말 두려워하는 건 이 비밀을 알아채버린 여자, 그리하여 쉽게 통제 가능한 '여성성'을 수행하지 않는 여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뷰티 산업 강국 한국에서 지금 '탈코르셋'이 운동이자 저항인 이유다."
"트렌등에 민감한 기업들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내세워 소비를 부추기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식 시장 페미니즘의 범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안다. 하지만 범람이라기에 아직은 한국 미디어에 노출되는 여성의 다양성과 우먼 임파워링은 이슬 맺히는 수준이다."
"우리는 모이지 못하도록 너무 오랫동안 방해받아왔고 지금도 방해받고 있다. 2018년 지난해 남자 대학생들이 민주주의 절차인 투표를 빌려 총여학생회 폐지를 결정하는 걸 보라. 하지만 해체와 분산의 요구가 노골적일수록 연대의지는 단단해진다."
"여성 연대를 이루는 것은 여성 서사를 소비하는 것만큼이나 훈련과 실전이 필요한 일이며 내일로 미룰 수 없는 오늘의 과제다. 새로운 일, 큰일, 돈 되는 일을 위해, 해방, 공존, 존업을 위해 우린 반드시 '코넥팅'되어야 한다. "
"남성의 본능은 폭넓게 이해되고 빈번하게 면죄부가 주어진다. 여자들은 그런 사례와 함께 성장하며 남성의 폭력성과 함께 여성의 약자성 또한 자연스럽게 수긍하게 된다. 농담이든 욕설이든 떠도는 말에는 주술적 효과가 있다. "
"여성이 국가, 종교, 제도, 관습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고 독립된 자아로서 존업 있게 존재하는 것이 여성주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