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한국에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7년만에 다시 개막했다고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인생작품이라 관심있을 토리들을 위해 소개글을 쪄봄
1. 작품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
빌리엘리어트는 탄광촌에 사는 소년 빌리가 발레의 꿈을 키워나가는 내용의 영화임.
스티븐 달드리 감독,리 홀 각본인데 단순히 소년이 꿈을 이루는 과정을 그리는 것뿐만 아니라
당시 시대적 배경(마가렛 대처 수상에 대항하는 광부들의 파업)도 잘 드러내며 더욱 호평을 받았음.
영화 빌리 엘리어트가 첫 상영된 건 2000년 칸느 영화제.
당시 칸느에서 빌리 영화를 처음 본 엘튼 존은 아버지가 본인이 왕립음악학교에 들어가고자 할때
격렬히 반대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봤다고 함.
(영화와 차이가 있다면 빌리는 결국 아버지가 지지해주지만, 엘튼 아버지는 돌아가실때까지 아들이 락앤롤 루트로 간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해.)
영화를 보자마자 엘튼은 달드리 감독에게 이 작품을 뮤지컬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고 함.
(이제 막 첫 상영한 작품인데ㅋㅋㅋㅋ)
2.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의 탄생과 성공
그렇게 해서 스티븐 달드리 감독+리 홀 극본+엘튼 존 음악이 합쳐진
빌리엘리어트 뮤지컬이 탄생하게 됨.
가장 관건이 되었던건 빌리 역할을 끌어나갈 수 있는 아역배우들을 찾는 일
애니와 같이 아역이 주연인 작품들이 있긴 했지만, 빌리 엘리어트의 경우 거의 모든 씬들에 빌리가 등장해서
엄청난 양의 춤을 소화해내야 하기 때문에 춤실력과 체력을 갖춘 소년들을 찾아야했고,
보통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는 한명이 원캐로 공연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례적으로 트리플 캐스팅이 되었음.
(좌-우: 오리지널 웨스트엔드 빌리인 제임스 로마스, 조지 매과이어, 리암 모워)
2005년 런던에서 첫개막을 올린 이 작품은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고, 3명의 빌리 주연배우들을 최연소 올리비에 어워즈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함.
웨스트엔드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2008년 브로드웨이에서도 개막을 했는데 역시 엄청난 성공을 거둠
(좌-우: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빌리인 트렌트 코왈릭, 키릴 쿨리쉬, 데이빗 알바레즈)
이 친구들도 토니상 남우주연상을 최연소로 수상했는데, 수상소감하는데 너무 귀여워서 올려봄ㅋㅋㅋ
이와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시카고, 전미 내셔널 투어 프로덕션도 생겼고
네덜란드, 노르웨이, 이스라엘, 멕시코, 일본 등 전세계에서 현재까지 230여명이 넘는 빌리들이 탄생했음.
우리나라도 7년전 라이센스를 따와서 개막하고, 우리나라 빌리들이 워낙 야무지게 잘해서 반응들도 꽤 좋았던 것으로 기억
(좌-우: 한국 오리지널 빌리들인 김세용, 이지명, 임선우, 정진호+이후 박준형 빌리도 합류함)
2대 빌리 공연도 지난주부터 막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역시 반응이 좋은 거 같아.(귀요미들>_<)
3. 작품의 매력 포인트
3-1) 빌리들
제일 큰 매력포인트는 역시 빌리
춤을 잘추는 애들을 캐스팅하기는 하지만, 발레/탭댄스/현대무용/아크로바틱/연기/노래를 다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1년-1년반 정도의 트레이닝 기간을 거치는데, 사실상 백지상태에서 모든걸 다 흡수해서 무대에 올라오기까지 과정이
영화속 빌리와도 비슷한 느낌이 있음.
그리고 작품이 2시간 20분 정도로 상당히 긴 작품인데, 기껏해야 10대 초반의 어린 친구들이 스토리를 끌어가면서
턴 좀 삐끗하거나 음정 좀 틀리거나 해도 자신들의 모든걸 쏟아부으면서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달하는 모습을 보면
어쩔때면 경이로움이 느껴지기도 해.
또, 각 빌리들의 강점과 개성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의 빌리들을 만날 수 있어서 뮤덕들이 말하는 '회전문 돌게 하는' 작품 중 하나기도 해.
(참고로 빌리는 하이라이트 넘버인 Electricity 안무 스타일에 따라 발레 빌리/스트릿 빌리로 나뉘는데, 발레 빌리는 발레 안무가 주로, 스트릿 빌리는 아크로바틱과 스트릿 댄스가 결합된 안무임. 근데 각 나라별로도 안무 차이들이 있고, 한국 빌리들의 안무의 경우에는 스트릿 빌리들도 발레 요소들이 많이 들어있다고 함)
빌리들은 뮤지컬 이후 계속 무용이나 연기쪽으로 진로를 잡은 경우가 많은데
스타들이 나오기도 함.
오리지널 웨스트엔드 빌리 리암 모워는 영화에서처럼 매튜본 백조의 호수에서 공연하고 있고
홍보영상에 나온 딘 찰스 챕맨은 왕좌의 게임에서 토멘으로 나옴
.
그리고 스파이더맨으로 잘 알려진 톰 홀랜드도 빌리 출신
(참고로 딘 찰스 챕맨과 같은 시기 같이 빌리로 활동했대)
그리고 5주년, 10주년 이런 기념적인 때마다 역대 빌리들이 나와서 메가믹스 공연을 하는데
보다보면 뽕차는 느낌ㅋㅋㅋㅋ
맨 처음에 오리지널 웨스트엔드 빌리 3명이 등장하고 전/현 빌리들이 나와서 현란하게 공연하는데
뿌듯하면서도 자랑스러운 마음이 듬
3-2) 명장면들이 많음.
당시 시대상(영국 탄광촌 파업 상황, 노조 내 파업에서 복귀하고 생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자들과 투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자들간 갈등 등)을 이해하고 보면, 대사라던지 각 장면 연출들에 대해 더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걸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반인들이 보더라도 와~할 수 있는 명장면들이 많이 있음.
(스포일러 싫어하면 스크롤 부탁)
개인적으로 제일 명장면 중 하나라 생각하는 Solidarity(일부 홍보클립밖에 없어서 그냥 이걸로 가져옴)
밖에서는 광부들이 파업으로 경찰과 사실상 전쟁중인데 험난한 상황에서 발레를 몰래 배우며
재능을 발견하고 발레에 애정을 갖게되는 빌리의 성장기(?)를 보여주는 씬인데
광부 vs 경찰간 대립과 아이들이 발레 배우는 모습이 교차하는 것을 기가 막힌 연출로 보여줬다고 생각함.
게다가 빌리가 춤에 재능을 보이는 모습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씬인데 이때부터 뭔가 막 빠져들게 되는 기분?
여장하기를 좋아하는 단짝친구 마이클과 부르는 Expressing Yourself는 유쾌하고 귀여우면서도
빌리와 마이클의 탭실력을 볼 수 있는 재밌는 넘버임.거기다가 마이클의 잔망은 덤ㅋㅋ
아버지와 형의 반대로 왕립발레학교 오디션이 좌절당하자 화난 빌리의 심정을 표현한 Angry Dance
역시 파업대치 상황과 어린 소년의 꿈이 좌절당하는 모습을 함께 보여주는 연출도 뛰어나고
미친듯이 울려대는 탭소리와 방패치는 소리에 맞춰서 빌리가 춤출떄는 잔혹하다는 느낌까지 주기도 함.
1막을 강렬하게 마무리하는 넘버
2막 최대 명장면 중 하나인 드림발레.
영화에서는 마지막 장면에 백조의 호수가 나왔다면
뮤지컬에서는 빌리가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꿈꾸면서 춤추는 걸로 나와.
미래의 자신과 함께 발레하는 모습부터 와이어로 날아다니면서
춤출때 날아다니듯 행복함을 표현하는 방식도 마음에 들고
마지막에 아버지앞에서 딱 포즈잡으면서 끝날때도 진심 뭉클
그리고 각 빌리별 개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일렉트리시티
영화에서는 춤출때 어떤 기분이 드냐고 하니까 빌리가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짜릿한 느낌이 든다고
했었는데, 그 대사가 뮤지컬 넘버로 탄생함.
아까 말했듯이 이 곡의 안무 루틴이 빌리마다 차이가 있어서 다른 버전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함.
한국 빌리엘리어트는 프리뷰 기간 끝나고 이제 본격 개막할거 같던데
관심있는 토리들은 한번 봐도 좋을 것 같아.
영화로 나온것만 봤다. 꼬마빌리진짜... 연기도 잘하고 춤도잘춰서 놀랐던기억이.
이게 그냥 개천에서 용난다는 스토리가 아니라 가족의 희생이나 광부들파업 등 시대상을 담고 있어서 좋아.
그것도 마냥 심각하게가 아니라, 빌리의 눈으로 굉장히 유쾌하게 풀어내서 완전 애정하는 영화.
뮤지컬은 직접가서 보는게 또 다르겠지? 기회된다면 보고싶당 글 잘읽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