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는 톨인데 어제 퇴근하고 집 오는데 위험할 뻔(?) 했던 일이 있어서 글 쪄봄..
나는 아파트에 살고 1층 로비에는 현관문이 이중으로 있음.
밖에서 안으로 들어올 때 첫 번째 현관문과 두 번째 현관문 사이에 키 패드가 있고, 거기에 키 카드를 탭하거나 비밀번호를 쳐야 아파트 내부로 들어올 수 있어.
그리고 이 공간에 입주자들의 택배가 쌓여있고 알아서 가져가는 시스템이야.
퇴근 후 아파트에 도착했는데, 키 패드 앞에 40대정도로 보이는 흑인 여자가 서있는거야. 인터폰도 안치고 그냥 키 패드만 멍하니 보고 있어.
그래서 내 택배상자 들고 키 카드로 문 연 다음 들어올래?하는 제스처를 취했더니 땡큐 이런 말도 없이 따라들어오더라구..
(이러면 안됐음 그냥 아파트 손님이라고만 생각했어)
근데 엘레베이터까지 가는 동안 내 뒤에서 혼자 중얼거리고 웃는 소리가 나는거야. 조금 이상하다 생각했어.
엘베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다른 백인 여자도 아파트 안으로 들어옴.
내가 먼저 탔고, 엘베 버튼에 내가 제일 가까워서 내 층인 5층 누른 후에 둘한테 몇 층 가냐고 물어봤어.
백인 여자는 7층, 땡큐! 라고 했는데 흑인 여자는 아무 말도 없이 핸드폰만 봄.
5층에 도착하고 내렸는데 그 흑인 여자가 따라 내리는거야.
참고로 복도는 양 옆으로 집들이 마주보고 있는 구조로 한 층에 9 가구가 있고, 우리집은 맨 끝 집이라 엘베에서 내리고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야 해.
여자가 계속 따라왔어. 진짜 뭐지 나 죽는건가 이런 생각이 순간적으로 드는데..
용기를 내서 뒤돌아 쳐다봤어. 너 왜자꾸 따라오니 라는 뉘앙스로.. 그랬더니 으흐흐흐?이러고 웃는거야.
집 문앞까지 가는데 어떻게 해야하는 건가 그냥 멘붕왔음. 문열고 들어가자마자 문 잠궈야겠다 뭐 이런 생각 하면서..
문 앞에 도착했고, 그 여자랑 나랑은 한 10걸음? 정도 차이 난 상태로 택배상자 땅에 내려놓고 열쇠를 천천히 꺼내려는데,
우리집이랑 마주보는 앞 집에 건장한 아프리카계 할아부지 사시거든, 거기서 갑자기 자물쇠 돌리는 소리가 나더니 할아부지가 딱 나오는거야!!
그래서 아 할아버지 손님인가?하고 여자를 뒤돌아봤더니,,
멈춰서서 벽에 기대서 핸드폰 하는 척을 하더라구...
할아버지 손님이 아니었어...
이때다 싶어서 할아버지한테 인사하고 초스피드로 문따고 들어와서 문 잠굼.....
할아버지가 문열고 나오지 않았다면 그 여자는 나한테 어떤 행동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