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여름에 친구랑 제주도 여행가서 쇠소깍 투명카약을 탔어 ( 나 이런거 무서움1도 없음)
출발할때는 에이 투명카약이라서 뭐 보일줄 알았더니 걍 물이네 뭐 노젓기 힘든데 덜 기다리는 뗏목 탈껄그랬나? 하면서 걍 친구랑 수다떨며 놀고 있었음
쇠소깍이 2인 투명카약도 있지만 여러명 타는 보트도 있거든 ㅋㅋㅋㅋ
카약탄지 한 2분 지났나?
갑자기 물 아래쪽에서 어떤 기운이 나를 끌어 당기려고 하는 느낌이고 이명이 들리는 건 아닌데 달리기 열심히 하고 멈추면 주변소리 살짝 작거나 물먹은듯 들리는거 알지
그렇게 주변 소리가 다르게 들리는거야. 온 몸이 오싹해지면서 뻣뻣하게 굳고 진짜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내가 어떤 공포에 압도되는걸 느낌
눈을 돌려서 물 색깔이나 바위만 봐도 머리털 곤두서는 느낌이고...치마입고 있었는데 약간 ( 냉나오는 느낌아니...?ㅋㅋㅋㅋ생리혈보다 느리고 양적고 온기없는..ㅋㅋ 오줌은 아닌데 뭔가 찜찜하게 땀나듯 주륵.. 하는기분 ) 지금 생각해보면 냉이 나오는게 아니라 그냥 뭔가 무서워서 지린다는 표현이 있듯 ( 1도 습기없었음 환상인듯 ) 하체의 감각이 둔해지면서 뭔가 쭉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어...
ㅋㅋㅋㅋ 카약탔으니까 치마를 좀 더 오무리려고 (가운데 부분 무릎사이에 끼우는거있짘ㅋㅋㅋ ) 하는데 다리에 힘이 안들어가는거야 근데 난 살면서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1시간 인스타보느라 다리에 쥐난거 말고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듯한 느낌을 겪어본 적이 없어. 순간 좀 이상하고 무섭더라고 내 다리 왜이러지? 근데 다리 이상하다고 막 움직이면 카약 뒤집힐까봐 그냥... 맥시원피스라 다행이다... 이러면서 가만히 있기로했어. ( 지금 생각해보면 순간 너무 무서워서 내가 가만히 있기로 했다고 합리화 한듯.. 진짜 손가락 꼼지락 눈 깜빡 빼고는 잘 안 움직였거든 몸이.. )
머리로는 오늘 나 컨디션이 안 좋나? 나 투명카약 공포증있나? 몰랐는데 내가 물 공포증이 좀 있나? 생각하면서 친구한테 미안한데 쫌 일찍 내리자고 할까 고민하는데
문제는 이 생각도 원래의 나처럼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는게 아니라 만화에서 어떤 캐릭터가 생각을 할때 한 컷 안에 말풍선 5-6개씩 띄우고 동시에 생각하잖아.
그런식으로 뭔가 되게 머리 시끄럽게 생각을 했달까? 아무튼 별건 아닌데 이것도 좀 낯선 느낌이었어. 중간중간 멍해지는데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가지고 현기증 나더라고.
그리고 무슨 소리가 들린건 아닌데 되게 여러사람들이 수군수군하는 백색소음이 계속 머릿속에 깔리는 느낌.
소름끼치는 포인트가 몇개 있는데
1. 내 몸이 뭔가 내 몸같지 않게 느껴짐 ( 만취 말고 술 적당히 오르면 신체반응속도가 한 30% 정도 느리게 체감되는거 알지 그런 느낌이었어 계속.. )
2. 백색소음이 들리는데 이게 물소리랑 좀 다른 느낌이고, 카약타는 사람들이 많아서 생기는 미묘한 물결이 바위에 부딫혀서 작게 찰박찰박 소리 내는 리듬에 맞춰서 심장아팠음)
3. 쇠소깍 중심부 쳐다보는데 꺼먼 이무기 또아리 틀고 살고 있을꺼같고 무서웠음 ( 이거는 그냥 심해공포 마냥 내가 막연하게 무서워하는거 같아 이 날의 특별한 체험이 아니라 ㅋㅋㅋ 혼자 아침 산보하듯 천지연인가 천제연인가 한바퀴 도는데 폭포 지나는데 그 아래 물 색깔 보고 좀 으스스하더라 )
4. 물 색깔이 하늘색 청빛으로 푸르스름했는데 평소에는 물 색 예쁘다고 좋아했을껀데 그 날 따라 소름돋고 청룡 생각이 나고 물비린내 나는 느낌이고 끔찍했음. 그리고 뭔가 물 표면 색이 너무 예뻐서 손으로 한번 쓸어보고 싶었는데 물이 한방울이라도 내 몸에 튀면 뭔가 씌일꺼같다는 생각을 했음. 난 뭐에 씌인다 이런 생각을 평소에 한번도 해본 적이없어.. 참나..
이게 진짜 이상한게 나 평소에 무슨 용? 이런 쪽으로는 상상이나 망상 1도 안하고 관심도 없단 말이야. 근데 내 머릿속에 청룡의 이미지가 딱 그려졌어. 신비로운 느낌이 아니라 생선비늘처럼 징그럽고 소름돋고 아가미 같은거 벌름댈꺼같은 느낌. 물 색을 보고 있으면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면서 하던 생각이 방해받는 기분?
... 나 진짜 이런적 없는데 그때 한창 공포물 찾아보던때라 어? 이상하다... 아다리 안맞는 날인가? 싶어서 친구한테 진짜 미안한데 내가 돈 다 물어줄께 나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 우리 빨리 카약 내리자. 빌어서 ( 걔가 혼자 노 저어야하니까 나 손으로 내 양 어깨 감싸쥐고 그대로 굳음..) 말떨어지자 한 3분만에 카약 내리는 곳 돌아왔어.
카약 이용시간이 한 20분 될텐데 쇠소깍 한바퀴 도는데 10분도 안걸려. 우리만 3/4 정도 돌다가 바로 직선으로 육지로 감.
올라가려는데 ( 우리 초딩때 장난으로 손목 꽉쥐고 풀어서 손바닥에 간질간질 쥐나게 하는 장난칠때있지 그때처럼) 다리에 힘이 빠져서 일어나 지지가 않는거야.
아픈것도 아니고 그냥 막연하게 물에 엉덩이 붙은 느낌. 여기서 내가 일어나면 어떤 힘같은게 나한테 확 달려들꺼같은 느낌.. ( 귀신처럼 어떤 특정실체가 있어서 잡거나 잡힐 것같은 거랑은 완전 다른 기분인거같아. 계속 거대하고 막연한 기운같은게 느껴지는게 소름돋고 털이 바짝서는 오싹함이랑 꽉 짓눌리는듯이 압도되는 압박감이었어 심장 너무 빨리뛰고)
친구가 손잡아주는데 순간 온기 느껴지면서 어쨋든 내렸어. 뒤돌아보는데 물에 있을때랑 나무데크 위에서 물을 내려다 볼때랑 오싹한 체감이 1/20로 확 줄어드는 느낌
천천히 걸어서 구명조끼 반납하는데에 멍하니 서서 쇠소깍 물을 보는데 방금 전까지 숨이 깊에 안 쉬어져서 힘들었으면서 내가 진짜 겪은게 맞나? 이상하네 -- 하는 기분이 들었어
왜 우리 가끔 되게 생생한 꿈꾸면 베개에 누워서 숨 헉헉 몰아쉬면서 너무 생생해서 뭔 4d영화 본거처럼 대박이다..대박이다.... 하면서 눈 껌뻑이는 몇초만에
그 생생함이 바로 아스라히(??) 사라지잖아 그런 아득해지는 기분이더라. 살았다. 생각 들면서 말 함부로 하면 안될꺼같은 생각에 일단 친구한테 미안하다고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 그랬어 내가 물어낼께 ( 카약 기다린다고 그 근처에서 오래 있었거든 ㅠㅠ ) 하고 일단 쇠소깍 빠져나옴.
그 이전에도 쇠소깍 꼭 갔고 지금도 바다 있는 아래로 내려가진 않지만 쇠소깍 종종 들려서 보거든
쇠소깍 설화를 봐도 무서운 말이 없고, 서울돌아와서 인터넷에 제주도 괴담 ㅋㅋ 쇠소깍 괴담 ㅋㅋㅋ 아무리 서치해봐도 나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없어서
그냥 그날 컨디션이 안 좋았나보다. 여기고는 있지만 심야영화 보러갔는데 상영관에 나포함 2-3명만 관람한다던가 자동점멸등 달려있는 지하주차장에 인적 드문시간에 혼자 차빼러 간다든가 할때 느끼는 무서움과는 아예 결이 다른 무서움이었어서 요즘도 종종 궁금해. 쇠소깍에 뭐 얽힌거 없나. 있을꺼같은데... ㅋㅋㅋㅋ 하면서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웤ㅋㅋㅋ
카약 실제 타고 있었던 시간은 10분이 좀 넘을껀데 별것도 아닌ㅋㅋㅋ 모호한 기분을 자세하게 써서 ㅋㅋㅋ 넘 뻘 글이었나 싶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웤ㅋㅋㅋ
근데 진짜 나는 인생에 저런 기분 느끼고 내 몸을 내가 가누지 못 할거같은 체험이 저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서 아직도 되게 생생해
( 나 살짝 페소공포증 있어서 13시간 넘어가는 비행은 일부러 밤새고 탄 후에 이륙 3시간 정도 후에 술 먹고 자거든 어쩌다 잠 못들거나 깨서 느끼는 가슴 주먹으로 치고 싶고 숨 안쉬어지고 헐크처럼ㅋㅋㅋ 몸 뜯고 나가고싶은 갑갑함이 들때가 있는데 이거랑 180도 다른 압박감이야 쇠소깍은 ㅋㅋㅋ)
혹시 쇠소깍에서 생긴 일 뭐라도 아는 썰 있으면 풀어주면 좋겠다 ㅋㅋㅋㅋㅋ 여기 뭐 얽힌 거 있나 하는 ㅋㅋ 나의 막연한 궁금증은 8년째 현재진행중
헐 머지..무서웠겠다 궁금해서 유튜브에 쇠소깍 괴담 쳐봤는데 없네..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