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공포스러운 경험은 아니었는데 실제경험이라 이쪽에 적어봐.
올해 1월에 회사 동료들이랑 퇴근하고 같이 저녁 먹으면서 가볍게 술도 한잔 하기로 함.
대패삼겹살 집을 갔는데 왜 원통으로 테이블 되어 있고 의자 둘러서 앉는 그런 평범한 집이었음
거기는 같이 가기로 한 막내 직원이 골랐고 예약은 따로 안했어.
퇴근하자마자 가서 첨엔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어. 그래서 여기 고기 맛있는데 왜 사람이 없지? 그냥 그런 생각을 잠깐 함.
그러다가 3명 손님이 들어왔는데 중년 부부랑 할머니 한분이었음
뭐 그냥 누가 들어오니까 쳐다본거지 신경 안쓰고 고기 먹으면서 소주 한잔 하고 셋이서 2병쯤 마셨나...? 시간도 1시간은 넘게 지난 것 같은데
갑자기 다른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 중 할머니 한분이 우리 테이블로 오는거야.
그러더니 나한테 갑자기
"이렇게 안타까울 수가 있을까~"
이럼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직접 들어봐야 아는데 진짜 무슨 배우가 연기하는 것처럼 진짜 안타까워서 그러는 것 같았음
그래서 술도 좀 올랐겠다,
"뭐가 안타까우세요~?" 그랬지
그랬더니 다짜고짜 할매들이 너를 업고 키웠는데 니를 업고 키운 할매들이 도와주고 싶어하는데 니가 문을 안연다 그러는거야
그래서 뭔 문을 어떻게 안연다는거냐, 문을 열려면 어떻게 하는거냐 그랬더니
굿을 해야된대ㅋㅋㅋㅋㅋㅋㅋ
같이 술먹던 애(다 나보다 어려서 사석에서는 말 편하게 하는 사이) 들은 벙쪄서 눈치보고 있고
솔직히 좀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술먹다가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니까 호기심이 좀 올라오긴 했음
(평소에 궁금한거 있으면 못참는 성격)
그래서 뭔 굿이냐 난 그런거 안믿는다 그랬는데
느그 아버지 세상 그런거 다 겪으면서 살았지? 느 아버지가 완전 아 때부터 갖은 고생을 다 하면서 지금까지도 고생하는데 그게 너 대에 와서 풀릴 것 같냐
그러는거야
근데 우리 아버지가 나이대에 비해 고생을 엄청 하신 건 맞음. 나이차 많이 나는 이복형한테 어렸을때부터 막 부림당하고 학교도 제대로 못가고 나 어릴때는 이사도 많이 다니고 사업 망해서 야반도주 한적도 있고 사기도 많이 당하고....암튼 나도 곱게 자라진 않았음ㅋㅋ
암튼 저 말 듣고선 살짝 기분이 나빠져서 뭐가 문제냐 그랬더니 올해 몇살이냬
그래서 86년생이라고 했더니 호랑이띠네 하더니 한바퀴를 쓱 돌더라고?
근데 그때 가게 주인이 와서 말렸어 여기서 이러시면 안된다고ㅋㅋㅋㅋㅋ
내가 느끼기에는 아는 사이라기보다는 사장님도 보통 잡상인 온 느낌으로 하지 말라고 하신 것 같았는데
할머니가 그 말을 싹 무시하고 나한테 너는 올해 삼재? 손재?가 있고 육재?도 있고 아무튼 안좋대 그러면서 관재?도 있는대 너한테 소장이 하나 날아올거래 그것때문에 머리 아플거라고 그래서 굿을 해야된다,고 기승전 굿으로 돌아감ㅋㅋㅋㅋㅋ
그래서 아니 뭐 안모시고도 잘 살았는데 왜그러냐(아버지는 고생하셨을지 몰라도 나는 나름 명문대 나오고 직장도 잘 다니고 있음!) 그랬더니
그래서 문제라고 니가 성공에 대한 열망이 있는데 안될거야 조상을 안모셔서 이러는거야!
나 솔직히 저 말 들었을때는 좀 열받았거든? 그래서 그게 왜 내탓이냐 조상을 안모신거는 우리 아버지때부터 그냥 안모시니까 안한거 아니냐
그랬더니 이새끼야! 이러면서 화를 확 내는거야
그러면서 너 할매가 배운 할맨데 그당시에 글자도 쓰고 그런 배운 할맨데 너를 도와주려는건데 왜 모르냐고
근데 저 얘기를 들었더니 우리 외할머니 생각이 나더라구? 딱 우리 외할머니가 나 어릴때 업고 키웠던거 맞고 그 당시에는 드물게 읽고 쓰기도 할 줄 아셨음
암튼 그러더니 너 어릴때 굿 한번 하려고 하지 않았냐 그러는거야
근데 진짜 그런적이 있었거든...
우리 아빠가 좀 신기가 있다고 해야하나. 예전에 가게 할때 앞에 있던 살구나무를 베고나서 그날 밤에 화장실을 가는에 아빠가 목소리가 변해가지고 뭐라고 말을 막 하는데 엄청 무서웠던 기억이 남. 그리고 강릉 어머니라고 불렀던 할머니가 있었는데 어릴 땐 몰랐는데 커서 생각하니까 그 사람이 무당이었어. 그분이 애한테 삼재가 오지게 꼈으니 돼지가 아니라 소를 잡아야 한다, 뭐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들었는데 아빠가 돈이 없어서 못한다고 했던 기억이 나는거야.
그래서 그건 어떻게 아시냐 그랬더니 그때 굿을 안해서 지금까지 온거라고 하는거야.
그러면서 너한테 수호신이 하나 있는데 그게 외할머니다, 근데 내가 문을 안열어서 할머니가 도와주고 싶어도 못도와주고 있는거고 자기가 지금 이러는거는 외할머니가 하도 부탁을 해서 그러는거래
느 할매 대신 얘기해주는거다 그러면서...
이 얘기 들을때쯤에는 약간 반신반의하는 기분으로 들음ㅋㅋㅋㅋㅋㅋ
내가 이런 얘기를 왜 듣고 있어야 해? 이런 마음이 들면서도 뭐 내가 점을 보러 간것도 아니고 그냥 직장동료들이랑 술마시러 간데서 진짜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들으니까 굳이 나한테 이런 얘기를? 생판 처음보는 사람한테? 굳이? 이럴 이유가 있나? 진짜 뭔가 있어서 그러는건가?
암튼 여기까지 듣고서 그러면 제가 할머니한테 가서 인사도 드리고 하면 되는거 아니냐. 그랬더니 그 산이 터가 안좋다면서 거기 너그 할매만 묻혀있는거 아니잖아. 너네 어른들, 집안 어르신들 거기 다 묻혀있잖아. 너그 할매 화장했제? 화장하고 선산에 묻었지? 근데 너그 할배는 왜 안옮겨
이러는데 갑자기 소름이 쫙 돋는거야.
외갓집 있는 동네가 충청도 시골인데 선산에 외가쪽 어르신들 묘가 있거든. 외할머니가 5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화장하고 묻어드린 것도 맞고...외할아버지는 나 태어나고 어릴때 돌아가셨는데 선산쪽은 외할머니의 친정 어르신들을 쭉 모신데라 외할아버지는 근처 다른 곳에 계신걸로 알아.
그래서 난 그런거 잘 모른다. 그랬더니 너그 할매가 내 뒤에 있어. 너 그리고 목이랑 어깨 조심해라. 너 얼굴 보니까 집안 내력에 혈압 당뇨 다 있지. 너 그것 때문에 갈 수 있어. 조심해라 그러더니 뭐 궁금한거 있어? 그러는거야.
자기가 원래 이렇게는 안하는데 하도 안타까워서 왔는데 내가 그돈은 안받겠다, 그러더라고?
그래서 제일 궁금하던 걸 하나 물어봤음 (이건 비밀...쏘리)
그랬더니 된대. 올해 안에 될거래. 근데 굿을 해야지 그게 된대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작두도 타야되고 아주 대외적으로 무당이 한놀음 하는게 필요하대 나한테는. 그래야 니가 풀린다고. 그러면서 너 올해 돈 잃을거 그냥 여기다 쓴다고 생각하고 운을 받으라고 그러는거야. 그러면서 너, 너 어느순간부터 인생이 안풀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냐. 대학 잘 나오고 회사 잘 들어가고 근데 어느순간부터 운이 안풀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냐, 그게 너그 아버지 팔자가 세서 그렇다면서 아버지는 이미 풍파를 다 겪어서 여기서 끝나면 다행인데 이제 그거 너한테까지 온다고, 너 아버지가 없어도 재물이나 이런걸로 올거라고 그래서 어차피 기승전 굿인거 한번 물어나 보자 싶어서
그래서 굿하면 얼마나 드는데요?
그랬더니 6천이래ㅋㅋㅋㅋㅋㅋㅋ
아니 6백도 아니고 6천이요?????
내가 주식이나 코인하는것도 아니고 돈 잃을 일이라고는 사기당할거밖에 없는데
피싱을 당해서 털려도 대출 6천은 안나올거 같은데 무슨 소리인가 싶으면서 그런 돈이 어딨냐 먹고 죽을래도 없다
그랫더니 쫌 싸게 하려면 2200정도 든대???
200은 뭐 부가센가??ㅋㅋㅋㅋㅋ
암튼 이쯤 들으니까 신기했던 기분도 사라지고 결국 돈인가 싶어서 연락처를 달라, 명함이라도 있으면 주시라 그랬더니 안주더라고?
그리고 뒤에 같이 왔던 중년 부부같은 사람들은 알고 보니 제자? 같이 보였는데 그 할머니가 나한테 와서 그러는 동안 자기들은 열심히 먹고 있었음 ㅋㅋㅋㅋㅋ
암튼 회사 동료들이랑 친하긴 해도 가정사 따로 얘기한 적은 없는데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와서 이러는 것도 어이없는데 가족도 아니고 남 앞에서 이런 얘기를 들으니까 기분이 좀 그렇더라ㅋㅋㅋㅋㅋㅋ
이미 술은 다 깨고 분위기는 개판이고 애들은 말이 없고... 하긴 거기서 뭔 말을 하겠어.
그래서 난 굿같은건 안한다, 그런거 할 돈도 없고, 있어도 안한다 그러고 계산하고 나왔지.
뭔가 마무리가 좀 허전하긴 한데 난 종교도 없고 이런 쪽 용어는 잘 몰라서 그냥 들은대로 쓴거야.
혹시 이런 쪽으로 잘 아는 톨들 있으면 좀 설명해줬음 좋겠다.
지금 저 때로부터 7개월 지났는데 내가 물어봤던 건 잘 됐고 굿은 당연히 안했어.
솔직히 600이라고 했으면 조금 혹했을지도....ㅋㅋㅋㅋㅋㅋ
근데 유튜브 보다가 우연히 본건데 작두타고 그런 굿은 천만원 이상 든다더라고? 그래서 조금 오해(?)는 풀렸지만 그래도 6천은 너무했던거 같음.
암튼 끗!
톨 글에서도 액수 나오자마자 그 느낌이 확 느낌이 사라진다 ㅋㅋㅋㅋ 저런 사람들은 대체 정체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