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올린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다채로운 이나영의 연기가 가장 눈길을 사로잡았다. 초반 이나영은 결혼하기 싫어 차은호의 차에 숨어든 철없는 모습과 동시에 그의 손을 잡고 도망치는 해맑은 강단이를 표현했다. 이후 강단이에겐 남편과의 이혼, 보금자리의 철거, 아이의 유학비 마련, 번번이 실패하는 재취업 등 좋지 않은 상황이 연달아 일어났다. 그 속에서 보인 이나영의 처절한 눈물 연기는 점차 절망의 수렁으로 빠지는 강단이를 더욱 안타깝게 그려냈다.
반면 이종석의 연기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앞서 검사, 그룹 대표, 기자 등을 연기하며 '완벽남'으로 출연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직업만 바뀌었을 뿐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고, 연기톤 역시 한결같았다. 극이 내세운 '연하남'이라는 이미지조차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보여준 색이 강했던지라 아직까진 인상 깊은 모습이 드러나지 않았다.
다소 올드한 전개 역시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극은 초반 강단이에게 전반적으로 '집도 없는 캔디형 여주'라는 설정을 입혔다. 주인공의 서사를 위해 이나영은 첫 회부터 계속해서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렸다. 여기에 비 오는 날 강단이에게 신발을 신겨주는 서브 남자주인공 지서준(위하준)의 등장은 과거 흔하게 볼 수 있는 '캔디형 드라마'를 연상케 했다. 이러한 올드함은 결국 작품에 대한 흥미를 떨어트렸고, 몰입감을 방해하는 데 일조했다.
물론 작품을 한 회만으로 재단하기엔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앞으로의 전개를 위해 캐릭터의 서사를 보여줘야 했던 첫방이기에 극단적인 상황이 몰리는 것도 있을 터다. 또 극 중 강단이는 "혼자 힘으로 살고 싶다. 신데렐라 안 믿는다"고 선언한 것처럼 앞으로는 또 다른 스토리를 보여줄지 모른다. 이제 막 극을 시작한 '로맨스는 별책부록'이기에, 아쉬움을 극복하고 로맨틱 코미디의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기대를 걸어본다.
똑같은 이나영 연기에
올드한 연출과 대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