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하나 기자] 또 한명의 악랄하고 소름 끼치는 악역이 탄생했다. ‘라이프 온 마스’에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김민석 역으로 열연한 최승윤이 그 주인공이다.
최승윤은 많은 분량은 아니었지만,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존재감을 발산하며 ‘씬스틸러’로 자리매김했다.
종영 후 만난 최승윤은 드라마 속과는 전혀 다른 ‘세상 어디에도 없을 착한 남자’였다.
배우 최승윤이 "라이프 온 마스" 종영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엘케이컴퍼니‘
라이프 온 마스’를 끝낸 소감을 듣고 싶다.
‘라이프 온 마스’에 함께 할 수 있도록 뽑아주신 감독님, 작가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특히 무더운 여름 날씨에 고생 많은 스태프, 동료 선후배들께도 인사드리고 싶다. 현장은 정말 좋았다. 늘 웃음이 넘쳤고 ‘이만큼 좋은 분위기의 현장이 있었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해준 곳이었다. 특히 신인이라 함께 호흡을 맞추기 힘들었을 텐데 늘 배려해주고 맞춰준 박성웅, 정경호 선배께도 이 자리를 빌어 인사드리고 싶다.
‘라이프 온 마스’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오디션을 보고 들어갔다. 처음에 감독님께서 저에게 ‘뭘 하고 싶냐’고 물어봤다. 한충호 역과 조남식 역 두 가지를 준비해 갔다. 된다면 둘 중 한 배역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허나 감독님께서 ‘김민석도 괜찮지 않니?’라고 물어보셨다. 악역에 대한 두려움과 거리낌은 없었고, 오히려 잘하면 인정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김민석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렇게 김민석 역할을 하게 됐다.
김민석은 연쇄 살인마 역이다. 어떻게 준비를 했나.
너무 잔인한 인물이니깐..사실 방송에 보이는 것보다 대본이 더 쌨다. 심지어 7명까지 죽이더라. 거리낌보다는 ‘내가 잘 소화해 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염려가 있었지만,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 김민석 캐릭터를 만들어 갔다.
하정우, 김재욱 등 다양한 살인마이자 악역을 소화한 배우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낸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정말 연기 잘한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악역을 연기 했다. 대한민국에서도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훌륭하게 악역을 소화했다. 이에 뛰넘기보다는 나만의 악역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짐승들의 모습을 찾아보며 연구했고, 본능적으로 악함이 나올 수 있도록 평소에 최대한 말을 하지 않고 감정도 절제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배우 최승윤이 `라이프 온 마스`에서 연쇄 살인마 역을 위해 준비했던 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엘케이컴퍼니
눈빛이나 목소리는 어떻게?
겉으로 멀쩡한 모습을 보이고 결정적인 모습에만 악함을 드러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김민석은 9명을 죽이는 인물이기에 평상시에도 ‘제정신이 아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이미지 메이킹을 해 나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눈빛이 변했다.
감독님은 어떠한 디랙션을 주셨나.
오히려 감독님은 편하게 열어줬다. 의견을 강요하기보다 ‘넌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물어봐 주셨다. 또 감독님께서 ‘네 연기가 평범하지는 않아 열어놓고 생각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아무래도 좋게 봐주신 거 같다. 그러다 보니 의견을 이야기하고, 감독님과 맞춰가면서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생각한다.
주변의 반응도 궁금한데.
갑자기 등장하기 때문에 극의 흐름을 깰까 봐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한 번 나왔을 때 강한 임팩트를 줘야 했기에 늘 ‘피해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다. 대부분 좋게 봐줘서 감사했다. 특히 정말 다행인 건 이 드라마를 하면서 메인 배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김민석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최승윤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해 주는 것도 좋지만, 극 중 배역 캐릭터로 알아봐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속으로 ‘내가 연기를 심하게 못 하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다. 하하.
극 중 정경호와 함께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정경호와 호흡은 잘 맞았나.
정말 좋은 형이다. 배우로서 정경호를 2003년 대학교 1학년 당시, 형은 대학교 2학년이었다. 당시 학교에서 하는 공연을 보러 갔다. 그곳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를 보고 ‘저 배우 뭐지?’라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정경호 형이었다. 그때부터 연기를 정말 잘해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출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다. 현장에서도 한없이 착하고 훌륭한 형이자 배우였다. 배려는 기본,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줬다. 또 이규형 형과 친분이 있는데, 형이 정경호 형을 소개해 줬다. ‘감빵생활’ 인연으로. 먼저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한 것이 드라마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배우 최승윤이 배우 이규형과의 친분을 언급했다. 사진=엘케이컴퍼니
SNS를 보면 이규형 배우와 정말 친한 거 같다.
정말 친하다. 하하. ‘비밀의 숲’과 ‘감빵생활’에 캐스팅됐을 때 내게 가장 먼저 소식을 알려줬다. 잘됐다고 이야기 해줬고, 한편으로 ‘나도 언젠간..’이라는 생각도 했다. 혹 내가 조급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형은 ‘시기가 다 있는 거 같다’며 조언해 줬다. 이번에 ‘라이프 온 마스’로 큰 사랑을 받으니 형이 누구보다 더 좋아해 주고 격려해줬다.
한 작품에서 만나면 감회가 새로울 거 같은데.
우리 둘의 바람이다. 농담 삼아 ‘형이랑 이미지가 다르니 같이 하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하곤 했다. 언젠가 이 바람이 실현됐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지금도 미팅에 가면 추천할 만한 사람이 있냐고 물었을 때 서로를 추천하곤 한다.
‘라이프 온 마스’의 효과일까? 최근 소속사와 계약을 맺었는데.
그동안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한 뒤 공연과 독립영화 위주 등을 해왔다. 드라마의 경우도 제안이 들어오면 늘 해왔다. 열심히 하긴 했지만, 늘 혼자서 전투적으로 뛰어다니기 일쑤였다. 하지만 혼자서 하는 대는 늘 한계가 존재했다. 오디션 기회나 미팅 등..소속사가 생기고 달라졌다.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전보다 기회가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너무 좋고 감사했다. 그에 따라 책임감이 생기다 보니 그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올해 계획은 무엇인가.
꾸준히 오디션을 볼 생각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작품을 만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아가 어떤 작품이든 감독님께서 불러주시면 작은 역할이라도 할 생각이다. 언제든 달려가겠다.(미소)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누구나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또 하나는 나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주변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좋다. 혹 기회가 된다면 존경하는 최민식, 한석규 선배와 작품을 해보고 싶다. 그날이 언제가 될지 모르니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배우 최승윤이 되겠다.(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