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도현이 '츤데레' 유경택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김도현은 2월 13일 서울 강남구 뉴스엔 사옥에서 진행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연출 정동윤) 종영 인터뷰에서 드림즈 전력분석팀장 유경택 역을 연기하기까지의 과정을 털어놨다.
"시청자 분들이 '츤데레'라는 수식어를 붙여주셨다. 너무 좋지 않나. 처음부터 '츤데레'라는 설명을 듣고 미팅을 한 건 아니었다. 경택이 5부까지는 말을 안 하는데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친구라 생각했다. '처음에 왜 차갑게 굴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굳이 따스하게 굴어야 하나, 굳이 나이스하게 해야 하나' 하는 친구라 생각했다. 그래서 초반 대사는 별로 없지만 묵묵히 제 일을 하는 리액션에 집중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미지 잔상만 남아있으면 되니까. 갈수록 '우직하게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 될 거라고 믿고 있었다. 11, 12부부터는 (백)영수(윤선우)에게 마음을 연 상태라 많이 웃고 표현도 많이 했다. 그런 부분에서는 좋게 봐주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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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작가가 마지막회 대본에 남긴 편지의 내용도 언급했다. 작품 초반 많지 않았던 대사에도 불구, 캐릭터를 믿고 묵묵하게 연기한 김도현에게 이신화 작가가 전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스토브리그'는 작가님의 입봉작이라 스스로 더 애착 가는 작품일 거다. 그렇다고 해도 모든 제작진, 스태프, 배우들에게 메시지를 쓰기는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생각은 할 수 있을 지라도 귀찮을 수 있지 않나. 최소 50명의 마지막회 대본에 3줄 이상의 편지를 써주셨다. 다들 '16부 대반전은 이거'라고 했다. 저에게는 '유경택을 가둬놓은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묵묵히 버텨주다가 본인의 시간이 왔을 때 펼쳐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고 감동이었다."
이외에도 김도현이 '스토브리그'에 더 큰 애정을 느꼈던 이유는 배우들과 제작진의 배려, 앵글부터 편집, CG로 살린 디테일이었다.
"영수가 들어오고 나서 밀어주는 장면이 있었다. 대본에는 없었는데 처음으로 영수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장면이었다. 회식 분위기가 왁자지껄해서 소리가 안 들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비주얼 적으로 보여야겠다 생각해서 곱창 하나를 주려고 했더니 제작진이 '아직 굽는 중'이라 안 된다고 하더라. 그것만 생각했는데 어쩌지 하다가 주변에 비싼 걸 찾았는데 육회가 있어서 그걸 주면서 촬영했다. 사실 이런 장면도 감독님이 안 찍으면 그만이지 않나. 그런데 촬영감독님이 인서트까지 찍어주시고 그 장면을 살려주셨다. 배우들이 대사 외 간을 채우는 액션들을 계속하면 감독님들은 그것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신다.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일수록 욕심을 부릴 법도 한데 '스토브리그' 출연 배우들은 어느 누구 하나 튀려 하지 않는다. 풀샷 때는 다 어우러져 있다가 바스트 왔을 때만 개인이 준비한 걸 한다. 그 중 무엇을 쓸 건지는 감독님의 선택인 거다. 다들 양보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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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abc159@ / 이재하 rush@
다른 인터뷰에서 시즌 2 소취 언급!
["배우들끼리는 시즌2를 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희들끼리 만든 스토리로만 보면 시즌8까지 나왔다. '백승수가 드림즈 오기 전으로 가야 한다', '핸드볼팀으로 가야 한다', '비인기종목을 해서 비인기종목을 살리자' 이런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저는 조금 더 강해진 드림즈와 그 다음 고비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싶다. '아무말 대잔치'를 할 때 제가 한 얘기는 '한일전까지 가야 하는 것 아니냐'였다. 드림즈 프런트들이 주축으로 돼서 야구 국가대표를 꾸리는 걸로"라고 큰 꿈을 밝혀 또 웃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