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사랑일까?"
그는 멈칫 그녀를 바라보다 조용히 대답했다.
"응, 사랑이지."
그들의 입술이 천천히 서로를 찾아들고 그녀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밤 너랑 잘래."
은섭의 손가락이 해원의 얼굴 윤곽을 스쳐 갔다. 그래도 될지 몰라 그가 망설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두근거리며 답을 기다리는데 그가 속삭였다.
"그래, 들어가자."
그의 싱글 침대는 사랑을 나누기에 좁지 않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둘이 껴안은 채 떨어지지 않았으니 더 넓을 필요도 없었다. 그녀의 몸을 부드럽게 누르는 은섭의 무게를 받으며 해원은 안온한 느낌에 빠져 들었다. 두 팔로 그를 안고 있는 동안 그는 해원의 이마와 코, 입술에 차례로 입 맞췄다.
그와 처음 나누는 사랑은 몹시 떨리고 아찔하게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끝없이 평화롭기도 했다. 그가 사랑하는 방법이, 그녀를 만지는 손길이 선하게 느껴졌다. 은섭의 팔을 베고 그녀는 나란히 마주보고 누웠다. 방은 어두웠지만 가로등 불빛이 달빛처럼 비쳐 들어 서로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은섭은 허스키해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도중에 네가...이상하다고 그만둘까봐 무서웠어."
"설마. 그럴 리가 없잖아."
해원은 그의 쇄골을 가만히 쓰다듬으며 웃었다. 스며드는 불빛에 그녀의 하얀 맨 어깨가 이불 위로 드러났다. 은섭은 홀린 듯 바라보다 조금 괴로운 표정이 되었다.
"큰일 났다."
"뭐가."
"지금 네 모습이 눈앞에서 떠나지 않을 거야. 낮이나 밤이나."
다른 이가 그런 말을 했다면 듣기 좋은 괜한 소리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는데 이상하게 은섭이 하는 말은 다 진심으로 다가왔다. 그는 진지해 보였고, 그래서 더 사랑스러웠다.
... 그의 입술이 내려와 그녀의 어깨에 머무르다 아쉽게 물러났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p. 272~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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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을 너무 많이 적은 거 같아서 줄였는데 그래도 길면 얘기해줘!
같이 잘래?는 원작이 더 담백하고 드라마가 은섭이의 임뚝딱스러운 면을 살렸어.
첫날밤 신은 내가 딱 이만큼을 바랐는데. 이마, 코, 입술로 내려오는 키스랑 어깨에 하는 키스도 기대했는데.
둘 첫날밤이기도 하고 소설 묘사도 예뻐서 기대했는데 편집이 뚝뚝 끊어지고 짧아서 아쉽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