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서사 작품으로 괜찮다 이러고 영업했다가 끝으로 갈수록 좆망하는 경우가 많아서 계속 입닫고 보고 있었는데
여성서사!!<에 집중하지 않고 상업적이면서도 (너무 여성의 이야기를 쓰겠어! 하고 쓰면 그쪽으로 힘들어가서 좀 삐끗하는 경우가 많았음)
되게 영리하게? 기술좋게? 여성서사를 잘 빚어낸것같더라
일단 수절 과부가 밤에 몰래 돌아다니면서 의로운 일을 한다 라는 점 때문에라도 주변인이 여자인게 어색하지가 않음 ㅋㅋ 낮의 삶에는 여자뿐인게 당연하고
밤의 삶에서도 사회적인 여성 신분을 생각했을 때 그걸 비밀로 하고 지켜주고 함께 뜻을하는 사람들이 여성인게 이상하지 않아 가지고..
이렇게 여캐 비중 자체가 커지고 관계도 단순히 가족/연적 이런식의 관계가 아니라 뜻을 함께할 동지/은혜를 받은 사람/가족/악연 등등 여럿이 나오니까
여캐 자체도 캐릭터가 다양해져.. 너무좋음
여기에서 진짜 항상 아쉬웠던게 로맨스로 빠지면 루트1 : 이런 짱멋진 여주랑 엮이는 남캐의 매력을 보여주고싶음 > 여캐를 능가하는 능력자> 여캐너프
이렇게 가거나, 루트 2 : 이런 장멋진 여주가 연애를 하지만 짱멋짐을 유지하고싶어! > 여캐보다 낮은 능력치의 남캐 > 근데 매력치도 깎임 여주가 아까움 > 걍 상업적으로 노잼
이렇게 가는경우가 많았는데 이건 2로 가면서도 남캐가 연하미 뿜뿜하고 조력자로서 매력적인데 이게 로맨스 상대인 남캐로서 매력없어보이지않고 존나 귀여움 사려깊음도 뭔가 판타지인데도 판타지스럽지않고 (=느끼하지 않고) 자연스럽더라.
사실 로맨스물을 많이보진 못해서 탁 꼬집어서 어떤점이 다르다고 말은 못하겠는데, 항상 쎈 여캐가 액션하고 남자랑 엮일때면 뭔가 작위적인 느낌이 좀
강했거든 (여자인데 강하다! 라는 느낌에 너무 힘빡준 느낌?) 근데 여기선 여화가 짱쎈게 어색하지가 않아
그리고 지짜 개싫은게 결정적인 순간에 남캐한테 힘으로 밀리는 그런연출? 결국 ㅁㅁ도 여자였다..! 이런느낌이 드는 장면 나오는거인데
갠적으로 좌상대감 죽이려는거 수호가 말리러왔을때 그런 장면일까봐 걱정했거든 인데 액션이 잘 짜여서 그런지 그런 느낌이 없이 잘 풀어놨어 여화가
수호에게 저지당하는게 갑자기 힘의차이 완력차이떔에 그렇다는 느낌도 없었고, 거기다가 그렇게 막히면서 검의 비밀이랑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서 그 장면이
단순히 캐릭터에게 앞서 말한 그런 뉘앙스를 위해 만들어진게 아니라 스토리에 중요한 한 장면이 되잖아 그래서 더 덜 어색하구.
그리고 호판부인의 사용도 좋았어 피해자이지만 악한모습 단호하면서 고지식한모습이 보이는데 그게 너무 좋더라. 전형적인 가폭피해자라 안쓰럽고 무조건 막
착하고 이렇게 그려지지 않고, 지체높은 집안이라 결국 천출 이부동생에 대해서 경멸하는거 은장도의 사용처같은게 너무 매력적이었음. 보통 정에 휘둘리는게 여캐에 많이 쓰이는데 강필직이 누나한테 정 남아있는것도 그렇고, 또 여캐가 비정해지면 자칫 표독스러워보이고 좀 가벼워보이게되는데 캐릭터가 우아함을 잃지않아 좋았어. 그리고 꾸준히 나타나는 열녀에게 강요되는 자살을 사용하는 방식도 좋았음.. 쓸데없이 가련하고 선정적으로 죽는 여자들만 보다가 굳건하고 처절하게 끝까지 살아남는 여자들이 계속 나와서 좋았다. 특히 열녀로서 자결하는 방식으로 암살되려는걸 은장도로 벗어나는데선 카타르시스 쩔었어..
이렇게 여캐들도 소품도 하나하나 쓰임이나 배치가 너무..신경 안쓰고 만들었다기엔 너무 적재적소에 사용되어서 감동적이기까지했어.
첨엔 여화 오빠가 살아있길 바랐는데 마지막까지 끝나고 보니 여화 오빠가 남아있었다면 그래서 여화에게 소속된 가문이 남아있었따면 여화가 여화로서
살 수 있었을까? 했을때 오빠가 죽은게 베스트인거같고..ㅜㅜㅠ
간질간질하게 로맨스는 쓰면서도 키스씬 하나 나오지 않은게 너무 마음에 들었어. 결국 남녀관계로 깊게 다뤄질수록 주체적 여캐로 다루기엔 한계가 있게 되는법이더라고..
왕이나 조선시대상이랑 너무 안맞게 왕에게 무례해서 좀 잠깐 몰입이 빠지려고 했었는데, 생각해보면 가상의 조선이고 그냥 좆같은 열녀문화가 존재하는 나라라서 여주가 밤에 피는 꽃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주는것만으로 배경의 역할은 다 한거고 걍 딱 그만큼의 도구적으로 쓰였다 생각하니 마음 편해졌어.
조선시대는 거들 뿐이지 여화나 주변 여캐들의 고생담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이잖아 그때만큼 심하지 않지만 그건 전족이 하이힐이 되고 코르셋이 프로아나, 건강한 뼈말라가 되는 정도의 차이일 뿐인거지.. 그런 공감대 형성을 위한 배경정도로 쓰였다고 보니까 마음도 가벼웠고 사실 좆선의 좆같은 여혐고증을 꼭 완벽히 할 필요는 없지 싶고.
암튼 이래저래 여자한테 꼭 로맨스가 필요한건 아니다 라는 그 부분을 잘 살려준거같아 그 좌부승지랑 묘선인가? 얘네 사이가 진짜 에둘러둘러둘러~~ 표현되었고(나는 그냥 내 안의 뇌피셜로 좌부승지의 양녀가 되었다고 끝내버리겠따 ^^) 그 갑자기 기억안나네 그 의금부대장 막내딸래미랑 그 복면덕후랑 썸은 타는데 결혼 안하고 끝난것도 좋고 꽃님이 똘똘하게 공부하고 다들 돈벌고 사회생활하는거 나와서 좋고..이렇게까지 이악물고 로맨스를 해필리 에버 에프터로 끝내지 않은거까지 매력적이야!!!
말 하다보니 꽃님이!! 꽃님이도 진짜 꾸준히 잘 사용되었지.. 꼭 구해지고 어쩌고하는 인연이 아니라 서로 애틋하게 바라봐주고 하던 인연, 자수 심부름을 맡기던 그런것에서 연이 닿아서 서로 아껴주고 알아봐주는 관계가 형성되는게 너무 좋더라. 똘똘한 꽃님이 볼떄마다 이모는 왜 눈물이 나는지..?
옴니버스 형식으로 사건만 해결하는 시즌2같은게 나오면 참 좋겠지만 그럴리도 없고 그러면 로맨스가 진도 안나갈리가 없고... 이래저래 즌1로 박수치며 떠나보내야겠찌 ㅜㅜㅠ
볼수록 너무 재미있고 좋았어.
더해서 좌상대감이 죽지않고 존나 쳐맞은담에 영원히 작은 집 안에서 누구도 만나지못하고 사는, 이전까지 좌상땜에 여화가 겪던 고통을 겪게 만든거 너무 좋았음. 캬캬 이게 카르마^^?
참..너무 소중했다
다시봐도 너무 즐거울거같아
그리고 뒤로갈수록 수호배우 참 화면 잘받고 예뻐지더라 특히 오른쪽 측면에서 좌측얼굴 살짝 보이도록 틀어진 그 각도에서 굉장히 예뻤음
앞으로 다른곳에서도 반갑게 만나길!
여주 외의 여자 캐릭터는 다 여주 시기하고 미워하는 걸로 그리거나 자기가 미는 여자 캐릭터 때문에 다른 여자 캐릭터 망가뜨리는 작가들 보다가 여성 캐릭터들과 그 관계성을 이렇게 다양하게 잘 쓰는 작가는 처음 봐서 반가웠어 그것도 입봉이라니 놀랍고 호판 부인 악역이지만 입체적이고 우아하게 그린 것도 좋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