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넷플릭스로 보는 드라마인데... 글이 참 좋네.
이병헌 감독 맞나? 입담이 그렇게 좋다고...
1화의 벽을 넘기 힘들었는데 그걸 넘으니 드라마가 너무 사랑스럽다.
한주 제작사 신입 추재훈이 동거하는 여친과 파탄 나 있는 장면들 보고 있어.
나 아무 생각 없이 집에서 혼자 떡볶이 먹고 있는데...
추재훈이 회상 씬에서... 옛날에 여친이랑 지나가던 길의 꽃집 들어가는 장면 나오더라.
여친은 이쁘네 하고 시큰둥하고 추재훈이 꽃 보면 기분 좋아지잖아 하면서 헤실거려.
그러다가 꽃 한 송이 들어서 여친 옆에 대고 네가 꽃보다 이쁘다고 하는데
갑자기 그 장면에서 봇물처럼 눈물이 막 터짐...
여친은 민망해하고 재훈이는 꽃들 고르면서 꽃다발 만들어 오는 거야.
그 장면이 너무 서글프고 뭔가... 너무 사랑스러운데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라는 걸
추재훈도 알고 나도 알고 모두가 알고... 나도 그런 시간들이 있었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고...
행복했던 시간들은 너무 짧게 지나가고
이미 끝난 관계에 미련인 걸 알면서도 놓지 못하는
미련한 남자와 내 모습이 오버랩된 것 같아.
떡볶이 먹다가 이게 뭐래... 싶은데 코 풀면서 생쇼했네.
낄낄대며 보던 드라마인데 이 맛에 드라마 보나봐.
ㅋㅋ 뭐라 끝맺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모두 행쇼~ 토리들 좋은 한 주 보내.
한차례 울고 밥 먹었으니 일하러 가겠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