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직전,
마지막에 문 열려다가 말고 뒤 돌아서 덕임이 보잖아
16화에서는 정조가 밖으로 나간 채 직접 문 닫으면서 되게 장난스럽고 행복하게 웃어.
만족스럽겠지.
사랑하는 여인을 손에 넣었고
그 여인과 충분히 시간을 보냈고
그 여인은 언제든 자기가 오면 있고
자신은 이제 왕이니 백성을 위한 치세를 펼칠 수 있으니까.
그런데 덕임이를 잃고 나서는 다 의미가 없어.
그 흔한 만두국 하나에도 자꾸만 덕임이가 떠올라서 괴롭고
함께 나눈 순간 속 나만 행복해.
성군 소리를 들으면 뭐해
니가 없는데
사랑하는 네 손을 잡을 수가 없는데.
너 없이 다시 삶을 살아낼 자신이 없어.
외롭지도 그립지도 않았다는 건 거짓말이야.
이 문을 열고 나가면 전처럼 치세를 펼칠 수 있겠지.
죽지 않을 수 있겠지.
하지만 그게 과연 내 삶일까?
너를 다시 볼 수 없는
그 버석거리는 삶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이었을까?
그러고보니
너는 내것이었는데
나는 네것이었던 적이 없네.
너는 날 보고 그렇게 환하게 웃어주었던 적이 없어.
내가 나의 모든 걸 버리고 네 곁에 남고서야 내 손을 잡고 웃어주고 먼저 입 맞춰주더라.
그 작은 별당에서
무한히 같은 장면을 살더라도
너와 함께면 좋겠어.
그렇게 순간이 영원이 되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