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준이 하려고 한 자기 위로 처럼 단순히 소주를 마시겠다는 게 아니라
혜준이 마시던걸 혜준이 마시던 빨대로 마시쟎아.
술을 그냥 마시려고 한거면 굳이 그 대사를 안넣었을 것 같애.
잘린 대본에서는 유진이 더 직접적으로 고백하고 혜준이 직접적으로 제안하지만
방송된 버전에서
유진은 위로가 필요하다며 혜준의 숨결이 닿은 술을 공유하고
혜준은 그것을 묵인하고
유진은 괴물이 된 자신의 모습을 변명하고
혜준은 지금이라도 그늘에서 벗어나 괴물로 살지 말라고 위로하쟎아.
나는 그것이 진짜의 위로라고 생각하는게
이제까지 아무도 유진에게 그 말을 해 줄수 없었을거고
그 말을 해줄 가족은 더이상 그런 말을 할 상태가 아니고
그래서 유진이 혜준에게 지금 자신을 위로해달라고 말하고
혜준이 그걸 받아준걸로 보였어.
마찬가지로 간신히 유사가족으로 붙어있던 혜준이
그 일가족에게 누구보다 올바른 조언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혜준이
식구끼리라는 말로 쫓겨나왔쟎아.
식구는 밥을 같이 먹는 사이인데 혜준은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살아도
진짜 가족은 결국 아니었다는 냉정한 사실.
그래서 위로가 필요하다고 적이나 다름없는 제 옆에 앉은 유진의 말을 들어주고
가족이나 할 수 있는 따끔한 충고를 담담히 해준것 같아.
이전에 하던 독설과는 너무나 다른게
유진이 반박하며 일어서서 바라봤을때
혜준이의 눈빛이 너무나 슬프고 또 따뜻했거든.
가족이 없는 서로에게 대리 가족이 되어주는 모먼트.
결론은 둘이 찐 가족되어서
유진 지 엄마한테 돈으로 못해준거 풀라다가 만날 혜준한테 혼나고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