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한나, 비욘세, 카디비는 2018년 해외 연예계에서 가장 성공한 스타로 꼽히는 여성들이다. 이들의 피부색은 성공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을까?
일부 사람들은 컬러리즘(colorism)때문에 피부가 밝은 흑인 여성이 연예계에서 더 쉽게 성공한다고 주장한다.
컬러리즘은 인종차별에 기초한 것으로, 피부가 어두운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의미한다. 같은 흑인이라도 피부색이 비교적 밝은 흑인이 더 호의적인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다.
영국의 아티스트 라이어네스(Lioness) 또한 컬러리즘을 경험했다고 한다.
라이어네스는 BBC에 자신이 7년 동안 음악을 그만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어두운 피부색에 대한 편견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라이어네스는 "소속사 관계자들이 '피부색이 좀 더 밝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 말은 이치에 맞지도 않는 말이다. 내가 피부색이 밝으면 더 잘 될 수 있을 거라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같이 그 말을 들었고, 그땐 내가 어렸기도 해서 더욱 싫었다"며 "그들은 그 얘기를 반복했고 결국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그만둬야 했다"고 말했다.
밝은 피부의 흑인은 특혜를 받는다?
컬러리즘에 관한 논쟁은 2012년 영국 방송인 마야 자마(Maya Jama)가 어두운 피부의 흑인 여성을 조롱하는 "농담" 섞인 게시물을 트위터에 올린 이후 더 불거졌다.
일부 네티즌은 자마 또한 밝은 피부의 흑인이기 때문에 특혜를 받아 방송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마가 지금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건 밝은 피부 때문이기도 하다. 자마에게 주어지는 특혜 때문에 자마가 어두운 피부를 가진 흑인 여성에 관한 불쾌한 농담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자마는 2012년 당시 트위터에 "검은 피부의 여성들이 앰버 로즈(Amber Rose)처럼 되길 바라고 삭발을 하는데, 현실은 마이클 조던처럼 보인다"고 게시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자마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비욘세의 아버지인 메튜 노울즈(Matthew Knowls)도 일부 흑인들이 비교적 밝은 피부로 특혜를 받아 명성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딸인 비욘세 또한 밝은 피부색 덕분에 더 성공할 수 있었다며,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어두운 피부색을 지닌 팝스타는 없었다고 말했다.
2017년 이후 브리티쉬 탑 40위(British Top 40)에 든 여성 솔로 가수 68명 중 흑인 17명은 대부분 밝은 피부를 갖고 있다.
2017년 인기순위 10위에 오른 가수 비욘세, SZA, 레이, 리한나, 카디비, Ella Eyre, Kelli-Leigh, Stefflon Don
흑인 어머니와 백인 아버지를 둔 영국 가수 켈리-레이(Kelli-Leigh)는 "영국은 왠지 모르게 어두운 피부의 흑인 여성 아티스트들에 대한 문이 닫혀있다. 피부색이 아니라 사람 자체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프라이드 잡지(Pride Magazine)의 연예부 편집장 니콜 바셀은 "연예계에서 떠오르는 흑인 스타들과 가장 인기 많은 흑인 스타 대부분이 밝은 피부인 것에는 이유가 있다"며 "비욘세, 리한나는 분명 대단한 재능이 있지만 밝은 피부도 하나의 장점으로 작용했다. 어두운 피부를 가진 흑인 중에서도 똑같은 재능을 여성들이 또 있을 수도 있지만, 관심이 그들에게 향하지 않기 때문에 아예 모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컬러리즘이 인종차별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고, 같은 인종 내에서도 이를 경험한다고 말한다.
영국 버밍엄 시티 대학의 사회학과 교수 케인트 앤드류스는 "아름다운 것의 기준을 생각할 때, 흑인이 아래에, 유럽계 백인이 위에 있다는 인종차별적 생각이 바탕이 된다. 역사적으로 어두운 피부에서 멀어지고 밝은 피부에 가까워질수록 더 선하고, 순수하고, 아름답고, 지적으로 여겨져 왔다"고 말했다.
"밝은 피부로 깨어나기를 기도했다"
컬러리즘에 관한 논쟁이 벌어지는 건 연예계 뿐만이 아니다.
2017년 영국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 20위 안에 들었던 영화에 출연한 흑인 여배우들엔 조 셀다나와 테사 톰슨, 할리 베리, 나탈리 에마뉘엘이 있다.
4대 베스트 셀러 여성 잡지들(코스모폴리탄, 보그, 그라치아, 마리 클레르)은 2017년 1월부터 125개의 표지 중 리한나와 메건 마클, 비욘세, 제니퍼 허드슨을 포함해 9명의 흑인 여성을 표지 모델로 등장시켰다.
서식스 공작 부인 마클은 2015년 자신이 배우로서 "인종적으로 애매모호"하게 여겨졌다며 컬러리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마클은 엘르 잡지에 미국 법률 드라마 '슈츠(Suits)'에서 레이첼 제인 캐릭터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 중 하나가 피부색과 관련이 없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클은 "드라마 제작자들이 혼혈인이나 백인, 흑인을 찾고 있는게 아니었다. 제작자들은 그저 '레이첼'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블랙 팬서에서 '니키야'역을 맡은 배우 루피타 뇽오는 "밤처럼 검은 피부색" 때문에 놀림을 받은 경험이 있고 한때 밝은 피부를 가진 채로 잠에서 깨어나기를 기도했다며 "매일 (잠에서 깼을 때) 내 피부색이 어제처럼 어둡다는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변화의 시작
이에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작년 8월부터 영국 보그 잡지에서 에드워드 엔넨풀이 흑인으로는 최초로 편집장을 맡게 됐고, 5월호에는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여성들이 특집으로 실렸다.
배우 루피타 뇽오와 레티티아 라이트가 출연하는 영화 '블랙 팬서'는 어두운 피부를 가진 흑인 여성을 주연 배우로 내세운 영화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PR 회사 리즈 메튜스 PR(Liz Matthews PR)의 상무이사 조르단 미셸은 "현재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다양한 피부색을 지닌 흑인 여성들이 더 많아지고 있고, 그만큼 변화하고 상황이 진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좀 더 더양한 인종을 수용하게 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티스트 리오네스는 이들 초에 싱글 'DBT(Dead Black Ting)' 리믹스를 발표했다. 이 리믹스엔 어두운 피부색을 가진 흑인 여성 아티스트들이 피쳐링을 맡았다.
리오네스는 그가 어두운 피부색을 가졌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의 음악을 통해 "어떤 피부색이라도 우리는 한 인종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44411274
흑인 중에서도 혼혈이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