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공하!

흥미로운 꿈을 꿨는데 꼭 이야기 같아서 들고왔어.

그렇게 무섭지는 않아!





시작은 내가 어느 마을로 도착하는 것부터였어.

꿈에서 나는 남자였고, 어떤 새로운 마을에 의사로 머무르기로 되어 있어서 가는 거였거든.

그 마을은 진짜 산골에 있는 시골 같은 곳이었어. 아직도 곳곳에 초가집도 있는 그런 곳.


내가 머물기로 하면서 본래 이곳에서 의사로 사시던 분이 마을을 나가기로 하셔서 (서로 크로스하듯이) 나는 자연스럽게 그분네 집으로 갔어.

그 분이 그날 하루 나한테 이것 저것 알려주고 다음 날 아침에 떠나시기로 했거든

찾아간 집은 옛날 집이었는데, 꼭 무당처럼 하얀 소복을 입고 곱게 머리를 쪽진 분이 날 맞아주셨어. 


나를 맞이해 주실 때 그분 표정이 생각 나는데... 어, 기본적으로 침착했지만, 여전히 조금은 공포스러움이 담겨 있고 동시에 좀 들뜬 그런 모습이었어. 그리고 그 사이에 나에 대한 걱정이나 연민도 조금 엿보였음.


아무튼 그렇게 집을 소개 받고 그러면서 이것저것 배우는데, 집 곳곳에 뭔가 알 수 없는 단서같은 것들이 막 여기저기에 있는거야. 꼭 방탈출 할때 힌트 놓인 것처럼 그렇게.  가령 예를 들면 집 앞 평상에는 옛날 한글로 '달의 모양이 반으로 변하는 때에 ~' 막 이렇게 세로줄로 글씨가 파져 있고 그런 식..


그래서 그걸 진지하게 보고 있는데 그 여자분이 설명하던 걸 뚝 멈추시고는 나한테


"나도 말해주고 싶은데, 내가 지금 말해주면 아무런 효과가 없어요. 그건 알고 있죠? 부디 잘 찾아요.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야 해요."


라고 말하시는거야. 근데 난 이상하게도 그 이유를 알고 있었는지


"네, 그럼요. 잘 찾을게요."


하고 명심하듯 대답했어. 그렇게 오후를 보냈지. 밤이 되기 전에 여자분이 큰 다라이에 자기가 쓰던 그릇을 씻으려고 물을 찰랑찰랑하게 받아서 그릇을 넣어두고는 밖으로 나가서 뭘 하시는거야. 그리고는 돌아와서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둘이 그릇을 씻었어. 


그 사이에 밤이 되었는데, 쎄한 기운이 돌더니 창문 밖으로 이상한 게 돌아다니는 거야. 뭔가에 홀린 것처럼 창문 밖으로 그걸 바라보는데 그 분이 


"괜찮아요."


라고 말하시고는 날 방으로 데리고 가시더라고. 방에서 잘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밖에서 쿵쿵 거리는 소리가 나더라고. 좀 전에 그 이상한 것들이 돌아다니던 그 길 쪽으로. 방 안에 창문이 나 있어서 그 사이로 지나가는 게 보이는데 이번에는 조금 전에 본 거랑 차원이 다르게 큰 것들이 돌아다는데... 약간 왜 사자탈이나 해태처럼 상상 동물같은 괴상한 모양이었어. 사자탈과 해태는 귀엽기라도 하지... 이건 그냥 공포스러웠음. 


근데도 눈을 뗄 수 없어서 지켜보는 데 그 여자분이 창문 옆으로 몸을 숙여 앉으면서 나한테 몸을 숨기라는 거야. 그래서 장롱 쪽에 달라 붙어 몸을 누이고는 그걸 봤어. 그 여자분은 입을 꾹 가리고 곁눈질로 그것들이 집을 지나가는 걸 살폈어. 거의 다 지나가는데 어째선지 그것 중 하나의 커다란 눈과 내 눈이 마주친 기분이 들더라고.


그래도 아무런 문제 없이 스쳐 지나간 기분이 들어서 숨을 푹 내쉬는데 밖에서 쿵쿵 하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남. 근데 그 쿵쿵 소리를 듣자마자 여자분 얼굴이 새하얘지더니 갑자기 방에서 나가서 그릇을 씻었던 곳으로 가더라고. 그러고는 다급하게 어떤 그릇을 꺼냈는데 그 그릇 안이 마른 피로 덕지덕지 칠해져 있었어. 


그걸 보자마자 여자분이 내 손을 잡고는 다시 그 방으로 들어가서 이번에는 진짜 몸을 꼭꼭 숨기라는 거야. 그래서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는 기다렸어. 밖에서 쿵쿵 거리던 소리는 점점 커졌어. 그러더니 결국 문이 열리고 그때부터 밖에서 누가 그 여자분 이름을 불렀어.


"토리야."

"토리야."

"토리야."

"여기 있지 토리야."

"토리야. 나와 봐."


조금만 있으면 동이트는데, 여자 분은 그때를 기다리려던 건지 숨도 참으면서 그걸 지켜보고 있었거든. 창호지 쪽으로 뭔가가 어른거리더니 문이 열리고 뭔가 들어왔어. 나는 바닥쪽에 눕듯이 몸을 숨기고 있어서 그것의 위쪽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뭐가 들어온 것만 알았어. 그게 방에 들어오더니 다시 말을 하기 시작하는 거야. 꼭 노래를 하듯이


"토리야."

"토리야."

"토리 어딨어?"

"토리야, 내 머리를 그려줘."

"머리를 그려줘, 내 머리를 그려줘."


여자분은 종이에 뭔가를 꾹꾹 누르면서 쓰고 계셨어. 정신이 없어보였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처음 봤던 그 차분한 표정으로 나가서 그걸 마주했어. 


"머리를 그려드릴게요."


새하얀 종이에 검은 색 먹으로 그림이 그려졌는데, 그게 그것의 머리였나봐. 근데 그 여자분이 머리를 다 그리자마자 퍽 하고 그 여자분의 머리가 터진거야. 풀썩하고 몸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여자분이 미친듯이 눌렀던 종이가 내 쪽으로 날아왔고, 동이 텄어.


꼭 아무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방 안이 깨끗했어. 여자분의 시체도 뭐도 아무것도 없었어.. 

나한테 남은 건 그 여자분이 던진 종이 뿐이었는데, 손톱으로 꾹꾹 누르듯이 글을 쓴 거 같았어. 다 읽지는 못했는데, 무슨 밤을 조심하라고 했어. 2번 있을건데, 그 두번을 무사히 넘기려면 낮에 봤던 평상 아래에 기어 들어가서 밤을 새야한다고. 또 뭐가 많았는데 그러던 순간 밖에서 사람 목소리가 나는 거야.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더니 마을 사람들이 서 있었어.


"거 의사선생님이 새로 오셨는데 인사를 해야죠. 이전 선생님이 가버리셔서... 자자 인사들 해요. 그러니가 김.... 김 선생님?"


그 중 한분이 말을 꺼냈는데 그 순간 어째선지 본명을 다 밝히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입을 다물었어. 그랬더니 사람들이 내 이름을 막 추측하기 시작하더라고.


"토선생?"

"리선생?"

" 토리선생?"

"김토리???"





아쉽게도 꿈은 여기까지였다...

근데 신기한건 내가 이 꿈을 이전에도 꿨던 기분이 들어. 뭔가 낯설지 않은 그런 기분...

여튼 많이 무섭지는 않지만 토리들에게도 흥미로웠으면 좋겠당! 

  • tory_1 2019.09.29 20:59
    으스스하고 흥미로운 꿈이네ㅠㅜ 나폴리탄 괴담 같아서 재밌었오
  • W 2019.09.29 22:36

    재밌었다니 다행쓰,, 나도 내가 꿈에서 본래 내가 아니라 남자여서 그런지 이야기본 기분이여..

  • tory_2 2019.09.29 21:47
    2번남았다는 거..또 꿀수도 있다는 거 같다 꼭
  • W 2019.09.29 22:37

    ㅇ0ㅇ!!! 마, ㅁ마, 만약 그러면 또 글을 쪄올게.......!

  • tory_4 2019.09.30 00:5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4/13 12:51:52)
  • W 2019.09.30 03:06
    @4 근데... 3토리는 어디가고 1,2,4토리만 잇어......?
  • tory_6 2019.09.30 07:46
    @W ......어?
  • tory_7 2019.09.30 09:37
    @W

    쓴토리가 3톨 ㅋㅋㅋㅋ

  • W 2019.09.30 11:49
    @7

    호엥?? 진짜?? 나 원톨은 포함 늘 안되는줄 알고 잇엇는데.... 아니었어? ㅇ0ㅇ?! 요리방에서 글찌고 대댓 달아도 차곡차곡 잘... 쌓였는데.. 아이고 부끄러워 /ㅂ/

  • tory_5 2019.09.30 03:38

    너무 무섭다;;;;; 

  • tory_7 2019.09.30 09:37

    으스스하니 넘나 재밌게 읽었어. 뒷내용이 궁금해진다 

  • tory_8 2019.10.07 08:14

    잼난다. 2탄궁금ㅎㅎ

  • tory_9 2019.10.10 11:14
    진짜 꿈이라는게 안믿겨질정도로 재밋어.....ㅋㅋㅋㅋ 다음 얘기 궁금하다 ㅜㅜㅜㅜ
  • tory_10 2019.10.13 05:01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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