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글 보는 건 좋아하는데 실제로 글 써보긴 처음이네
혹시나 공지사항을 위반한다면 말해줘
수정할게
돌아가신 할머니가 찾아와서 집에 들어가게 문 열으라고 소리지르는 꿈을 꿨었는데
나랑 비슷한 경험이 있는 톨들이 있는지 궁금해서 글을 쓰게 됐어
몇 년전 일인데 너무 소름돋았어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
당시 난 장기 해외 체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어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가 우리 집에서 같이 살게 됐고 우리 집은 나 제외 모두가 남자야
학교다니면서 알바해서 집안 지원없이 해외를 갈거라고 말했었어
그 뒤는 예상이 가듯^^ 아빠가 어딜 여자가 위험하게 해외를 오래 나가있냐면서
니가 가면 할아버지랑 니네 오빠 밥은 누가 챙겨주냐며 끝까지 너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년이라고 계속 욕했어
나도 가만히 있는 성격은 아니라서 내가 내 미래 챙기는 게 뭐가 어때서 그렇냐면서
그게 이기적인 거라고 말한다면 난 기꺼이 이기적인 사람이 되겠다고 싸웠어
딸들은 살면서 처음 마주치는 남성인 아빠부터 이기라고 하잖아
매일이 전쟁이었어
내가 내 돈 벌어 가겠다는데 어쩔거냐며 오기가 생겨서 더 동기부여 받았지 내 성격도 참ㅋㅋㅋㅋ
잠 안자고 장학금 타면서 알바하며 돈모아 비행기 표 티켓도 구매했고 휴학 신청만 앞두고 있었을 때
악몽?을 꾸게 된거야
꿈은 우리집을 배경으로 난 호적메이트 방에서 걔랑 같이 플스 게임을 하고 있었어
원래 서로 방에서 게임하고 그래서 위화감을 못 느꼈어
방 구조를 말하자면 밑에 나오는그림판으로 급하게 그린 그림으로 설명할게
방에 베란다가 딸린 형태로 방문에서 가까운 베란다(베란다1) 쪽은 블라인드가 쳐져있어
바깥쪽 베란다 문쪽은 그냥 바로 밖이랑 이어져있고 베란다(베란다2)에는 세탁기랑 빨래 건조대가 있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오빠 방으로 쓰고 있고 빨래 널 게 있는 게 아니면 평소엔 베란다 문단속을 철저히 해
한참 나랑 걔랑 게임하고 있는데
그 시끄러운 게임 배경음악 속에서 누가 문 두드리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는 거야
똑똑
잘 못 들었나 싶어서 그냥 게임에 집중하는데
똑! 똑!
아까보다 크게 들리는거야
나랑 혈육이랑 서로 눈마주치고 뭐냐면서 소리가 들린 베란다 쪽을 쳐다봤어
블라인드를 걷으니 친할머니가 베란다 밖(베란다2 밖)에 서 계시더라고
평소 인상이 되게 좋으셨는데 눈까지 웃는 환한 미소를 입에 머금고
'문 열어줘.'
하고 말하는거야
우리가 멍청하니 쳐다보자
'들어가도 돼?'
하고 묻더라고
호적메이트가 홀린듯이 가서 베란다1쪽 문을 열었거든
그때 번뜩 정신이 차려지더라
할머니 돌아가신지 1년은 다 되가고
그리고 우리집 6층이란거
그게 다 생각이 나면서 소름돋는거야
저게 진짜 우리 할머닌지도 모르겠고 왜 나타난지도 모르겠고
일단 오빠 놈 팔 잡으면서 문열지 말랬거든
걔가 눈치없이 짜증내면서 으딜 잡냐면서 내 팔 뿌리치는거야
아니 할머니라고 할머니 추우신데 밖에 계신다고 문 열어드리자는 거야
평소엔 안 그러던 놈이 갑자기 장유유서 유교보이가 됐길래 어이가 없었거든
우리집 6층이라고 닌 저게 6층에 서있는거로 보이냐고
애초에 상반신만 보이는데 서있긴 하냐고
소리질렀거든
나도 무서워서 작게 말해야하는걸 까먹었어
그 때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는거야 주변 온도 훅 내려간 느낌 있잖아
베란다쪽 보니까
할머니가 무표정한 얼굴로 우리 쳐다보더니
쾅 하고 문 치더니
미친듯이 두드리는거야
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
계속 소리지르면서 같은 말 반복하면서 문 열라고 하는거야 미친
그 타이밍에 운좋게
헉!
소리 내면서 악몽에서 깼어
귀신이나 나쁜 마음을 가진 삿된 존재들은
집에 들어가려면 집주인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고 하잖아
그러니까 들어가도 되냐고 물어본거고
또 친근한 주변 사람 모습을 하고 나타나는 놈들이 그렇게 악질이라던데
내가 그때 호적메이트를 안 막았더라면 걔가 문열어 줬을 거고
할머니 모습으로 나타났으니 할아버지를 데려가려는 거 같은거야
허겁지겁 새벽에 할아버지 방가서 할아버지 깨웠잖아ㅠㅠㅠㅠㅠ
일어나라고 깨워가지고는
꿈이야기하면서 내가 없었으면 오빠야 새낀 멍청하게 집에 들였을거고
내가 해외간 사이에 할아버지 돌아가시면 어떡하냐면서
주절주절 거렸거든
너무 걱정되서 진지하게 해외 가지 말까 고민했었어
할아버지가 웃으면서 자긴 타고난 명이 길다면서 나 하고싶은 대로 다 하라고 하셔서
결국 해외 잘 갔다왔어
지금도 종종 생각나
와 진짜 그때 문 열어줬으면 어떻게 됐을까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