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여기저기 눈팅을 하다 보면 핫하다는 가게들이 있다.

개 중에는 이미 아는 곳도 있다.

나랑 잘 맞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케바케이니까.


사람들은 소문이 나면 정보를 공유해달라고 한다.

전에 한 번은 교환 관련 글이 있어서 문의를 남겼다.

다른 사람한테 댓글이 엄청 빨리 달렸는데 내 글에는 답이 없었다.

... 왜지? 내가 제시한 날짜가 그 사람이 가장 원하는 날짜이자 시간대였다.

한참 뒤에야 이미 내 차례가 지났지만 연락이 왔다.

레벨이 너무 낮아서 연락할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단다.


거짓말일지도 모르고, 먹튀일지도 모르고 여러 생각이 들었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니까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선의로 알려주었지만

정보를 받으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쓰윽 사라지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후기는커녕 고맙다는 말을 듣지 못한 적도 있다고 했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렇다.

맨 처음 갔던 타로랑 점집은 주변에 부탁으로 수소문하여 추천 받은 곳이었다.

그때 건너건너 받으면서 조건이 있었는데 후기를 공유해달라는 것이었다.

이후에 커피를 보낸 적도 있었는데 넌지시 뒤늦게 후기를 부탁한 경우도 있었다.

난 그다지 숨기는 편이 아니어서 개인적으로 정말 곤란하다 싶은 것이 아니면 아주 상세하게 말하는 편이다.


한번은 이런 적이 있었다.

개인적 어려움에 헤매느라 고민 끝에 점을 보기로 했다.

점을 보는 것이 어떤 해결책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갔다.

보고 온 나는 별 느낌이 없었다.

정작 후기를 전해 들은 분께서 내용에 충격(????????) 받고는 되레 미안하다고 하셨다.

보살님께서 그렇게 세게 말하는 분이 아니라며 마음 아파했는데

속으로 생각했다. 나 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 거야?

  

정보 공유도 별 생각 없이 많이 해주었는데

나도 고맙단 말조차 못 들은 적도 많다.

후기? 그게 뭘까. 받은 적이 손가락에 꼽는다.

내가 후기를 요청할 때는 나 혼자만이 아니라 보통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할 때 외에는 없다.

잘 맞추든 못 맞추든.


여럿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은 사람들이 꽤 있다.

예전에 속상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괜찮다.


나는 성격이 엄청 소심한 편이다.

수다를 좋아하지만 모르는 사람과는 잘 대화하지 않는다.

요상하게 친구 따라 타로 대기를 하다가 다른 사람과 말문을 터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그것도 인연인지 가끔 베테랑(???????) 같은 분들을 만난다.

그 분들한테 고민을 말하면 추천을 받을 때도 있다.

그리 자주, 많이 보는 편이 아니라서 꼭 찾아가는 건 아닌데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친구 따라 가서 대기하고 있다 온 적도 더러 있다.


최근에는 우연히 연락하는 분들이 생겼다.

딱히 드리는 건 없고 마찬가지로 딱히 받는 것도 없다.

연락이 금방 끊어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세 달이 넘어가고 있다.

가끔 그 분들의 후기를 듣는다.

후기에는 말 못할 고민이 감춰져 있다.

그러면 가만히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위로를 건네본다.

어떨 때는 그 분들이 나의 외로움을 발견하곤 위로해주곤 한다.


예전의 일이다.

예약을 하면 1년 넘게 걸린다고 해서 넣어두었다가 나조차도 잊고 있던 곳의 예약 날짜가 다가왔다.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필요한 사람에게 주어야겠다 싶어서 좀 멀리 건너 가게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내던 어느 날이었다.

갑자기 비싼 커피 쿠폰이 날아왔다. 

이게 뭔가 하고 보았다.

그때 내게 받아간 분이 한참이 지나서 고맙다고 보낸 것이었다.

이미 지난 일이었다.

바란 것도 아니었는데 값비싼 선물에 놀랐다.

나는 그 분이 누군지도 모르고

그 분 역시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다시 멀리 건너서 

나에게 그 분이 늦게 보내서 미안하다며 선물을 보내왔다.

얼떨떨했다.


선의를 보였다고 반드시 답이 오는 것은 아니다.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 마음에 의해 사람들은 마음을 닫곤 한다.

그러나 분명, 언젠가 아주 먼 곳에서 희미한 불빛처럼 다가올 때가 있다.


누군가의 선의를 기대기 전,

할 수 있는 데까진 노력해봐야지.


  • tory_1 2024.05.24 17:14

    난 독립투사들의 선의 때문에 우리들이 덕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

    바로 지금 나에게 안 올지도 모르지만 어딘가에서는 내 선의 때문에 다른 사람이 또 살아갈 수 있을지 몰라 

  • W 2024.05.24 17:4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4/05/25 13:03:00)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스칼렛 요한슨 X 채닝 테이텀 🎬 <플라이 미 투 더 문> 예매권 증정 3 2024.06.24 87
전체 【영화이벤트】 허광한 파격적 연기 변신 🎬 <만천과해> 시사회 41 2024.06.19 4646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89224
공지 게시물 작성으로부터 7일이 지난 뒤 삭제가능 2022.04.27 18993
공지 🚨🚨🚨🚨🚨 오픈카톡 및 연락처 공유 금지 🚨🚨🚨🚨🚨 8 2021.04.26 26949
공지 사주 사주와 만세력을 볼 줄 몰라 헤매는 토리를 위한 초보 가이드 139 2021.02.19 51392
공지 오컬트방 공지 87 2021.01.31 41499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25 기타잡담 그냥 인간관계 한탄 1 2024.06.23 116
1324 기타잡담 인생 분기점일때 원래 이래저래 다 안풀리니..? 1 2024.06.23 126
1323 기타잡담 창작톨들은 점 자주 봐? 3 2024.06.22 128
1322 기타잡담 오컬트방 은근 영험한 거 같음 5 2024.06.22 481
1321 기타잡담 가족 중 한명이 꿈에 나오면 1 2024.06.21 55
1320 기타잡담 어디서 봤지 귀인이 있다는 건 7 2024.06.21 583
1319 기타잡담 자미두수랑 기문둔갑 중에 뭐가 더 맞는 거 같아? 11 2024.06.20 267
1318 기타잡담 역마살이 있다고 항상 그런게아니라 사바사야?? 5 2024.06.20 240
1317 기타잡담 소소한 개운법 공유해보자 28 2024.06.19 665
1316 기타잡담 토리들 신들린 연애 봐?? 4 2024.06.19 341
1315 기타잡담 점 볼 때 무섭지 않아? 8 2024.06.19 273
1314 기타잡담 사주 어설프게나마 공부하니 돈 주고 안보게 되더라 6 2024.06.19 444
1313 기타잡담 개명 성명학 질문 (수정하고 다시 올림) 1 2024.06.19 74
1312 기타잡담 4 2024.06.18 136
1311 기타잡담 성형하면서 운이 바뀌는 경우가 있을까 9 2024.06.18 405
1310 기타잡담 토리들 살면서 진짜 운 좋았던 경험 있어? 6 2024.06.18 398
1309 기타잡담 단교각살 방지? 2024.06.18 122
1308 기타잡담 타로 입문 무하 vs 스미스웨이트 선택해주라! 6 2024.06.17 114
1307 기타잡담 오컬트방 토리들 구독하는 유튜버 있어? 19 2024.06.16 685
1306 기타잡담 어플 백점 오늘의 운세 신기해 3 2024.06.16 430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2 3 4 5 6 7 8 9 10 ...
/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