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reddit.com/r/shortscarystories/comments/df5ml0/bathroom_window/



창문을 달기에 최악의 장소는?: 화장실이다.
이해가 안 갈 수도 있다. 화장실은 원래 창문이 달려 있지 않나? 그러나 우리 집 화장실은, 샤워기와 욕조가 일체형이고, 멋진 창문이 바로 거기 달려 있다. 욕조보다 윗쪽이고 샤워기보다 아랫쪽이다. 창문이 불투명 유리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우리 집 창문은 그냥 엄청 투명한 일반 유리다. 커튼을 달 수가 없으니까(당연히 샤워 물 때문에) 우리 부모님은 불투명 창문 효과를 내는 스티커를 붙였다.



그런데 가장자리 틈으로 투명한 유리창이 남아서 바깥이 보였다. 창 밖에 주차장이랑 다른 아파트가 있어서 더 최악이었다. 자라면서 그 창문은 내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이상하게 괴담에 빠진 것도 한 몫 했으리라 본다. 글 하나만 읽어도 며칠 밤을 못 자면서. 샤워할 땐 최대한 빨리 끝내곤 했다. 크고 까만 형체가 유리에 얼굴을 누르는 상상이나, 쇠약한 노파가 창을 두드리는 상상, 또는 건너편 아파트에 사는 기분 나쁜 남자가 투명한 틈을 통해 들여다보는 상상을 하면서.



당연히 그런 상상을 떨쳐내려 애썼다. 작은 틈이 있어봤자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창문은 14층 높이에 있으니까 등반의 고수가 아닌 이상 바깥에서 우리 집 화장실에 침입할 수 없다. 게다가 미지의 생물이 등반을 잘 해도 창문은 어린 아이한테나 맞는 크기다. 내 상상 속 괴물은 그렇게 작은 곳을 지나갈 수 없었다. 오히려 우리 집엔 더 큰 창문들이 많으니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그 창문은 내 맘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사실은 샴푸를 하는 동안 심심하니까 재미삼아 스티커 너머로 까만 창 밖을 보며 무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친 거라고 본다. 크면서 괴물이 실재하지 않는단 걸 깨닫고 창 밖에서 날 노리는 존재들은 전부 허구란 생각에 안심했다. 작고 마른 내가 못 지나가는데 뭐가 지나갈 수 있겠어?



지금은 어린 시절 나 자신의 공포에 대해 비웃음밖엔 나오지 않는다. 욕조에 앉아 잠근 문을 보며, 엄마의 숨 막히는 비명과 우리 집에 침입한 남자의 성난 고함을 들으며, 내 마음은 또다시 화장실 창문 생각으로 꽉 차버린다. 나는 절대 통과할 수 없는, 14층 높이의 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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