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나는 교통사고로 한 아이를 죽였다.
끔찍한 죄책감을 느끼며, 나는 아이의 부모에게 말했다. 할 수만 있다면 그 애 대신 죽고싶노라고.
삼 주 뒤, 새로운 의료 기술이 발표되었다.한 생명을 담보로 또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수술법이었다.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르기 전까지, 나는 내 살려는 의지가 남아있었음을 잊고 있었다.

나는 아이의 부모 옆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응급실에서 의사가 나와, 둘에게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이의 부모가 짓는 표정을 두 눈에 담은 순간, 나는 다시금 죽고싶다고 생각했다. 부부의 아들을 죽인 것은 나였다.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이의 장기가 받은 충격은 생명유지 장치와 혼수상태라는 두 진창의 손에 소년을 떨어뜨렸다. 의사들은 소년이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소년의 부모에게 용서를 빌었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대신 죽고싶노라고 외쳤다. 
아이의 엄마는 그저 희망을 잃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의 얼굴은 잊을 수가 없었다. 그 분노, 고통, 경멸에 가득 찬 얼굴은.
어쩌면 소년의 아버지는 내 발악이 얼마나 속 빈 거짓말인지 눈치챘기에 그토록 분노하고 고통스러워했을지 모른다. 나조차도 당시에는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거짓인줄 알지 못했는데 말이다.



새로 개발된 뇌 이식 기술 뉴스가 발표되었을 때, 내가 느낀 감정은 결코 안도감이 아니었다. 내가 느낀 것은 오직 공포 뿐이었다. 소년의 부모가 내 뒤를 쫓아 내 몸을 포기하라고, 내 입으로 내뱉은 정의를 실천하라고 소리치지 않을까, 나는 두려움에 떨었다.
나는 하루하루 그들의 전화가 올까 벌벌 떨며 지냈지만, 날이 지날수록 그럴 가능성은 점점 옅어져갔다.

어느 날,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무심코 현관문을 연 나는 심장이 덜컥 멈추는 것을 느꼈다. 그곳에는 소년의 부모가 서있었다. 소년의 아빠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소년의 엄마는 그를 보호하는 어미새처럼 중년의 남자를 한 팔로 꼬옥 껴안고 있었다.

나는 얼어붙었다. 한 단어가 간신히 입술 사이를 비집고 나오려 하고 있을 뿐이었다. "난 못해요."
어물거림이 소리가 되어 내뱉어지기 직전에, 남자가 입을 열었다.


"...당신을 용서한다고 전해주라더군요." 아이의 아버지가 말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소년은 둘에게 마지막 담소를 나눌 기회도 주지 못한 채 그 날 세상을 등졌었다.

"누가 말입니까?"
나는 물었다. 의사들이 틀렸었기를, 소년이 자리를 훌훌 털고 말끔히 살아났기를 감히 바라며.

남자는 모자를 벗어 손에 쥐었다. 발갛게 충혈된 이마의 수술 흉터가 드러나 보였다.



"제 아빠가요."

  • tory_1 2019.05.23 10:39
    헉 마지막에 진짜 소름 돋았어
  • tory_2 2019.05.23 10:40

    ㅠㅠ..아부지..

  • tory_3 2019.05.23 10:43
    ㅠㅠ
  • tory_4 2019.05.23 11:24

    아이고 아부지 ㅠㅠㅠㅠ

  • tory_5 2019.05.23 11:53

    마지막ㅠㅠㅠㅠㅠㅠ

  • tory_6 2019.05.23 12:50
    이건 무섭다기 보다는 슬프다ㅠㅜ아부지ㅜㅠ그토록 원망했건만 결국 용서했어ㅠㅠ
  • tory_7 2019.05.23 13:37

    헐..아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tory_8 2019.05.23 14:15
    와 소름이야..... 길게 만들어서 영화같은거 나와도 소름이겠다ㅠㅠ내면 심리 보여주면서
  • tory_9 2019.05.23 14:16

    아빠..ㅠㅠㅠㅠㅠㅠㅠㅠ

  • tory_10 2019.05.23 15:20
    ㅠㅠㅠㅠㅠ 아부지
  • tory_11 2019.05.23 15:40
    와 이거 진짜 좋다
  • W 2019.05.23 15:41

    구치? 레딧은 이런글이 너무 좋더라... 

  • tory_13 2019.05.23 16:56

    ㅠㅠㅠ아부지,,,

  • tory_14 2019.05.23 17:03

    눈물난다ㅠㅠㅠㅠㅠ 너무 가슴아프다. 

  • tory_15 2019.05.23 19:32
    와 세상에.. 진짜 상상도 못했다ㅠㅠㅠ
  • tory_16 2019.05.23 20:06

    헐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 tory_17 2019.05.23 20:46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12/18 08:50:43)
  • tory_18 2019.05.23 21:02
    아 너무 슬퍼...ㅠㅠ
  • tory_19 2019.05.24 03:09
    ㅠㅠㅠㅠ
  • tory_20 2019.05.24 09:39
    슬프다..
  • tory_21 2019.05.24 10:42

    아... 진짜 먹먹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

  • tory_22 2019.05.24 12:20
    와 시발 ㅠㅠㅠㅠㅠ 부모는 진짜 대단해ㅠㅠㅠㅠㅠ
  • tory_23 2019.05.24 12:43
    ㅠㅠㅠ..
  • tory_24 2019.05.24 13:22

    마음 아프다ㅠㅠ 저새끼는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해 괴로움에 고통치면서

  • tory_25 2019.05.24 14:19
    ㅁㅊ..
  • tory_26 2019.05.24 16:01

    헐 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라면 죽어도 용서 못 할 것 같은데ㅠㅠㅠㅠㅠㅠㅠ

  • tory_27 2019.05.24 18:21

    ㅠㅠㅠ 머리가 띵해진다....ㅠㅠㅠㅠㅠㅠㅠㅠ

  • tory_28 2019.05.25 14:04

    아버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

  • tory_29 2019.05.26 02:51
    뭔가 영드 블랙미러같아. ㅠㅠ 이런류 좋음 ㅠㅠ
  • tory_30 2019.05.26 08:36
    아 왜 눈물 나냐...ㅠㅠ
  • tory_31 2019.05.27 15:14

    ㅜㅜㅜㅜ헉

  • tory_32 2019.06.06 01:51

    헐..아빠......

  • tory_33 2019.06.13 17:12

    아부지.... 아 정말 ㅠㅠㅠㅠ 대박이다

  • tory_34 2019.07.09 20:23

    ㅁㅊ 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너무 슬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tory_35 2019.07.24 11:31

    하... 아버지..ㅠㅠ

  • tory_36 2023.02.07 17:22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6/20 0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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