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무니 얘기니깐 카테는 괴담으로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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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울 엄마가 초등학교시절 겪었던 일이야.
지금으로부터 50년쯤 전 울 엄마는 꼬꼬마 국민학교 학생이었대.
외할아버지가 워낙 잘 벌어오셔서 엄마도 걍 국립학교보단 좀더 좋은? 사립재단의 학교(?)에 다녔었나봐. 여하튼 부자아이들만 다니는 그런 부띠끄한 초등학교였다고 하시더라고.
사립초등학교 다녀본 톨들은 알지도 모르겠지만.. 초등학교인데도 시설 진짜 장난아니거든;; 나 다녔던 곳은 (정말 쓰잘데기없지만) 과학실 책상을 전부 대리석으로 바꾸고, 학교에 연못만들고, 수천만원짜리 나무 심어놓고, 미니동물원 만들고.. 뭐 여하튼 교장변덕에 맞춰 수억원 드는 초호화 리모델링을 허구언날 했었어.
근데 예나 지금이나 같았던지 50년전 국민학교에서도 그런식의 허세(?)가 있었나봐. 누구 생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어느날부턴가 학교에서 운동장에 냇가;;를 만들겠다며 공사를 시작했대.
운동장 정 중앙에서 냇가를 만들겠다고 땅파고 공사하고 있으니 사실 얼마나 위험했겠어? 그런데 역시나 우리나라 안전불감증 국가쟈나여..ㅎ 안전바나 그런건 고사하고 지나가던 학생들 아무나 가까이 가서 구경할 수 있는 그런 정도였나봐.
그러다 이게 일이 터진거지
하루는 방과후에 집에가던 애들중 호기심 많은 남자애 대여섯명이 그 공사현장 가까이 구경하러 간거야. 아무리 50년 전이라지만 인부가 봤다면 쫓아냈을텐데 운나쁘게 아무도 얘네를 못봤던거고.
근데 공사도중 사고가 난거야. 작업현장에서 일종의 폭발이 일어난거지. 사실 폭발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았나봐. 가장 가까이 있었던 인부도 별로 다치지 않았던걸 보면.
그런데 폭발하면서 순식간에 날아간 잔해? 공사도구?가 그 초등학생 여섯명 중 한명에게 맞은거지.
울 엄마가 기억하기론 그 애가 정말 영화의 한장면처럼, 그자리에서 목이 뎅겅 잘려나갔대. 뭐 말할필요도 없이 애는 즉사한거고..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방과후 수많은 애들이 보고있는데 학생 하나가 목이 잘려 죽었으니.. 학교가 얼마나 뒤집혔을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
엄마 기억으론 결국 그 교장은 물러나고 학생들 다같이 장례치르고 뭐 그랬다고 하더라고. 갠적으로 이 얘기 엄마한테 들으면서 그 상황을 상상하니 너무 소름끼쳤었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목이 잘려 죽은 아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