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https://music.youtube.com/watch?v=4WEC-gjR6x0
(음악은 뷔페 팬이 만들었대 글제목과도 같음)



도슨트 설명은 오늘 마지막 날, 마지막 타임에 들었어
표 찾는 예매줄은 한산했지만
안에 들어가니 복작복작
먼저 쓱 둘러보고 6시부터 설명 시작.
사람들이 한...6,70명 정도 되었던 듯.
도슨트님은 전체적인 구성과 스토리텔링을 잘 하시더라

그래도 혹시나해서 미리 뷔페에 대해 찾아보긴 했어
자료가 없긴 없더라
위키백과 인명사전에도 짧은 설명.
그치만 그림은 왠지 스포같아서 곁눈질만 보고
실제로 그림을 봤을 땐,

와 내 스타일 아니다아.......ㅋ

좀 심미적이고 탐미주의끼가 있어서
화려하고 예뻐야 잘 봤다하는 편인데
이번 전시회 그림들을 보고
이전까진 눈이 즐거운데 그쳤다면
뷔페전은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이쒀!

첫인상은 암울, 우울, 으스스, 딱딱함
뭐 이정도였는데, 대형 작품을 볼 땐
한동안 계속 서 있었어
피카소가 한동안 자리를 못뜨고 봤던
<닭을 들고 있는 여인>은 이상한데 좋아

<에코르세> 연작은 가까이 못다가갔어
색에 대일것 같은 느낌?
보통 그로테스크한 그림들을 보면
불쾌하고 찝찝한데 뷔페는 그거랑은 다른 느낌.


10대때 정물화 그림들은
미알못인 내가 봐왔던 탐스러운 과일과 소품들이 아니라
탁한 색감에 미니멀하게 보였는데
처음엔 일부러 의도한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현실이 미니멀해질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 상황이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고자 하는 뷔페의 욕구를 그림 속의 수많은 스크래치가 인상적이었음.
이런거 몰랐으면 아 뭘 많이 긁어놓았네 하고 지나갔겠지..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재미가 있나봐


생을 마감하기 전,
아나벨에게 수없이 물었던 혹은 스스로에게 되내었던
질문처럼 뷔페는 그릴 수 밖에 없는 삶이라는 생각.

나는 내 일을 즐겁게 하고 있지만
이게 삶이고 존재를 증명하진 않아
그냥 나라는 큰 카테코리의 '일부분'일 뿐이지

뷔페는'전체'인 것 같더라고.
단지 그릴 뿐이라는 그의 말처럼
애초에 뷔페에게는 노동의 개념이 포함된 일이 아니었겠지
죽을 때까지 매일을 하루 10시간씩이상 그린다는 건...

그래서 뷔페 생애는 그림과 사랑말고는 불순물이 없어보여 쭉뻗은 선들의 그림들처럼.
예전에 누군가가 가장 완벽한 것은
곡선이 아니라 직선이다 라고 했던 말이 기억났는데
내가 해석하기론 곡선은 자유분방하지만
결국 양쪽의 끝을 잡고 쭉 잡아당기면 직선이 되니까
곡선은 직선의 전단계, 미완성이므로
직선에 이미 모든 것이 포함되어있기 때문..

완벽한 그림을 그리는 다가진 남자의 삶의 끝은,
다수의 예술가들 자살은
박경리 작가님이 일본 문인들을 향해 말씀하셨던
갸냘픈 로맨티시즘, 정신적 나약함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예술적 욕망에 도취되어 폭력 마약 난잡한 성생활을 자기 연민으로 합리화 시키는 사람들도 많은데
뷔페는 그게 없는거 같더라.
욕망 자체가 그리고 또 그리고 그리는 것 뿐.
그래서 그의 마지막 선택이 너어무 아쉽고 이해가 되고 마음 아프고 그래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도 <La mort, 죽음10>
생이 꺼져가는 그 순간에도
해골안에 타고있는 심장처럼
다시 태어나도 화가로 살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절실하게 느껴져서
뷔페에게 이생의 죽음은 탄생의 씨앗처럼,
아이러니하게도 희망같은.


그러고보면 누군가의 그림이
너무 좋을 때는
생애를 알고나서부터 인 것 같아
특히 그림으로 대화하는 화가들은 더더욱.

마무리는 얼굴까지 다하신 뷔페 어라버니 사진으로




https://img.dmitory.com/img/201909/4oF/mM2/4oFmM2n1ZuAIO6ISqAGAow.jpg



우리에게는 수없이 많은 어제와


하나뿐인 오늘이 있다



https://img.dmitory.com/img/201909/2Fg/Y6i/2FgY6ip040wiU28OQ8omCO.jpg



그러나 내일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물어보게 된다


당신은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요?



https://img.dmitory.com/img/201909/3yR/pDS/3yRpDSFR2o6OOUKkQMiCGS.jpg





"모르겠어요.. 아마도 광대인거 같아요"
  • tory_1 2019.09.14 02:01

    심지어 얼굴도 잘생기셨구나....

  • W 2019.09.14 09:11
    잘생겼지 키크지(주위 사람들 말로는 약간 부끄러움도 타고 그렇게 착했대 ) 아내는 당대 최고 연예인이지 돈 많지..도슨트 말대로 질투와 시기 쩔거 같았음. 그래서 프랑스에서 이제 박물관을 짓고 있다는 게 쪼큼 괘심하기도 하더라 ㅋㅋ
  • tory_2 2019.09.14 03:34
    못갔는데 아쉽다
  • W 2019.09.14 09:12
    15일까지야! 도슨트는 끝났지만 그래도 원화로 꼭 보는게 좋을거 같기도 해 나 그림 정말 모리는데 다르더라 확실히
  • tory_3 2019.09.14 09:10
    ㅠㅠ난 결국 도슨트는 못듣고 오늘 전시보러가는데 토리야 글 고마워
  • W 2019.09.14 09:14
    느즈막하게 가는 거 추천! 어제 도슨트 설명있었는데도 다섯시 넘어서 가니까 적어도 예매줄 웨이팅은 하나도 없었엉
  • tory_5 2019.09.14 11:50

    나 연휴전날 갔었는데 도슨트 한 .. 백명넘게 같이 들은듯 ㅋㅋㅋㅋ 

    마지막 .. '광대'로 기억되고싶다는 말에 뭔가 울컥했었다 ㅠㅠ

  • tory_7 2019.09.14 12:49
    나도 연휴 전날 6시 도슨트 갔는데 진짜 백명 훨씬 넘게 들은듯ㅋㅋ그래도너무좋았어ㅠ
  • W 2019.09.15 09:01
    정말 순수하지 않니?!ㅠㅜ 간혹 화가와 그림의 관계가 1도 없는 경우가 있는데 뷔페는 그림이고 그림이 곧 뷔페여서 순수함이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베르나르 뷔페 ㅠㅜ
  • tory_6 2019.09.14 12:4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2 13:34:31)
  • W 2019.09.15 08:58
    맞아 임패스토!! ㅋㅋ꼭 아는 체 하라며 ㅋㅋ중국 화병 그림이었나 물감이 정말 두꺼워서 이것도 인상적이었는데 도록을 다시보니 이래서 실제로 봐야하는 구나 싶더라 이름도 베르나르 뷔페여..다가졌네 진짜 특히 자기연민 조차 오로지 그림만으로 풀어내는게 bbbbb
  • tory_8 2019.09.14 13:3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1/30 18:19:17)
  • tory_9 2019.09.14 13:47
    응 차이 엄청나더라ㅜㅜㅜ 나 처음에 오디오로 듣다가 며칠전에 다시 가서 도슨트 들었는데 진짜 달라ㅜㅜㅜㅜㅜ 사실 오디오 녹음한 배우분 때문에 좀 실망했었거든 그림은 너무 좋았는데ㅜㅜ 기회되면 도슨트 들어봐 톨아
  • W 2019.09.15 09:04
    아숩다 ㅠㅜ난 오늘 오디오 가드를 한번 거 들어보고 싶어서 가볾까 고민 중이야
  • tory_10 2019.09.14 19:17

    원화여서 너무 좋았어ㅜㅜ

  • W 2019.09.15 09:04
    응응 이래서 원화 원화 하는구나 싶었어 넘나 만족스러웠음
  • tory_11 2019.09.15 02:10

    글 너무 좋다!  노래들으니깐 전시때 느꼈던 감정들이 다시 생각나네
    올해 봤던 전시중 제일 여운이 많이 남는 것 같아

  • W 2019.09.15 09:10
    읽어줘서 고마워! 전시보고 집에 와서 잠들 때까지 노래 틀어놓고 뷔페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곱씹어보고 했었어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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