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죄와 벌> 김수영(1963.10)


남에게 희생을 당한 만한

충분한 각오를 가진 사람만이

살인을 한다.

 

그러나 우산대로 여편네를 때려눕혔을 때

우리들의 옆에서는

어린 놈이 울었고

비 오는 거리에는

40명가량의 취객들이

모여들었고

집에 돌아와서

제일 마음에 꺼리는 것이

아는 사람이

이 캄캄한 범행의 현장을

보았는가 하는 일이었다.

-아니 그보다도 먼저

아까운 것이

지우산을 현장에 버리고 온 일이었다.


나는 국문과를 졸업했어.

여자 선생님들 수업을 유독 좋아했고 수업에서 여성학 테마를 좋아했음. 내자신이 왜그러는지도 모르고 그냥 좋았음. 아빠때문에 남자한테 이미 환멸 느꼈었나봄.

학부시절엔 치우쳐듣지 말고 어학 문학 골고루 들으라던 노선생님의 조언을 수업시간에 들었지만 실천하지 못함. 어학 수업은 어려워서 잘 안듣고 문학수업만 엄청 들었음.

내 모든 문학수업 레포트 주제는 일제감정기의 울분 현대사회의 인간성 상실 가난으로 인한 힘겨운 삶 그리고 엄마엄마엄마였음.

누가 내 레포트 보면 아빠없는 애인줄 알았을 것 - 전쟁을 겪은 우리 현대 문학에서 아버지 부재가 특징이긴 한데 내글에서의 아버지 부재는 한남의 그 감성과는 좀 다름.

엄마 때리는 아빠 다단계 사이비 지 기분 안내켜서 돈안주고 되려 수시로 술상엎고 대출해달라 땡깡피워 빚지우는 아빠는 쪽팔려서/엄마가 아빠 얘기 남한테 하지 말래서 글에서 아예 존재를 찾아볼수 없고

혼자 고생스럽게 우리를 키우는 엄마의 처지에 대한 울분 안타까움만 있을뿐

그래서 나는 가부장적이더라도 확실히 가족의 경제를 책임지는 한남을 그래도 낫다고 여기게 됨

입바른 말은 혼자 다하며 가족들이 돈한푼이라도 아끼는건 화내고 비웃고 왜그렇게 사냐고 눈치주고 괴롭히면서 가족들이 돈한푼이라도 있는거 보면 아득바득 아까워서 자기 헛짓거리에 쓰려고 다빼앗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위선이 너무 싫어서 차라리 위악이 낫다고 생각하게 됨

나는 그래서 현대문학사 등등의 시간에 배운 집안에서 어릴적 억지로 결혼시킨 마누라는 따로요 진짜 사랑하는 애인은 따로있다는 위선적인 구한말 일제시대 한남들이 ㅈㄴ 싫었고 현대시론 시간에 마누라는 ㅈㄴ게 팼지만 완전 쩌는 시인이라고 배운 마누라 패는 김수영이 진짜 ㅈㄴㅈㄴㅈㄴ 싫었고 위악이든 걍 인간이 자기 내뱉는 말과 똑같은 것이든 솔직한 김훈이 좋았고(근데 여성기집착 너무 심하고 아는 거 ㅈ도 없이 묘사하는게 너무 웃겨서 이제 안좋아함 싫은게 아니고 어우 저질 수준낮아서 빨려고해도 빨수가없군.. 이런 거) 현대작가론때 소설 못쓴다고 디스당하고 실제 잃어보니 진짜 못써서 웃겼지만 개소리하는 한남들이랑 열시미 싸우며 시대를 앞서간 나혜석이 좋았고 현대문학사때 배운 일제강점기 지식인임에도 운동하는 한남 뒷바라지하며 고생하며 산 강경애의 작품은 너무 읽기가 괴롭고 고통스러웠음 여자의 삶이란 너무 비참해서

현대극작가론 때 배운 한국현대희곡의 거장이 최근 오랜기간 성폭력으로 미투 터지고 현대시론 때 배운 시인이 성폭력 미투 터지고

학부시절 수업들은 학과교수 미투터지고 내지인도 피해자임

https://nomadist.tistory.com/m/598

인터넷 김수영 마누라 때린거 검색하니 수유너머(학부시절부터 들어봄 유명 연구학회?일거야 우리선생님도 여기서 활동하셨었음)의 관련 비평?자료 있어서 링크걺 신문칼럼보다 이런 게 나음

전에 시이유인가에 요즘 문단에 여성작가들 좋은 작가 많다고 소개해준 글 보고 좋았어. ㅈㄴ 내면의 모순 느끼면서 마누라줘패고 친일하고 군부독재 옹호했지만 문학성 쩐다던 작가들 스트레스받으면서 놓지 못했던 과거는 탈피할수있구나 싶어서.

문학성 좋아서 빨았지만 마누라 패고 성추행하던 한남작가들 혹시 모를까봐 작품은 즐기더라도 알고서 즐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글썼음

결론은 풀에 빗댄 민중의 정신 노래한 시인 김수영 서정주 이후 세대에서 가장 쩌는 시인이라고 손꼽히는 김수영 마누라 팬걸로 유명하다

  • tory_1 2020.10.26 01:29
    김수영이 아내팬거 처음알았어. 존나배신감 씨발
  • W 2020.10.26 01:50
    현대시론 시간에 다른 작가 보다 몇배의 강의시수 할애해서 배우는 김수영 ㅋㅋㅋㅋ
    난 마누라팬걸 수업시간에 배웠는데 아니면 잘 모를 것 같아서 시 좋아하더라도 알고 좋아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글썼어
  • tory_1 2020.10.26 05:30
    @W 김수영 수능에도 엄청 나오잖아ㅜ 진짜배신감 쩔어
  • tory_3 2020.10.26 02:29

    헐.. 톨 덕분에 알고간다 나중에 또 읽어보려고 스크랩했어 글 쪄줘서 고마워 

  • tory_4 2020.10.26 09:37

    난 예전에 졸업해서 내 테마는 일제강점기 남성 지식인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내가 과거로 돌아가면 전혀 달랐을텐데

    난 그 당시 페미니즘 비평에 대해 관심이 1도 없었다.


    교수님도 좋은 분이긴 했지만 남자 소설가들이랑 술먹으러 다니던 얘기 자주 하시던...

    그 뒤로 문단 술자리에서 일어난 성추행 이런 거 얘기 들으면 교수님이 아련히 떠오르지요.

  • tory_5 2020.10.26 10:58
    문학계 미투에 분개했으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다른 유우명 남성문학가들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왜 못했을까
    김수영 가정폭력범이었다니 완전 깬다 진짜 찌질이 김수영 너무나 공감되는 제목이다
  • tory_6 2020.10.26 11:45
    김수영 시 ‘죄와 벌’이 사람들 보는 밖에서 우산으로 아내 뚜드러패던 걸 시로 쓴 거잖어..

    罪와 罰

    남에게 犧牲을 당할만한
    충분한 각오를 가진 사람만이
    殺人을 한다

    그러나 우산대로
    여편네를 때려눕혔을 때
    우리들의 옆에서는
    어린놈이 울었고
    비오는 거리에는
    四十명가량의 醉客들이
    모여들었고
    집에 돌아와서
    제일 마음에 꺼리는 것이
    아는 사람이
    이 캄캄한 犯行의 現場을
    보았는가 하는 일이었다
    ―아니 그보다도 먼저
    아까운 것이
    지우산을 現場에 버리고 온 일이었다
  • tory_11 2020.11.05 18:15
    이 게 뭔 좆 같은 시야 ㅡㅡ
    와 첨 봣네
  • tory_7 2020.10.26 15:21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2/05 11:21:42)
  • W 2020.11.12 04:07
    그시절 한남들 전부 그랬을걸 그시절 사료보면 그게 유행이었음ㅠ 결혼은 집안에서 시킨 여자와 진정한 사랑은 다른 여자와
  • tory_8 2020.10.29 14:16

    난 내친구가 수유너머 저기에 선생급으로 있는 대머리 유부남한테 강제키스당한 이후로 저기 글도 보지 않아 

    나는 문창토린데 생각해보면 나도 페미니즘 문학 여성학 여성문학 때문에 전공하겠다고 마음먹은거나 다름없어

    진짜 고은같은 나부랭이 아니고 한강 작가, 김혜순 작가 너무 잘되서 다행이야 ㅠㅠ 

  • tory_9 2020.10.29 22:56

    안 그래도 수유너머 2-3년 전 여름 쯤 미투 내부고발 나왔었는데, 그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문제 많다고 들었는데 그거 말고도 여러 일이 있었구나..

  • W 2020.11.12 04:07
    으아미친ㅜㅜㅜㅜ
  • tory_10 2020.10.29 23:26
    동백꽃 김유정도 사이코 스토커엿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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