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아서 번역해옴. 같이 보자. 우선 슈가의 퍼스트 럽 영상 밑에 번역문 올릴 거고, 번역글 하단부에 리액션 영상 원본 달아놓을게!
이 노래는 나한텐 정말 감동적이야
슈가는 이 곡을 거의 랩이 아니라 무슨 대사나 독백처럼 시작해
그러니까 그의 피아노, 그의 음악과 슈가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 기본적으론 우리에게 ‘이야기’해주는 거야
이 곡은 슈가와 음악, 슈가와 피아노 사이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어
정말, 너무나 아름다워
(중략)
얘들아, 난 이 빌어먹을 가사 영상을 오백 번은 더 봤다고!
근데도 여전히 울음을 터뜨리고 있어 ㅋㅋㅋ큐ㅠㅠㅠㅠ
아마 이 전에 내가 올린 클래식 뮤지션들의 리액션 영상을 이미 봤을 텐데
걔들에게 내가 특별히 가사에 집중해서 들어달라고 얘기했거든
그래선지 음악적인 부분이 충분히 분석되지 않은 것 같아서 이 영상이 그 간극을 채울 수 있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 곡을 완전 순간 단위로 분석해볼 거야
그리고 더 울거임 ㅋㅋ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T8V9a6wl1oI
0. (1초 듣고 일시 정지 ㅋㅋㅋ)
이 곡이 뭐랄까 이런, 밤을 연상시키는 소리로 시작되는 게 너무 좋아
나에겐 어린 시절, 뒷뜰에 앉아 가만히 세상을 바라보며 밤의 소리를 듣던 순간을 떠올리게 해
그건 자연이 들려주는 음악 같았어
슈가는 자연의 음악으로 이 곡을 열고 있는 거야
1. 내 기억의 구석 한켠에 자리잡은 갈색 피아노
그 다음에 우리가 듣게 되는 건 피아노의 선율이지
그리고 슈가의 목소리
슈가는 이 곡을 피아노와 자신 사이의 무언의 대화로 시작해
먼저 피아노가 연주되고, 그 다음에 슈가가 이야기하고, 다시 피아노가 이야기하고, 다시 슈가...
그러는동안 시계 혹은 메트로놈의 소리가 들어오지
2. 그때 기억해, 내 키보다 훨씬 더 컸던 갈색 피아노
피아노 소리가 울리는 반향이 들려
공간감이 크다기보단 자유롭게 부유하는 소리야
슈가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야
우리가 일상의 대화에서 사용하는 리듬으로 우리에게 이야기를 하듯 랩을 해
여기서 음악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건 리듬이 아니야, 슈가의 어조지
목소리를 낮췄다가, 다시 높이는... 그 어조에 담아내는 슈가의 감정들이 아주 강한 감동을 남겨
3. 그땐 너의 의미를 몰랐었네, 바라보기만 해도 좋았던 그때
이 가사... (울컥) 이 가사의 의미를 여러분이 아는지 모르겠어
여기엔 유년기의 순수가 담겨 있어
내 부모님은 두 분 다 뮤지션이었어, 아빠는 기타를, 엄마는 피아노를 연주했지.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어릴 때, 우리는 어떤 대상이 혹은 어떤 사람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알지 못해
내가 어렸을 때 우리집에 전자 피아노가 있었는데 난 그걸 매일 보고, 연주하면서 놀고 그랬어
그러는 게 좋았어, 하지만 그땐 이 빌어먹을 음악이란 게 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이 될지 알지 못했어
그래서 이 가사에 너무나 공감해
‘바라보기만 해도 좋았던 그때’를 이야기하면서 어조를 높이는 방식도 너무 좋고
거의 어린아이의 목소리처럼도 들려
4. 그때 기억해, 초등학교 무렵 내 키가 너의 키보다 더 커졌던 그때
이제 슈가는 좀 더 목소리를 높여, 하지만 아주 부드럽게 이야기하지
그리고 현악이 들어와
슈가의 부드러운 랩과 현악의 흐름이 아름답게 조화되고
나는 이 곡의 구성을 정말 좋아하는데
처음엔 피아노와 슈가 단 둘이 나와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의 아주 어릴 때를 이야기하다가
현악이 들어오면서 초등학교 졸업하는 시기에 이르러. 그만큼 성장한 거지
서사가 쌓여가는 거야 (울컥)
자신에게 음악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를 이 소년이 깨달을 때까지 음악이 계속 움직이는 거야
그 지점에 이르면 악기들이 엄청 강렬해지는데, 그때까지 슈가는 계속 악기들을 쌓고 또 쌓고 층위를 만들어가
5. 내가 떠나도 걱정은 하지마. 넌 스스로 잘 해낼 테니까. (이 부분은 영상 편집이 약간 꼬여있어서 내가 문단 순서를 좀 수정함)
현악이 사라지면서 슈가가 의인화 된 피아노의 목소리를 내
이 순간에, 피아노 소리는 사라져
대신에, 실제로 피아노가 연주되는 대신에
슈가가 피아노의 목소리로 말하지
지금까지 피아노는 실제 악기의 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했어
그러다가 처음으로 슈가의 목소리를 빌어 진짜로 '말'을 하는 거야
거의 어린 아이에게 이야기하는 어조처럼 들려
왜 약간 소리를 높여서 밝게 말하는 거 있잖아
그렇다고 가짜로 꾸며내는 게 아니라... 모르겠어, 피아노를 의인화한 건데
뭐, 슈가의 피아노 목소리가 이런가 보지? ㅋㅋㅋㅋ
아무튼, 슈가가 피아노 목소리로 말할 때 뒤에서는 키보드 연주가 들리는 것 같아
거의 재즈에서 쓰는 모드 같은 걸 연주하는데 뒤에서 반향을 일으키면서
피아노가 슈가와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동안 분위기를 만들어줘
너무 아름다워
피아노 선율이 그의 랩과 호응하고, 그의 랩이 현악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이 정말 좋아
피아노가 리듬을 띄면서 움직이고, 현악이 코드 체인지를 시작해
그런데 그 둘이 거의 동시라서 우리는 코드 체인지를 거의 눈치채지 못해
그러다가 한 번 피아노가 멈추고, 스트링이 액센트를 띠는데 이 순간 코드가 바뀌는 게 좀 더 명확히 들려
음악적으로 아주 훌륭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6. 절대 내게 미안해 하지마, 어떤 형태로든 날 다시 만나게 될 거야
여기서 첼로가 리드하는 거 너무 사랑해
이 부분의 전환 진짜 너무 좋아!
키보드 위로 첼로가 들어오고 다시 현악이 추가되고 그 위에 피아노가 점점 상승하다가! 낙하.
7. 열네살 무렵, 어색도 잠시 다시 널 어루만졌지
여기서 피아노는 앞의 멜로디와 같은데, 한 옥타브 위에서 연주가 돼
현악이 훨씬 더 두터워지는데 첼로가 더 들어온 것 같고
8. 영원히 너는 나의 손을 놓지마, 나도 다시 널 놓지 않을 테니까
악... 울면 안돼 ㅠㅠ
이 다음부터 슈가는 다시 자기 자신의 목소리로 변해
좀 더 높게, 좀 더 크게 소리를 내는데 응, 더 감정적이고
지금까지는 단지 이야기를 들려줬다면
이쯤에선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되새기면서 그때의 감정을 되살리는 것 같아
여기선 피아노와 슈가가 동시에 말하지
9. 그때 기억해, 나의 십대의 마지막을 함께 불태웠던
불협화음!!!
긴장감을 만들려면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 거야!
슈가는 점점 긴장을 고조시키는데
아니, 앞에서 이미 완전히 목소리를 높여놨는데 그 이상 어떻게 더 긴장을 상승시킬까요?
네, 리듬을 쪼개서 몰아붙이고 불협화음을 얹으시면 됩니다
그래서 여기서 현악의 음표가 쪼개지고, 불협화음이 쏟아지고,
뒤에서는 바이올린이 엄청 높은 음을 켜고 있고 슈가는 우리를 향해 고함치고, 아직 한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서 우리는 들으면서 언제까지 이 긴장이 유지되는지, 언제 떨어지는 거야, 언제 다시 안정적인 리듬으로 돌아가는 거야, 이렇게 되는 거야
우리의 몸이 음악적인 해결을 원하게 되는 거지
10. 박살난 어깨를 부여잡고 말했지, 나 더이상은 진짜 못하겠다고
오, 여기서 하이프를 더해주는 것은
밑에서 두드리고 있는 일렉 기타야
사실은 나도 지금 처음 알았음 ㅋㅋㅋㅋㅋ
천천히 스트러밍하는 기타 소리가 현악과 완전 잘 어우러지고 있어
이 곡의 편곡은 전혀 일반적이지가 않고
악기를 사용하는 방식이 가끔은 조금 괴상하기도 한데
그 모든 게 결국은 최고의 음악적 질감을 만드는데 공헌해
11. 포기하고 싶던 그때마다 곁에서 넌 말했지, 새꺄 너는 진짜 할 수 있다고
정말 아름다운 것 같아 ㅠㅠ
슈가가 피아노에게 너의 의미를 상기하고 있다고 말할 때
정말 정말 자세히 귀를 기울이면 피아노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정말 잘 들어봐야 하는데
아주 희미한 피아노 소리가 깔리다가
슈가가 피아노 목소리로 ‘새꺄, 너는 진짜 할 수 있다고’라고 말하는 순간
실제 악기 피아노가 너무너무 쩌는 싱코페이션 연주를 하거든
들을 때마다 너무 좋아!
앞에서 거의 안 들리던 피아노가 이 부분에서 확실한 가청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점점 소리를 높여가
피아노가 슈가의 목소리를 빌어 말을 하는 순간
실제 악기 피아노 소리도 우리 귀에 들어오게 되는 거야
너무나 아름답게 작곡된 곡이야
12. 나의 탄생 그리고 내 삶의 끝, 그 모든 걸 지켜본 너일 테니까
슈가의 랩이 빌어먹을만치 감정적이게 들리는 건 이 숨넘어갈 것 같은 호흡에 있다고 생각해
어느 순간 엄청 거칠어지는데
이 곡의 처음엔 엄청 부드럽고, 앞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어린 아이에게 조곤조곤 말하듯이 시작했잖아
그러다가 (큰소리로) 이렇게! 엄청 세게! 목소리를 높여서! 네가!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지!
이런 외치는 듯한 소리로 전달하는 거야
뒤에선 악기들이 다이나믹하게 휘몰아치면서 슈가의 목소리를 받쳐주고
그게 이 곡의 클라이막스를 이토록 효과적이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가사는 말할 것도 없고
13. 내 기억의 구석 한켠에 자리잡은 갈색 피아노
그리고 우린 처음으로 되돌아오지
이 지점에 이르면... (울컥)
나는 이 부분이 일종의 접점이라고 생각해
피아노 소리 선명하게 들리지
슈가의 목소리도 선명하게 들리지
이 곡이 처음 시작될 때 피아노는 아주 단순한 음표를 찍고, 그 다음에 슈가가 이야기했어
그런데 지금은 선율이 아주 아름답게 움직이면서, 16분 음표의 리듬으로 마치 물이 흐르듯이 연주 돼
이 지점에선 어떤 것도 분리되어 있지 않고 모든 것이 하나로 흘러
모든 게 뒤엉켜 있어, 그가 피아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음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달은 거야
그렇게 모든 게 하나가 된 거지
그리고 여기서 슈가는 피아노를 처음 보았던 그때를 떠올려
그리고 깨닫게 돼, 맞아, 넌 거기 있었어, 그 모든 시간 동안 네가 거기 있었어, 사랑해
그리고 당연히 그 빌어먹을 첼로!
아, 너무 사랑해
너무나 아름다운 엔딩이야
슈가는 모든 것의 결론으로 첼로의 음율을 배치해서 이야기에 무언가를 더하려고 했던 것 같아
맨 처음엔 피아노와 슈가의 목소리만 있었어
하지만 끝에 가서 슈가는 음악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평화로워졌어
이 음악에 대한 헌신을 첼로 선율에 담은 거야
썩을. 아름답다고!
이 곡은 개인적인 경험이 있거나, 아니면 아주 엄청 공감 능력이 뛰어나거나 ㅋㅋㅋ 하지 않으면 그렇게 큰 감동을 느끼지 못할 곡 중 하나인 것 같아
어쨌든 나에겐 이 곡의 모든 것들이 소중해
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노래들을 사랑해
그냥 사랑 노래 말고, 사적인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노래들
개인적으로 난 사랑 노래에 질렸거든
아마 그래서... 내가... (울컥) 윙즈의 솔로곡들을 이렇게 미치게 사랑하는가 봐
단 한 곡도 ‘아, 내가 저 여자애를 꼬셔야 되는데, 아, 쟤가 내 심장을 부쉈어’ 이러지 않잖아
한 곡 한 곡이 모두 그들 각자의 경험담이잖아
단순히 로맨틱한 사랑에 대한 게 아니라 친구나 그들이 아주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한
VIDEO
이건 진짜 umu 리뷰 영상으로 꼭 봐야돼, 그녀가 울 때 나도 같이 울게 됨, 진짜 너무나 진실하고 감동적임 ㅠㅠ
난 개인적으로 슈가가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 게 감정을 고조시키는 래핑 편곡이라고 생각하는데
특히 믹테의 더 라스트, 화팥투의 네버마인드, 그리고 윙즈의 퍼스트 러브 이 세 곡이 그 정수인 것 같아
점층적으로 고조되다가 진짜 랩에 담긴 감정만으로 결국엔 듣는 사람을 넉다운시킴, 내 일도 아닌데 엎어져서 움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이 리뷰 영상 보고 싶었는데 못 봤거나, 내용 자세히 알고 싶었던 아미톨들한테 도움이 됐길!
결론은 민슈가천재짱짱맨뿡뿡.
나도 퍼스트럽 진짜 좋아해 처음 듣고 폭풍눈물...ㅠ 비슷한? 경험이 없다면 그만큼 더 좋은 걸 못 느낄 수도 있다는 말에 특히 공감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