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인권 측면으로 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어린아이와 어린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를 다루는 만화를 그리면서
정작 그 어린아이는 빙의, 환생, 회귀 등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애가 애답게 구는 걸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잖음.
결과적으로 아이가 울고, 떼쓰고, 성인에 비해 인간관계에서의 처신이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게 당연한데도
어린아이의 얼굴과 몸을 하고, 성인처럼 구는 걸 당연하게 여기게 만들고 있잖음.
결과적으로 성인독자의 자기만족과 몰입을 위해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어린아이의 영역을 침범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봐서
난 이게 상당히 문제라고 봄.
그리고 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게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의 책임과 문제를 희석시키는 것 또한 문제가 된다고 봄.
육아물을 보면 양육자가 자기가 아이를 키운다는 자각을 가지고 육아에 책임감을 가지기 보다는
양육자의 문제를 성인이 빙의한 어린아이가 커버해주는 경우가 많고,
아이를 돌보고 키워야 하는 양육자는 육아를 하지 않고
그저 아이의 재롱만 보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임.
이건 까놓고 말해서 애완동물이나 마찬가지인 취급이지.
차라리 애완동물 다루는 만화는 동물이 사고치는 내용이라도 나오지
육아물은 그런 것도 안 나오니 더 질이 안 좋다고 봄.
만화랑 현실 구분 못해서 이런 지적 나온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나오는 노키즈존이나 맘충이슈 보면 애들한테 성인급의 매너나 에티튜드 요구하고
그걸 지키지 못하는 애들을 부모가 안 돌봐서 그런다, 애가 다 알면서도 일부러 그러는 거다.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잖음. 전에는 안 그랬는데 이제는 유독 심해지고 더 눈에 띄기도 하고.
때문에 난 이런 육아물이 유행하는 흐름이
아이의 아이다움을 인정하지 못하고 과도한 기준을 요구하는 것과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책임을 축소키는 것,
더 나아가서 아이와 자신을 동등한 위치에 놓는 사회적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함.
애한테서 애다움을 빼앗는 거 난 이거 아동인권 침해랑 연관있다고 생각함.
사회적 다수자가 소수자성을 침범하는 문제는 그전부터 있어왔잖음.
백인의 동양인 흉내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스테레오 타입을 바탕으로 한 컨텐츠 생성이나
이게 여자가 군대에 갈 경우 생기는 현실이다! 하면서 현실적인 여군 조사없이 상상으로 만들어낸 뷰티풀 군바리나
남자가 미혼모 얘기 그려서 난리났던 틴맘 같은 거 말야.
육아물 또한 다수자의 소수자성 침범과 같은 맥락에서 봐야하는 문제라고 생각함.
다 받는다 육아물 보면서 이미 성인인 다른 사람들보다 애기가 훨씬 더 똑똑하고 어른스럽게 그려지는 거 보면서 위화감 여러 번 느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