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것들을 많이 검색하고 공부했는데
참... 내가 무지한 집사였다는걸 알고 후회가 됐어.
그래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한 번 글을 써봐야겠다 싶었어. 나처럼 무지로 인해 후회하는 집사가 없길 바라면서...
일단 신부전.
신부전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고 비교적 고양이들이 걸리기 쉬운 병이기때문에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만 잘해주면 돼. 치료법이나 처방 사료, 캔, 간식 이런것들이 다른 질병에 비해 잘 나와 있음.
우리 둘째가 신장이 안좋아서 고양이들이 신부전 많이 걸린다는 건 알았는데,
신부전도 원인이 참 다양하더라구.
그리고 고양이의 경우 다른 질병이 오면 신장쪽에 같이 문제가 오는 경우가 많아.
병원뿐만 아니라 보호자들도 서로 공유하면서 정보가 많기때문에 말기 상태만 아니라면 지속적인 치료와 관심으로 거의 정상상태로 생활할 수도 있어.
실제로 우리 둘째가 그렇기도 하고...
애들마다 상태가 다르니 검진 때 신부전 진단을 받았다면 의사선생님과 자세히 상담해보는게 좋아.
우리 첫째 입원했을 때 입원실에 3살인데 신부전으로 투석받으러 온 애기도 있었어. 별로 심하지 않다가 갑자기 안좋아졌대.
신장치료할 때 문제는 신장에 문제가 생기면 애들이 안먹어...ㅠㅠ 근데 고양이는 곡기를 끊으면 정말 위험하기 때문에 집사가 강제 급여를 해야하는데 이게 정말 힘들지...
두번째는 심장병이야.
나는 우리 첫째가 노령성 심장병이라는 걸 알기 전에는 고양이가 이렇게 심장쪽에 문제가 많은지 몰랐어.
왜 아직 어린 고양이인데 퇴근하고 집에 갔더니 죽어있었다... 이런거 거의 심장병이라고 보면 돼.
심장병은 보통 엑스레이나 초음파로 심장에 이상이 있어 보이면 심장초음파를 권하고, 키트로도 알 수 있긴 한데 그러면 어떤 종류의 심장병인지 정확한 진단은 어려워. 문제가 있냐 없냐만 알 수 있어서.
정말 많이 걸리는 건 hcm이라고 심근비대증. rcm도 꽤 있는 것 같아. hcm, rcm은 심장초음파로 확인 가능한데 그 외에 판막에 이상이 생겼거나 다른 증상은 심장초음파로도 못잡아낼 수도 있는데 진짜 심장초음파 전문으로 하시는 분은 잡음같은걸로 잡아내시기도 한대.
심장초음파는 2차병원이나 심장전문의가 있는 곳에서 하는게 좋아. 미세한 걸로도 희귀심장병을 잡아낼 수 있는 곳이어야 하니까... 그리고 30분정도 애를 눕혀놓고 진행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검사야.
문제는 증상이 없는 아이들인데 건강하게 뛰놀다가 어느날 기침해서 병원갔더니 알고보니 심장상태가 많이 안좋은 경우... 은근 많다. 이번에 알게 됐어.
폐수종이 따라오는 경우가 많아서 폐수종 와서 심장병 걸린거 아는 케이스도 많아. 우리 첫째가 그랬고...
폐수종 한 번 오면 수명이 어마어마하게 준대. 미리미리 검사해서 폐수종까지 가지 말자.
많이 걸리는 병인 것 치고는 치료 방법도 획기적인 것도 없고 집사가 부지런하고 고생해야 하는 병이야. 외국에는 심장병 처방 사료도 있긴 하지만 국내에 수입은 안되어 있고...
심장병의 진짜 문제는 치료 하다보면 약이나 이런 것들이 신장에 문제가 생기게 만들어. 심장이냐 신장이냐를 계속 선택해야한다는거지... 심장 냅두고 신장 치료하면 또 폐수종 오고... 진짜 괴롭다...
렉돌이랑 페르시안이 유전적으로 취약하대. 우리 애는 샴인데 샴도 껴있긴 했어. 근데 심장병 걸린 애들 후기 보면 렉돌이 압도적이야.
복막염
건식과 습식이 있고 걸리면 증상이 식욕부진, 활동감소, 발열, 구토, 설사, 심한 애들은 황달도 온다고 하고 예전에는 걸리면 그냥 죽는다고 봐야했는데 요새는 신약이 나와서 생존률이 올라가는 추세야.
건식, 습식으로 나누는게 무의미하다고는 하는데 건식인지 습식인지에 따라 신약 치료 기간이 달라진다고 하네.
이 병은 진짜 종 안가리고 찾아오고 특히 길냥생활하던 아이들이 많이 걸리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 고생해서 그런가...ㅠㅠ
각종 암
우리 첫째는 작년 12월에 유선종양 진단 받았고 알아본 바로 샴이 유전적으로 발병확률이 높대. 유선에 생기는 종양이고 고양이의 경우 8-90퍼센트가 악성이야. 항암은 큰 효과가 없다고 하고 수술시 전적출(유선을 다 들어내고 피부를 당겨 봉합수술을 하는 것), 부분적출이 있어. 수술 예후가 그다지 좋지 않아 가만히 냅두는 것보다 전이가 빠를 수도 있어서 의사들은 수술을 그닥 권하지 않아. 다만 수술이 성공했다 하면 예상 수명 5-6년(젊은 고양이의 경우) 정도 된다니까 보호자가 아이의 컨디션을 잘 살펴서 선택을 해야겠지.
그 외에 간암, 폐암, 구강암등 사람한테 있는 웬만한 암은 다 있는데 고양이가 많이 걸리는 암으로 림포마라고 있어. 이 암은 항암이 그나마 효과가 있는 암이야. 항암으로 약 50퍼센트는 생존한대.
그 외에 비만세포종이나 섬유육종등 피부와 관련된 암들도 꽤 걸리는 것 같아. 혹 생기면 무조건 병원ㄱㄱ...
그리고 다른 암에 걸렸는데 기침을 하거나 호흡이 이상하다 싶으면... 폐전이 가능성이 높고 암이 폐로 전이됐다면 더 이상의 치료는 어렵다고 보면 돼...
유선종양뿐만 아니라 고양이는 악성종양일 경우 건드리면 더 빨리 재발하고 전이되는 경향이 있어. 적출했는데 바로 3일 뒤에 혹 여러개가 만져져서 병원 갔더니 재발했다는 얘기도 들었어.
사실 나도 공부하면서 알게된건데 고양이들 암 치료 방법이 거의 적출 아니면 답이 없는 것 같아. 동물이라 연구가 잘 안된걸까? 나이 많으면 마취도 힘드니 나이 많아서 암 걸리면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집사입장에서 가장 마음이 찢어진다... 해줄 수 있는게 없다는게...ㅠㅠ
이 정도가 내가 우리 아이의 병을 겪으며 알게 된 내용들이야.
지금 우리 냥이는 유선종양이 폐, 림프절로 전이됐고 그 때문에 폐렴, 노령성 심장병으로 폐수종이 왔고 병원에서도 해줄 수 있는게 없다해서 집에서 산소방에서만 생활하고 있어. 산소방 나오면 호흡때문에 한발짝도 떼기 힘들어.
그래도 하루 이틀만에 큰 일 날줄 알았는데 벌써 며칠째 버텨주는지... 너무 고마울 뿐이야.
애 보느라 어차피 잠도 깰 겸 정리해 봤어.
내가 마지막으로 젤 후회되는 것들에 대해 말하자면...
암 선고 받았을 때 손놓고 있지 말고 그 때부터라도 살찌우고 항암보조제 열심히 먹였다면 조금은 이별을 늦출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살집이 있는 애들이 그래도 잘 버티더라구.
나는 내가 정말 믿을만한 병원에 다니고 있어서 너무 원장님 말만 듣고 내 스스로 공부를 안했어. 폐전이됐다는 말 듣고 부랴부랴 공부해보니까 항암보조제 되게 많거든. 그거라도 먹였으면 이렇게 후회는 안했을듯해.
근데 고양이 아프면 돈 나가는 거 장난 아니야. 나도 이틀 입원에 백만원 넘겼고 저 항암보조제들도 보통 10만원 넘고 양도 적어. 그동안 약값, 병원비, 네뷸라이저, 산소방등 돈 기백 깨졌는데 난 우리 애기 병원비로 모아둔 돈이 있었어. 혹시 몰라서... 적금 같은 거 들어두면 좋을 것 같아.
세상의 모든 고양이가 건강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