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밑에 스콜세지 주장이 이해안간다는 글에 대한 피드백인데, 댓글 달려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그냥 글을 써봤어!
스콜세지가 발언한 부분의 일부에 대해서만(내생각) 초점이 맞춰진것 같아서 스콜세지 최근 인터뷰를 퍼왔음 (출처 ㅇㅁ).
이 글을 다 보고 이 논란에 대해 생각해 줬으면 해서... 내 생각은 댓으로 달겠음!

제가 시월 초 영국에 있었을 때 엠파이어 잡지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 인터뷰에서 저는 마블 영화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고, 이에 대해 답변을 했죠. 저는 몇 편을 보려고 시도해 보았으나 제가 즐길만한 게 아니다 싶었고, 내가 지금까지 알고 사랑해 왔던 영화들보단 테마파크에 더 가깝다고 느꼈으며, 고로 결국 마블 영화는 시네마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제 답변의 마지막 부분, 즉 마블 영화는 시네마가 아니라고 한 것을 모욕적이라고 느끼거나, 제가 그냥 마블을 싫어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만약 제 답변을 그런 식으로 특징짓고 싶어 한다면 제가 그걸 막을 수는 없겠죠.

많은 프랜차이즈 영화들은 예술적 재능이 충분한 수많은 사람의 협업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단지 극장 화면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죠. 그렇지만 그 영화들 자체가 저에게 별로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다는 건 결국 개인의 취향과 예술적 기질의 문제일 겁니다. 저도 만약 현재 더 어렸거나, 더 늦게 태어나 다른 시기에 성장해 왔다면 이런 프랜차이즈 영화들을 보며 재미있어하고, 실제로 그런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느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태어난 때 태어나 제 인생을 살아왔고 결국 영화에 대한 어떠한 “감각” – 영화의 실재, 그리고 영화의 무궁한 가능성에 대한 - 을 형성했는데, 아마도 그 감각은 지구와 외계 은하가 떨어져 있는 만큼 마블 영화와도 유리되어 있는 것 같네요.

저에게, 제가 알고 사랑하고 존경하게 된 필름메이커들에게, 그리고 제가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즈음부터 같이 영화를 찍어온 친구들에게: 시네마는 일깨움을 불러일으키는 매체였습니다. 이는 미학적, 감정적, 그리고 정신적인 것이었고, 인간의 복잡성과 비이성적인 면모와 심지어 모순성에 관련된 것이었으며, 우리가 타인에게 상처 주고 서로 사랑하다 갑자기 내면의 자아와 직면하게 되는 그러한 순간들에 대한 성찰과 교훈을 일깨워주는 매체로서의 시네마였다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스크린을 바라보다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며 반응하기도 했으며 시네마가 인생을 각색하고 해석하는 방식을 보고 영화라는 예술 매체의 표현 가능성을 느끼곤 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면, 시네마는 예술적인 매체였다는 거죠. 당시엔 영화와 예술에 대한 이런저런 논의가 진행됐는데, 이에 대해 저와 친구들은 시네마는문학이나 음악이나 무용과 동일한 지위의 예술이라고 주창하였고, 예술은 시네마의 구석구석에서 각자 다른 모습과 형식으로 파악된다는 사실도 이해하게 되었죠. 사무엘 풀러의 <철모>, 잉마르 베리만의 <페르소나>, 진 켈리와 스탠리 도넌의 <언제나 맑음>, 케네스 앵거의 <스콜피오 라이징>, 장-뤽 고다르의 <비브르 사 비>, 돈 시겔의 <킬러> 등등… 이런 작품들에서 말이죠.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꼽을 수도 있겠습니다. 히치콕 자체가 하나의 프랜차이즈라고 말할 수도 있겠군요. 달리 말하자면, 그는 우리의 프랜차이즈였습니다. 새로운 히치콕 영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이벤트였어요. 전석 매진된 낡은 극장에 앉아 히치콕의 <이창>을 보는 것은 정말 엄청난 경험이었습니다. 이것이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영화의 우수성뿐만이 아니라 극장 안에 형성된 관객과 영화 사이의 팽팽한 교감 혹은 화학 작용 때문이었고, 이를 실제로 체험하는 것은 가히 짜릿했습니다.

어찌 보면 히치콕 영화들도 테마파크와 비슷하다고 할 순 있겠네요.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을 생각해 보자면, 그 작품에서는 클라이맥스가 실제 놀이공원의 회전목마에서 벌어지지 않습니까. 제가 1960년 개봉일, 자정 첫 상영 때 본 <싸이코>도 마찬가지죠.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놀라고 스릴을 느끼길 원했고, 히치콕은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60, 70여 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아직도 저 작품들을 감상하며 탄복하고 있죠. 그런데, 우리가 계속 이 영화들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그 작품들에 있는 소위 충격과 스릴 때문일까요? 전 아닌 것 같아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세트피스들은 정말 멋지지만, 영화의 중심에 깔린 고통 섞인 감정과 캐리 그랜트 캐릭터가 연기하는 “철저하게 길을 잃음” (코멘트: 그 정서 내지 비극성이라 생각하면 좋을 듯)이 없다면, 이 세트피스들은 단지 역동적이고 우아한 구성과 컷에 불과할 뿐입니다.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의 클라이맥스도 엄청나지만, 현재 우리에게 이 영화가 울림을 주는 것은 두 주연의 상호 작용과 로버트 워커의 정말 충격적인 연기 때문일 겁니다.

혹자는 히치콕의 영화들에는 동질성이 느껴진다고 하는데, 맞는 말일 수도 있겠네요. 히치콕 본인도 고민했던 주제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이는 현재 유행하는 프랜차이즈 영화의 동질성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입니다. 제가 시네마를 규정하고 정의하는 데 사용하는 여러 요소가 마블 영화에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마블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건 제가 이전에 말한 ‘일깨움’과 미스터리나 진심 어린 감정적 고조 및 위기, 이런 것들입니다. 마블 영화에선 진정한 위험을 느낄 수 없어요. 그 영화들은 몇몇 특정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지고, 유한한 개수의 테마 내지 스토리라인의 변주에 불과할 뿐이에요.

마블 영화들은 말로는 속편이라 하지만 실상을 놓고 보면 리메이크고, 극 중 모든 요소는 제작사의 인가를 받은 후 삽입되죠. 이게 현대 필름 프랜차이즈의 실상입니다: 시장 조사와 시험 상영을 거치고, 여러 조사와 이로 인한 수정, 재조사, 재수정의 과정으로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 대량 소비에 알맞은 형태로 가공될 때까지 말이죠.

이걸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마블 영화는 제가 폴 토마스 앤더슨, 클레르 드니, 스파이크 리, 아리 아스터, 캐서린 비글로우, 그리고 웨스 앤더슨의 영화 - 그리고 이것들이 표상하는 모든 의미와 가치 - 의 정반대에 놓여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이 감독들의 영화를 감상할 때, 저는 제가 완전히 새롭고 낯선 것을 만날 수도 있겠고 현존하는 용어로 이름 붙이기 어려운 부류의 경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고 있죠. 이는 제가 이전까지 알고 있던, 활동하는 사진들과 음향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법론의 경계를 확장해주는 영화들인데, 마블 영화는 전혀 그러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물으시겠죠.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그냥 슈퍼히어로 영화와 다른 프랜차이즈 영화들을 놔두면 되지 않겠냐고. 제가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국가(미국)와 전 세계의 많은 곳에서, 극장에서 영화를 보려 할 때 최우선으로 주어지는 선택지는 프랜차이즈 영화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영화 상영의 측면에 있어서 굉장히 위태로운 시기이고, 미국에는 여느 때보다 적은 수의 독립 영화관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영화 배급의 패러다임은 바뀌어 이젠 스트리밍이 제일 큰 규모의 배급 방식이 되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스트리밍이 아니라 큰 극장 스크린에서 관객에게 상영되는 영화를 찍고 싶어 하지 않는 영화감독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이는 제 자신을 포함하는데, 아시겠지만 저는 방금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찍은 감독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는, 그리고 오직 넷플릭스만 우리가 <아이리시맨>을 우리의 방식대로 찍을 수 있게 해 주었고, 이에 대해 항상 감사할 것입니다. 극장 상영 기간도 있으니 참 좋죠. 이 영화가 더 많은 극장 스크린에서 더 오랫동안 상영되기를 원하냐고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어떤 제작사와 함께 영화를 찍든 간에, 대부분의 멀티플렉스에서는 프랜차이즈 영화만 줄곧 상영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혹자가 작금의 현실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 차원의 경제학적 문제며 대중이 원하는 것을 그들에게 제공하고 있을 뿐이라 주장한다면, 이에 대해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와 다를 바가 없어요. 관객의 선택권이 이미 제한된 상태에서 계속 동일한 영화만 소비하게 된다면, 당연히 그들은 그런 부류의 영화를 더 원하게 됩니다.

재차 되물을 수도 있겠죠. 그 관객들이 그냥 집에 가서 넷플릭스, 아이튠즈, 훌루 등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기들이 원하는 영화를 보면 되지 않냐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영화들을 극장 스크린에서, 연출자가 의도했던 상영 환경에서 보지 못한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죠.

최근 20여 년 동안, 우리가 다 알고 있듯이 영화 산업은 모든 측면에서 변화하였습니다. 하지만 제일 불길한 변화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은근슬쩍 일어나 버렸죠. 서서히, 다만 끊임없이 일어난: 위험 요소 제거. 요즘 나오는 수많은 영화는 즉각 소비에 안성맞춤인 완벽한 공산품의 형식으로 제작됩니다. 그중 많은 작품은 능력 있는 사람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맞고요. 그런다 한들, 그 영화의 대부분은 시네마의 필수불가결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지 못해요. 이는 한 예술가의 독창적인 비전입니다. 이것이 사라져 버린 건 당연한 일이죠. 개성 있는 예술가처럼 영화 흥행에 위험한 요소는 없거든요.

영화가 예술가에 대한 후원을 통해 만들어지는 매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언제 그랬던 적도 없고요.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이 번창할 당시, 예술가들은 스튜디오에서 제작을 맡고 있던 사람들과 서로 계속 극렬히 대립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 긴장 상태는 분명 건설적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인류 역사상 제일 위대한 작품들이 만들어지기도 했죠.

현재 그 긴장은 사라졌고, 영화 업계에는 예술에 대해 일말의 관심조차 가지지 않은 채, 영화의 역사에 대해서도 이를 무시하는 한편 업계 종사자로서 역사에 소유감 및 소속감을 느끼는 자들이 있습니다. 무시를 수반하는 소유주의, 제일 위험한 조합이죠. 슬프게도, 현재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고 유행하며 소비되는 시청각적 엔터테인먼트가 있고, 그 외 공간에 시네마가 존재합니다. 두 집단이 이따금 서로 겹치는 일도 있지만, 이도 가면 갈수록 드물어지고 있죠. 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한쪽의 - 전 세계적 시청각적 엔터테인먼트가 - 금전적 우위를 바탕으로 맞은 편에 놓여있는 시네마를 소외시키고 하찮게 하여 그 존재 가치 자체를 사람들이 반문하게 되는 상황이 도래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영화를 찍겠다는 열망을 가졌거나 이제 감독으로서 갓 발을 내딛는 모두에게, 작금의 세태는 잔혹하며 예술에 대한 대접은 나쁘기 그지없습니다. 영화감독으로서 이 말을 적는 게 끔찍하게 슬플 따름입니다.

출처 ㅇㅁ
원문 : https://nyti.ms/2WMrThZ
번역 : https://m.dcinside.com/board/nouvellevague/453428?recommend=1
  • W 2019.11.05 21:39
    이거 스콜세지가 인터뷰한거 전문 보면 마블까는게 문제가 아니라 블록버스터류의 영화, 거대자본이 독점하다시피한 헐리웃 영화산업에 대해 비판하는글임.
    그리고 마블은 기자가 물어봐서 나 그거봤는데 중간에 껐다 나는 못보겠더라 내생각에 시네마는 아니다라고 한건데 그것만 기자들이 존나 옮겨대서 마블 논란 만든거야. (이건 개취니까 난 문제될건 없다고봄)
    그리고 마블을 좋아하니까 사람들이 보는건데 그게 왜 문제? 라고 하는데 그거에 대해 스콜세지는 그건 대중들이 이미 선택권이 제한된 상태에서 영화 취향이 만들어지기때문이라고 봄. 멀티플렉스가도 대부분의 영화관은 블록버스터류에 내주고 있고 대중들이 선택의 폭이 좁은 상태에서 취향이 형성되기 때문에 그런 영화를 좋아하는 흐름이 만들어진다고 말함. 하지만 이걸 계속 따지고 들면 닭이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보는거 같음.
    그리고 시장논리는 어쩔수있나 우리가 좋으니 보는거지 라고 말하는 톨들은 정부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이겠지? 자유시장에서 거대기업에 도태되는 개인들이나 소규모 기업들에 대한 보호는 시장논리에 따라 알아서 도태되어도 된다는 거라는 논리겠지?
    스콜세지가 넷플릭스로 간건. 본인이 마블논란 이전 인터뷰에서 말함.
    자기가 아이리시맨 만든다 했을때 어느 제작사도 투자하겠다고 안했다더라. 넷플릭스만 창작 전권 다 보장해준다고 했댔어. 제작비도 투자하고
    지금 마블이 1년에 영화 2-3편 내는데 뭐가 그리 문제? 라고 하는 톨들한테 말하고싶다. 저 2,3편이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지 않아? 특히나 헐리웃 역사상 디즈니(마블)만큼의 거대한 몸집을 가졌던 제작사는 없었잖아. 유행을 탄생시키는 거에 대해 유행을 만들수도 있는 정도의 자본을 쥐고 있기때문에 비단 스콜세지뿐아니고 여러 감독들이 발언하는거라봄. 이전 dc나 워너가 주도하던 블록버스터영화 유행과 다른 이유임.
    거기다 우선 스콜세지정도의 네임드 감독도 제작비투자를 못받는 상황이야. 자본이 다 블록버스터로 쏠려있음. 너나할거없이 돈되는 블록버스터류의 영화에만 투자하니까 스콜세지도 영화 투자를 못받는다는 상황(물론 아이리시맨 제작비가 적진 않겠지만). 저사람은 헐리웃 업계에 있잖아. 영화판에 있는 돈들이 다 블록버스터류의 영화에 쏠린다고. 현실적인 한계를 많이 느낀거 같아.
    또 극장영화는 마블류의 영화 혹은 블록버스터인 영화라는 의견도 좀 어폐가 있지않아? 스콜세지는 자신의 영화를 만들게 해준 넷플제작자에 감사하지만 한편으로 넷플영화를 찍은 수많은 감독들이 극장상영을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어. 결국 극장상영을 하고싶어도 저런 독과점 때문에 상영이 쉽지않고 창작자유, 투자까지 받을수있는 최적의 선택지인 스트리밍 시장으로 나왔다는 걸로 해석돼. 몇몇톨들은 블록버스터만이 영화관에서 볼 가치가 있다(티켓값 준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은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당장 기생충만 생각해봐도 극장에서 본 것과 집에서 보는게 다르다는 사람들 많고. 봉준호도 괜히 옥자 극장상영도 추진했던게 아님. 본인이 직접 극장에서 꼭 옥자를 즐길수 있는 경험을 관객들이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었고. 그래서 스콜세지의 저 발언이 이해되는거임. 마치 영화관이 블록버스터의 소유인것처럼 돌아가는 영화판이 안타까운거겠지. (미국 멀티플렉스의 상황을 보면)
    그리고 뭐 어쩌자는건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당연한거 아닌가 싶다
    저사람은 영화감독이야. 감독으로서 지금 영화판 현실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거고 저사람이 뭐 규제책을 만드는 사람도 아니고 그건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나 독점에 대해 규제책을 내놓아야할 정부몫이지. 저렇게 영향력있는 사람이 문제제기 함으로써 좀 더 나은 영화산업을 만들자는 거지.
    왜 스콜세지가 해결방안까지 내놓아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말그대로 문제제기인데. 뭐 어쩌자는건지 모르겠다는건 해결책을 내놔봐라는 말로 들리거든.
  • tory_2 2019.11.05 21:43

    진짜 너무 공감가는데.. 

    특히 공감가는 부분


    마블 영화에선 진정한 위험을 느낄 수 없어요. 그 영화들은 몇몇 특정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지고, 유한한 개수의 테마 내지 스토리라인의 변주에 불과할 뿐이에요. 마블 영화들은 말로는 속편이라 하지만 실상을 놓고 보면 리메이크고, 극 중 모든 요소는 제작사의 인가를 받은 후 삽입되죠. 이게 현대 필름 프랜차이즈의 실상입니다: 시장 조사와 시험 상영을 거치고, 여러 조사와 이로 인한 수정, 재조사, 재수정의 과정으로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 대량 소비에 알맞은 형태로 가공될 때까지 말이죠.

    (중략)

    최근 20여 년 동안, 우리가 다 알고 있듯이 영화 산업은 모든 측면에서 변화하였습니다. 하지만 제일 불길한 변화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은근슬쩍 일어나 버렸죠. 서서히, 다만 끊임없이 일어난: 위험 요소 제거. 요즘 나오는 수많은 영화는 즉각 소비에 안성맞춤인 완벽한 공산품의 형식으로 제작됩니다. 그중 많은 작품은 능력 있는 사람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맞고요. 그런다 한들, 그 영화의 대부분은 시네마의 필수불가결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지 못해요. 이는 한 예술가의 독창적인 비전입니다. 이것이 사라져 버린 건 당연한 일이죠. 개성 있는 예술가처럼 영화 흥행에 위험한 요소는 없거든요.


  • W 2019.11.05 21:47
    ㅁㅈ 영화감독들 보면 창작의 자유를 거의 그 직업의 목숨처럼 귀하게 여기는데. 기본적으로 마블 뿐 아니고 저런 류 영화들이 제작자의 입김 속에서 자유롭지 못한걸 생각할 때, 저들 기준에서 '시네마가 아니다'는 주장은 진짜 이해감ㅋㅋ ( 물론 나도 마블영화 보고 웃고 울은 사람으로 정신적 교류가 없다는 식의 비판은 동의 못하지만)
  • tory_3 2019.11.05 22:02
    마블 영화에선 진정한 위험을 느낄 수 없어요. 그 영화들은 몇몇 특정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지고, 유한한 개수의 테마 내지 스토리라인의 변주에 불과할 뿐이에요.

    이부분 진짜 비단 영화뿐만아니라 전반적인 예술에 다 해당되는거 같아. 소설 만화 드라마 음악.. 뒤통수 얼얼하게 하는 작품이 별로 없는거 같아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런 작품들이 인기를 못 얻는거 같음
  • tory_4 2019.11.05 22:23
    전문 읽어보니 너무 좋다. 이해가고 공감다고 거장으로서 못할말한 거 아니란 생각도 아니고
  • tory_5 2019.11.05 22:3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1/14 01:59:18)
  • tory_6 2019.11.05 22:47
    스콜세지도 마블이 원인이라고 안해 마블은 양산화의 증상 중 하나라고 말하는걸로 읽힘
  • tory_7 2019.11.05 23:35

    글 잘 읽었어 스콜세지옹 정말 속시원함

  • tory_8 2019.11.06 01:11
    정독했는데 존나 일리있는 말이니까 마블팬들이 제발 난리 좀 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스콜세지는 이런 말할 자격이 충분한 감독이고, 저 사람의 자격을 떠나 글 자체만으로 따져도 너무나 생각해봐야할만한 내용 아니냐...;;; 솔까말 엔드게임의 대체 어디에 예술성이 있으며 대체 누가 기억에 남을만한 연기를 했지? 각각의 배우가 전체 서사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뭔지 배우 스스로 제대로 알지못해도 충분히 찍을 수 있는, 나중에 각자의 장면들을 이어붙이기만 한 누더기같은 영화 아냐? 이런 영화만 갈수록 더 득세한다면 너무 슬픈일일꺼같아..
  • tory_9 2019.11.06 01:46

    이건 쫌 딴소리이기는 한데 글 읽다가...


    1960년 개봉일, 자정 첫 상영 때 <싸이코>를 그 똘망똘망한 눈으로 봤을 젊은 스콜세지를 떠올려봤어.

    그에게는 그 기대감과 동시에 느껴지는 두려움이 시네마였겠지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링> 나카다 히데오 감독 작품 🎬 <금지된 장난> 구마 시사회 17 2024.05.21 2064
전체 【영화이벤트】 여성 공감 시사회 🎬 <다섯 번째 방> 시사회 9 2024.05.21 1968
전체 【영화이벤트】 이주승 X 구성환 찐친의 카자흐스탄 힐링 여행기! 🎬 <다우렌의 결혼> 무대인사 시사회 46 2024.05.17 5418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78069
공지 [왕실 관련 게시물 작성 시 안내사항] 2022.09.15 32060
공지 헐리우드 게시판 이용규칙 (230529 Update) 2022.04.24 43954
공지 🚨 해외연예인 대상 인신공격성 악플 규제 안내 2021.04.23 53147
모든 공지 확인하기()
126300 잡담 마이키 매디슨 wasian인줄아는 사람들많더라 1 17:43 62
126299 정보 리한나 중국 라방 조회수 6650만 나왔대 17:38 74
126298 잡담 불가리 글앰 중 2명이나 중국인이네 4 17:33 141
126297 잡담 벤 애플렉이 찍은 아나 데 아르마스 사진 너무 이쁨 17:31 139
126296 사진 칸 영화제 'Beating Hearts' 레드카펫에서 벨라 하디드 2 17:05 135
126295 잡담 퓨리오사에 크리스헴스워스 아내 나오더라 9 17:02 290
126294 잡담 조조시와급으로 어그로끄는것도 진짜 능력이야 ㅋㅋㅋ 5 17:01 213
126293 영상 [NEW] 핑크팬서리스 - Turn it up 17:01 18
126292 영상 [MV] 이매진 드래곤스 - Nice to Meet You 17:01 16
126291 영상 [MV] 센트럴 씨 - BAND4BAND (ft. 릴 베이비) 17:00 15
126290 잡담 테일러 재녹음 앨범 커버. 뭐가 젤 맘에 들어? 11 16:53 141
126289 잡담 리한나 다음 앨범나오기까지 10년넘게걸린다VS안걸린다 3 16:47 80
126288 사진 빈티지 베르사체 드레스 입은 벨라 하디드 1 16:43 247
126287 잡담 재산 2000~3000 되는 셀럽 3 16:39 301
126286 잡담 내기준 요새 길티플레저 갑 연예인 6 16:32 415
126285 잡담 헐방에서 테일러 다음 카다시안들 아냐? 15 16:18 286
126284 잡담 가끔 카일리랑 조딘 절교안했으면 지금 어땟을까싶음 3 16:11 343
126283 잡담 가가 더 페임때 패션 생각나 2 16:09 150
126282 잡담 카일리와 아나스타샤의 쿠키 데이트 4 15:55 517
126281 잡담 빌리가 헐방에서 까인적이 있어? 15 15:41 332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2 3 4 5 6 7 8 9 10 ... 6315
/ 6315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