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난 김지영이 평균보다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드는게
학생때 그 남자애가 따라내린거 말고는 성추행이나 직접적인 폭력을 당한적이 없어서야.
난 오히려 부모님한테는 아들딸 할거없이 사랑받고 자란편이지만
중학교때 남자형제한테 맞은적이 있거든.
그때이후로 남자가 목소리깔거나 노려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고 말이 안나와. 반드시 때릴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영화보면서 그 남고생이 따라내려서 야 한마디만 했는데도 몸이 경기일어난것처럼 놀라더라고.
심지어 주인공이 나중에 맘충이라한 회사원들한테 따지잖아.
그게 다른사람들은 속시원하다고 하는데 나는 내내 너무 무서운거야.
웃기지만 제발 김지영이 입을 다물었으면 싶었어. 그 남자사원이 노려보는데도 계속 따지잖아. 그걸 지켜보는게 너무 힘들더라고...
계속 그러면 저남자가 때릴텐데. 제발 그만했음 좋겠다. 이러면서 나만 맘졸이다 그남자가 안때리고 가니까 너무 안도가 되고.
집에오면서 생각하니까 맘이 복잡해. 김지영이 강해지고 잘못된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걸 응원해주고 다독여줘야되는데
나는 전혀 그러질 못한것 같아.
나도 내 경험이 트라우마가 된걸 알고있고 그것때문에 상담치료도 받고 전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오늘 보니까 나는 아직도 먼 것 같아서 현타가 오더라
김지영도 평생 너무 착한아이로 착하게만 살다가 결국 혼자 잘못한것도 없는데 정신병걸려서 비싼돈내고 치료받는게 꼭 내모습같아서 억울하고
김지영은 성장하고 나아가는데 나는 제자리걸음인것 같고 더이상 뭘해야되는지 나을가망은 있는건지도 모르겠고
되게 맘이 복잡해지는 영화였어.
나는 우리나라 여자들이 성추행이나 폭력을 당하는 비율이 절대 적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의도적으로 그런부분은 배제한걸까 아니면 정말 평균적으로는 그런 비율이 적나...? 궁금하기도 하고
김지영정도면 그래도 중상위권 아닌가...
  • tory_1 2019.10.28 23:23
    나도 성추행 숱하게 겪어왔었고 주위 사람들의 경험도 엄청 들어왔어서 무슨 마음인지 알겠어. 이 영화에 대해 계속 곱씹어 보니까.. 내 생각엔 여자들의 경험을 진짜 거르고 걸러서 완전 순한맛... 그러니까 이 영화를 까고 싶어 안달난 사람들을 고려해서 정말 약하게 축소시켜놓은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음ㅋㅋㅋ
  • W 2019.10.28 23:28
    나도 그런 의도는 이해가 가. 한편으로는 성폭력이나 육체적폭력에 당하는 여자는 이미 포르노적 연출로 너무 많이 소비되었기 때문에 충격도 없고 공감되기보단 걍 여자면 으레 성적으로 학대받는 장면으로 소비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할것 같아서 뺀 게 나은것 같기도 하다.
  • tory_3 2019.10.28 23:36
    순한맛이지. 평균+평균+평균+평균... 의 합산이니까 결과적으로 평균보다는 위가 되어 버린 거야. 그러니까 여자들 입장에선 이 삶도 나름 중상위권은 하는 운 좋은 삶인데...? 생각되면서도.
    김지영에 토리가 말하는 그러한 요소가 들어가면 영화는 소위 말하는 ‘팔자 센 년이 겪는 이야기’ 라는 프레임으로 빠졌을 거야. 누군가는 여자들이 겪긴 겪는데 이 정도는 아니고... 식으로 또다시 거리를 두게 되겠지. 운 없는 여자나 주변 여자가 그렇지, 하고 타인의 삶처럼 대상화가 되어서 가부장제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대신 ‘인생이 유독 재수가 없는 여자 개인’ 의 이야기로 취급될 거야. 여태껏 수많은 여성 이야기가 현실을 그려도 그랬던 것처럼.

    내가 보기엔 82 김지영이 신경썼다고 생각하는 점이기도 한데, 남자는 말할 것도 없고 여자 본인들조차도 저 정도까지는 아니다... 하고 거리를 두고 볼 수 있었던 이야기를, 가장 보통에서 좀 위에 해당하는 김지영을 제시해서 ‘극단적인 이벤트가 일어나지 않아도 남성중심사회 안의 여자는 천천히 시스템 속에 질식해 간다’ 는 사실을. 남자든 여자든 도저히 외면하지 못하게 눈 앞까지 가져왔다는 게 좋은 점이라 생각해.
    에이 저건 너무 극단적인데? 소리를 못 하게 만들었다는 거(일부 남성들은 여전하겠지만). 그런 의미의 순한맛이라고 느꼈어. 성학대나 성추행만이 고난과 차별이 아니라 평범함 속에 공기처럼 도사린 차별을 정면으로 비추는 거지. 잔잔하게 천천히 김지영의 영혼을 깎고 죽이는 그 구조의 힘을 잡아내기 위해서. 성폭력 성추행도 안 하는데 나 이만하면 좋은 남자 아냐? 하는 남자들도 전부 예외 없이 그 구조의 가담자, 방관자이고 수혜자라는 걸 비추려고.
  • W 2019.10.28 23:41
    맞아 그생각도 들더라. 보통 영화든 문학이든 여자 불행하게 만들려면 다 패고 강간하는걸로 시작하잖아. 그정도는 되어야 불행하고 불쌍해보인다는거지...
    그래서 의도적으로 그런건 빼고 그린것같긴해
  • tory_5 2019.10.29 02:57

    맞아 토리 댓 다 받아. 일부러 정말정말 평범한, 대한민국 살아 온 여자라면 누구나 다 겪었을 에피소드 위주로 순한맛으로 그린 것 같더라. 일상속에 숨쉬듯이 스며든 차별.... 그러니까 막상 보고 나면 아무 말 못하는 거야 선입견 있었던 사람들도. 그냥 일상이거든. 여자라면 본인이 다 겪었을 거고, 남자들도 누나, 혹은 직장 동료, 주변에서 듣고 보는 이야기들이니까. 그게 잘못된 건 줄 모르다가 (알면서도 모른척, 그냥 익숙하니까) 이제야 아... 하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 그래서 그 수위를 적절하게 정말 잘 조절했다고 생각해 나도.

  • tory_4 2019.10.29 00:51

    저런대도 과장되었다고 거품무는 사람들이 있으니 참ㅠㅠ

  • tory_6 2019.10.29 07:40
    ㄹㅇ 일반적 영화에 비해 과장 존나 없는 다큐에 가까운 영화에 대체 뭐라는지. 오히려 경력단절 극복할 수 있게 응원하고 자리 알아봐주고 직장동료, 직장상사, 내편 들어주는 가족들, 안 패고 정신과 치료 받아보라는 남편 등등이 존나 과장된 건데ㅋㅋㅋ
  • tory_7 2019.10.29 09:12
    맞아 그런 지점이 평점테러를 전혀 이해할 수 없게 해 그들은 모르거나 알아도 모른척하고 싶겠지 살면서 성범죄에 한번도 노출되지 않은 여성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그 바바리맨 얘기할 때도 그 언니분은 신고했으니 다행이다, 저렇게 시간지나서 웃으며 얘기할 수 있구나 싶더라고 나 같은 경우엔 여고 근처 길가에서 대놓고 여학생들 보면서 ㅈㅇ하는 변태새끼 봤었는데 친구랑 같이 있었는데도 아무것도 못하고 도망쳤었고 지금까지도 농담삼아 얘기못하거든 저렇게 순하고 온건(?)한 얘기들만 하는데도 과장이라니ㅋㅋ 어이가 없지 현실은 더 한데 말이야
  • tory_8 2019.10.29 09:51

    확실히 순한맛으로 표현됐는데 결과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김지영 주변인들이 대놓고 악인이거나, 정말 나쁜 일을 겪었다면 단순히 운 나쁜 개인의 얘기로 치부될수도 있을텐데 김지영의 환경은 오히려 평균 이상이라고 볼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라서 겪을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 때문에 손해를 보고 힘들어하잖아? 그게 잘 드러난 거 같더라고.. 그래서 최소한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남혐이네 극단적이네 라고 느낄 수 없음 말 그대로 보편적인 현실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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