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불호 / 스압주의


안녕 톨들아.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셨다는 기사를 보고 구입하게 됐어. 때마침 이북 할인 행사 기간이라 가볍게 구입해서 기쁘게 읽기 시작했지.

총평은 "제목이 아까운 책".


일단 이 책의 제목인 "90년생이 온다"만 보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90년대생"이 가진 특징, 특성, 그것을 만들어낸 다양한 원인 규명, 나아가 그들이 주소비자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모습과 거기에 대처하는 기업 방안 등이 모색될 것 같잖아? 아닙니다, 전혀 아니에요.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90년생을 다루고 있는데. 90년대생의 출현 / 90년대생이 직원이 되었을 때 /
90년대생이 소비자가 되었을 때로 나누어서 90년생이 가진 특성이 이전 세대와 어떻게 다르고, 따라서 그들이 사회 진출과 동시에 주소비자로 어떻게 반응하고 시장을 주도해 나가는지를 보여주고 싶어했던 것 같아.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아요.


일단 나는 이 책의 문제를 세 가지로 정리하고 싶어.

첫째, 군더더기가 너무 많은 책이다.

작가가 90년대생을 정의하기 위해 "간단함, 병맛, 솔직함"을 키워드로 정했고, 그를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예시를 들고 오는데 그것이 과연 적절한가 의문이 들어. 특히 다양한 자료의 인용이 많은데 읽으면서도 이 인용이 이 책의 주제, 핵심 내용과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가 하고 자꾸 반문하게 되더라고. 90년대생들과 직접 연관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예시들이 도처에 깔려 있으니, 읽으면서 자꾸 의심하게 돼. 이 책이 진짜 90년대생들을 이해하기 위해 쓰인 책인가 하고 말이야.

둘째, "진짜" 90년대생들의 이야기가 없다.

나는 이 책의 작가와 같은 82년생이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10년 정도 했어. 내가 현장에서, 일상에서 보고 접하는 90년생들은 대부분 치열하고, 자기중심적이고, 조직보다는 개인, 명예보다 돈, 상대적 박탈감을 다양한 분야에서 느끼는 만큼 대리만족, 자기과시, 인정욕구가 그 어느 세대보다 강하다고 생각해. 한편으로는 1인 가구가 많고, 소득이 적으며, 주거비 비중이 크고, 생활 불균형이 심해 건강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세대지. 그런데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없어. 공시족, 직장생활에서 자신의 연차를 챙기는 모습, 간편식을 편해하고, 기업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는 등의 굉장히 표면적인 이야기를 장황하게 설명할 뿐이야.

셋째, 세대 이해는 절대로 쉽지 않다.

"과연 이 책으로 90년대생들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반문하고, 의문을 가졌던 부분이야. 내 대답은 아니오. "간단함, 병맛, 솔직함"은 90년대생들이 겪어 왔고, 겪고 있는 현실로 인해 드러나는 일부분일 뿐이지 그것이 그들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특징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오는 사례, 인용, 90년대생들의 인터뷰 내용 또한 굉장히 표면적일 뿐이라고 느꼈어. 다 읽고나서 작가가 이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할 수밖에 없었지.


사실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번 의문이 들었거든. 책 내용이 너무 장황하고, 현실과 맞지 않으며, 실제로 90년생들을 얼마나 만나보고, 겪어보고, 자료조사 및 연구를 어디까지 한 걸까 하고 말이야. 그런데 답은 "맺는 말"에 있더라. 2014년에 뼈대를 세우고, 묵혔다가 다시 꺼내서 정리해 출간한 책이더라고. 인터뷰 대상이나 조사 표본도 굉장히 협소했고. 책에 왜 진짜 90년대생들의 이야기가 없었는지 이해가 되더라.

여러모로 진짜 제목이 아까운 책이라고 느꼈어.
기대로 시작했으나 실망으로 끝나버린 독서였다.


세 줄 요약
1. 군더더기 설명이 많다.
2. 90년대생들을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내용이다.
3. 진짜 90년대생들을 알고 싶거든, 차라리 통계자료에 기반한 사회면 기사를 읽어라.
  • tory_1 2019.08.15 09:2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11/15 10:56:04)
  • tory_2 2019.08.15 09:30
    토리 이야기가 더 현실적인 분석 같아 고마웡
  • tory_3 2019.08.15 09:3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1/18 15:37:13)
  • tory_4 2019.08.15 09:40

    대리만족, 자기과시, 인정욕구는 사바사같아 ㅋㅋ 물론 그런사람도 있긴 한데 내가 보기엔 동시에 그 일본의 사토리 세대라고 해야 하나? 그런 면모도 많이 보였음

  • tory_5 2019.08.15 09:42

    나도 보다가 덮었어. 차라리 사회학, 인구학 논문 몇 편을 읽는 게 훨씬 영양가 있을듯...

  • tory_6 2019.08.15 09:45
    군더더기 말이 많다는 말이 일관된 평이더라
    제목을 정말 잘 지은 듯
  • tory_9 2019.08.15 10:55

    22222222

  • tory_17 2019.08.18 21:2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4 23:23:07)
  • tory_17 2019.08.18 21:2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08/18 21:24:17)
  • tory_7 2019.08.15 09:51
    진짜 90년대생들이나 그들을 지켜볼 수 있는 나잇대는 별 재미 없을거고 나이차이 많이 나는 사람들은 한 번쯤 읽어봐도 될듯ㅋㅋ 그 책에 나온 유형들이 존재하기도 하니까 ㅋㅋㅋ
  • tory_8 2019.08.15 10:02

    나도 책 제목이랑 90년대생들을 위한 책이라길래 되게 궁금해하면서 봤는데....

    그냥 90년대생들은 과거 세대랑 다른 이러이러한 특징이 있다 정도만 짚고 넘어가더라

    차라리 이 책 읽으면서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리포트나 라이프 트렌드같은 책이랑 같이 읽으면 더 좋을 거 같아

  • tory_10 2019.08.15 12:34
    나 출판쪽에서 일하는 톨인데
    이 책 보고 다들 마케팅이랑 제목의 승리라고 함.... ㅌㅋㅋ
    내용은 진짜 찐톨말이 맞음
    군더더기 많고 진짜 90년대생에 대한 얘기는 없는...
  • tory_11 2019.08.15 12:47
    솔직히 난 세대론 자체에 회의적이어서 저런 책이 그 세대를 이해하는 데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더라.
    세대론 특성상 필연적으로 일반화를 할 수밖에 없는데 보편적으로 납득할 만한 일반화라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닐 뿐더러 지금까지 나온 세대론들이라는 게 대개는 편의상의 마케팅 용어 내지는 연민-동정론 또는 그 반대로 특정세대 개새끼론 주장할 때나 자주 쓰이다보니 과연 시중에 범람하는 세대론이라는 게 논할 가치가 있을 만한 것인지 의문이 들더라고. 그보다는 저자가 특정 세대를 일반화함으로써 어떤 이익을 챙기는 게 있나 그런 생각부터 들게 돼. 지금까지 그래 왔듯.
  • tory_12 2019.08.15 13:33
    나도 도서관 신간 코너에 있길래 반갑게 집어들었는데 목차랑 컨텐츠 약간 읽어보다가 톨 생각이랑 같은 생각이 들어서 조용히 내려놓은.. 진짜 제목의 승리임ㅋㅋ
  • tory_13 2019.08.15 20:42
    난 90년대생이라 그냥 그거 보고 세상이 내 세대한테 쥐톨의 관심은 있나보다..하고 넘겼는데
    토리 글이 더 흥미롭다 ㅋㅋㅋ
    난 60~00까지 접촉이 잦은데
    90하나만 놓고 보면 윗세대에 비해는 졸라 배타적이라 느꼈는데
    다른 세대도 90 자기중심적이라 느끼는구나 ㅋㅋ 글 재밌게 읽었어!
  • tory_14 2019.08.15 21:33
    제목이 다인 책이고 책이 가치가 없더라
  • tory_15 2019.08.16 10:18

    우에에에엥 나 이 책 어제 샀는데 ㅠ_ㅠ

    이 글을 일찍 볼것을 ㅠㅠ

  • tory_16 2019.08.16 18:00

    나도 공감이야! 서점에서 제목 보고 잠깐 봤다가 내려놓음...

  • tory_18 2019.08.24 03:19
    제목이 살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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