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숲
나는 정말 정말 더럽고, 또 청결지수가 낮아서 적당히 청소하면 깨끗하게 느끼는 톨이야.

하루의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면서 집은 좀 더러웠고...

그러다가 청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울증 때문이었어.

왜 살지? 라는 의문이 세게 오니까 정말 힘들더라. 힘든 일이 있기도 했는데 내 인생 자체가 고난의 연속이어서 지금까진 어떻게든 잘 극복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더라고. 그냥 참는 거였어.

이거 위험한데?

라는 자각과 동시에 병원을 갈까, 싶었는데 나는 일단 집을 청소하기로 마음먹었어.

왜냐하면... 이건 좀 뻘한 얘기인데, 나 혼자 집이 더러운건 괜찮지만 자살한 다음에 내 집이 다른 사람들한테 드러나는 건 싫었거든. ㅋㅋ
어휴 뭐 이런 더러운 집이 다 있어? 라고 욕먹기 싫었어 ㅠㅠㅋㅋㅋ 죽고나서 무슨 상관이야 싶지만 다들 죽은다음 가족이 내가 숨겨놓은 비밀 파일 발견당하는 그 아찔함 RG? 그 비슷한 느낌. 내 영혼의 수치....ㅋ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청소가 내 우울증을 치료해주었어. 정말 신기해.

청소의 시작은 버리는 걸 찾는 거였어.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걸 치우는데 아 진짜 세상 힘들더라. 집이 십평밖에 안되는데 뭐 이렇게 버릴 게 많냐.

버리는 게 귀찮으니까 온 집구석에 차곡차곡 쌓아둔 거지.

거실과 안방 청소하는데만 이주 걸렸어. 믿어지지 않는다 ㅠ

아직 작은방과 베란다는 진입하지도 않았는데 앞이 캄캄해 ㅠ 여기가 생활공간이 아니다보니 진짜 다 여기에 처박았거든.

되게 힘들었는데 청소를 하면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더라고. 내 마음속에 쌓아놨던 더러운 감정들이 쓰레기를 버리면서 같이 버려지는 느낌이었어.

다들 이래서 청소하나? 싶은 느낌 ㅋㅋㅋㅋㅋㅋ

깨끗한 집. 밝은 조명. 청결한 생활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고 나니까 다시 돌아갈 수는 없겠더라고.

하지만 아직 작은방과 베란다가 남아서 슬프다..

아무튼 일단 생활공간만이라도 깨끗해지니까 여기에 더해서 가구도 빼기 시작함.

내가 안 쓰는 거 위주로.

원래 집에 비싼 인테리어 소품 들이는 걸 아까워하는 편이야.

뭐 적당히 실용성 위주로 사면 되지 했는데,

요즘은 생각이 달라짐.

예쁘고 보기 좋은 것들을 보면 기분 좋잖아. 내 우울증도 한결 나아질 것 같더라고.

예전이었다면 절대 사지 않았을 철제수납장을 샀는데 존예!!
크으...

조립하는데 힘겨웠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었어^^

아무튼 요즘엔 출근 전에 청소하고 퇴근하고 청소해.

솔직히 이게 아직은 버릇이 안들어서 힘든데... 습관화 시키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편이야

내 동생 취미가 청소. 정리거든? 난 처음에 그걸 넘나 싫어했는데 이젠 내가 그러고 있다. ㅋㅋㅋㅋ

청소를 취미로 생각한다는 건 내게 절대 불가능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주거공간을 예쁘게 꾸며서 산다는 게 엄청 중요하더라고.

그러다보니 예전엔 집에오면 바로 침대로 직행했는데 지금은 자기 전까지 침대에 절대 안 누워.
거실에서 못했던 정리도 마저하고 책도 읽고하다가 잘때가 되면 침대로 가.

청소를 시작하면서 내 삶의 패턴도 엄청 많이 바뀌어서 신기해.

이젠 비울 거 다 비워서 다시 채워넣을 걸 찾고 있는데 내 통장이 빈약해서 천천히 채우려고 ㅠ
예전처럼 저렴이로 사고 싶진 않거든.

어차피 아직 비워야할 공간이 남아있으니까... 그걸로 위안을 삼는 중 ㅋㅋ

근데 내 눈에만 지금 집이 엄청 깨끗한 거지 청결지수 만렙인 동생 눈에는 차지 않나봐 ㅠㅠ
조만간 우리집으로 출동하신다고 함 ㄷㄷㄷ

동생한테 배워서 더 레벨업해야지 ㅋㅋㅋ



이 글이 어느 카테에 맞을까 한참고민했는데 그래도 청소릉 취미로 만들고 싶은 최종목표가 있어서 취미로 했는데, 방탈인거 같으면 말해줘. 핏백할게.
  • tory_1 2019.07.16 18:3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08/02 01:56:32)
  • tory_2 2019.07.1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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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3 2019.07.1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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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4 2019.07.1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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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5 2019.07.17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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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6 2019.07.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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