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로 불리는 20∼30대 젊은층 ‘에코(echo)세대’는 월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불안을 느끼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이러한 불안감은 스트레스가 많고, 불면증 등 신체 상태가 건강이 좋지 않을 때 더 크게 나타났다. 과거에는 당연하게 생각됐던 정규직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면서 에코세대가 안정적인 사회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에코세대는 베이비붐 현상이 수십 년 뒤 2세 출산의 메아리(echo)로 작용한다는 인구 재생산 관점에서 정의된 세대다. 1979∼1992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계층으로 2017년 기준 전체인구의 19∼23%로 추산된다.
28일 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 학술지(Journal of Health Informatics and Statistics)에 실린 ‘에코세대의 성별에 따른 불안 관련 요인(박민정 국립군산대 간호학과 교수, 신수진 이화여대 간호대학 교수, 김정현 이화여대 간호학 박사과정)’에 따르면 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사회의 사회심리적 불안 실태조사’의 원자료 중 만23∼36세 에코세대 1633명(남성 863명, 여성 770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노동시장 취약계층으로 편입된 에코세대의 특징과 관련, “이들이 자신들의 능력이나 선택과 상관없이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삶으로 인해 불안을 경험하고, 결국 이러한 경험은 경제적 환경이 얼마나 안정적인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불안 정도를 ‘나는 요즈음 전보다 신경질적이고 불안하다’ ‘나는 공연히 두려워진다’ ‘나는 사소한 일에 당황하고 어쩔 줄 모른다’ 등의 20문항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 1점, ‘항상 그렇다’ 4점 등 4점 척도로 측정했다. 이 결과 전체 평균 불안 정도는 32.58점이었으며, 남성은 32.20점, 여성은 33.01점으로 여성의 불안이 더 높았다.
인구사회학적 특성 중에서는 월 가구소득이 200만 원 미만인 경우 불안이 가장 높았다. 월 가구소득 200만 원은 전체 소득수준의 하위 30%에 해당하는 범위로 낮은 경제수준이 에코세대의 불안감과 관계가 있었다. 아울러 신체 및 정신건강적 측면도 불안을 높이는 요소로 확인됐다. 신체건강상태가 나쁘거나, 스트레스가 많을 때, 불면증이 있을 때, 우울 정도가 높을 때 불안도 함께 늘어났다.
또 안전수준이 낮다고 인식한 경우, 자연환경이 좋지 않다고 인식하는 경우, 생활환경이 좋지 않다고 인식하는 경우, 자신의 계층을 상위로 인식하는 경우에서 불안이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팀은 “에코세대의 불안 완화를 위해 소득수준 및 경제적 여건을 고려한 사회적·정책적 지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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