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천재 같은 고양이(콩깍지 주의)

애ㅡ하! (애동방 토리들 하이라는 뜻

나는 오늘 우리 집 고양이 후치의

천재성을 자랑하러 왔어(진지)

우리 집에는 나랑 남편이랑 고양이가 한 마리 살아.

원래 고양이를 키울 계획이 없었는데

작년 11월에 콧등이 벗겨진 고양이 한 마리가

초면에 엄마 부르듯 울면서 날 따라오는 바람에

얼떨결에 데려왔다가 키우게 되었어.

중성화 되어 있고 항체도 되어 있는 3살 남아라서

주인을 찾아주려 했는데 결국 못 찾았다는...

암튼 근데 얘가 엄청 똑똑한 거 같아서

자랑하려고 동영상을 가져왔어!!

https://www.youtube.com/watch?v=v9aLOIu_lvU

동영상이 좀 짧은데... 부연설명하자면

후치가 좋아하는 고양이 공을 갖고 놀다가

실수로 선반 밑으로 굴러 들어갔는데...

그게 굴러가서 어디로 나올지 예측해가지고

미리 뛰어갔다가 물고 나오는 거 있지??

나 결혼하기 전에도 고양이 키웠었는데

장난감 가지고 놀다가 어디 밑에 들어가면

당황해서 들어간 입구에서만 서성거렸거든?

근데 얘는 바로 선반과 냉장고 사이 틈으로

공이 굴러가는지 확인하고 후다닥 뛰어가서

미리 기다렸다가 물고 오는 거야.

얘 정말 천재 같지 않아...? (진지

더 골 때리는 점은,

굴러가는 성질이 없는 오뎅꼬치 대가리나

생선 모양 인형 같은 게 들어가면

선반 밑에다 팔 넣어보고 안되면

나나 남편 불러;;

후치쓰... 너랑 고양이는 대체??

얘가 우리 집에 온지 얼마 안됐을 때,

베란다 문 앞에 한참 혼자 앉아있길래

얘가 뭐를 보고 있나 가서 확인한 적이 있는데

그때 밤이라 깜깜해서 베란다 유리문에

자기 모습이 거울처럼 비치고 있는 걸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고 있더라고.

그래서 옆에 가서 "후치야 뭐해?" 하고

불렀더니 베란다 문에 비친 나랑 자기를

한참 번갈아서 보다가 일어나서 휙 갔어.

내 생각인데 그 전까지는 문에 비친 게

웬 낯선 고양이인가 싶어서 쳐다보다가

내가 같이 비치니까 이게 그냥 반사된

상이라는 걸 인지하기 시작한 것 같아.

그 후로 유리문에 비치는 자기 상은

신경쓰지 않고, 티비 보는 취미가 생겼어!

티비 보는 후치쓰 ㅋ

평범해보이는(?) 이 사진에는 사실 비밀이 있어.

후치는 티비 보는 걸 좋아하는 고양이지만,

새나 고양이가 나오는 다큐멘터리나

동물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사람이 나오는

드라마나 예능 같은건 전혀 안 봐.

(축구 예외. 이건 작은 사람들이 계속 달리고, 공이 굴러서 보는 듯함)

게다가 티비를 볼 때는 웬만큼 자극적인

방송이 나오지 않는 이상은(ex. 시끄러운 새 등)

꼭 사람 몸 위에 엎드려서 보거든.

근데 왜 혼자 거실 가운데 덩그러니 앉아서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고 있냐?

이때 나한테 엄청 삐쳤거든 ㅋㅋㅋㅋㅋㅋ

원래 내 남편이 프리랜서라 후치랑 하루종일

집에 같이 있어주는데, 이날 남편이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가서 후치가 혼자 있었어.

나도 운동 갔다가 늦게 오는 바람에

밤 늦게 만난 후치가 엄청 반가워했지.

근데 내가 오자마자 씻고 뭐하고 한다고

후치가 열심히 냥냥 우는데 받아주는둥

마는둥 하고 내 볼일만 한 시간을

넘게 봤더니, 얘가 점점 우는 소리가

작아지더니 나중에는 쳐다만 보는 것임

겁나 삐친 거지...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다 정리하고서

"후치야 엄마 할일 다 했어~~"하고

불렀는데 쳐다도 안 보고

저렇게 티비 보는 척 하더라 ㅋㅋㅋㅋ

사람 나오는 프로 안 보는거 아는데...

빈백에 누워서 오라고 불러도 안 오고

열심히 티비 보는 척 ㅋㅋㅋㅋㅋ

그치만 진짜 티비를 보면 피사체를

눈으로 쫓으면서 움찔거리는데

뒤통수가 전혀 움직이지 않아서

보는 척만 한다는 사실을 알았어 ㅋㅋㅋㅋ

귀도 앞으로 기울이지 않고 옆으로 돌아 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경이 뒤통수에 쏠려 있는 것임

속이 아주 빤해.

내가 가서 강제로 안아가지고 데려와서

눕혔더니 못 이기는 척 하고 그냥 누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아직 화가 덜 풀렸기 때문에

눈은 마주쳐주지 않겠다는!! (고개 꼬기

표정 아직 삐친 것 덜 풀렸고요 ㅎㅎ

계속 사과하면서 앞발 쓰담쓰담했더니

처음에는 매몰차게 팩 빼버리다가

조금 화가 풀려서 앞발 만지는 것은 허용해주셨어.

그리고 곧 완전히 풀림 ㅎㅎㅎㅎ

그 화가 얼마나 가시겠어요~

마음이 완전 풀려서 빙빙 돌면서

궁딩이를 디밀고 자는 중

꾸벅꾸벅 졸다가...

엘리베이터 소리에 화들짝!!

아빠다!!!!!

집에 남편이랑 내가 둘 다 있으면

엘리베이터가 서든지 사람이 지나가든지

신경도 안 쓰는데,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이렇게 엘리베이터 올 때마다, 발자국 소리

날 때마다 쫑긋쫑긋 거려.

온 가족이 다 집에 있어야 안심이 되나봐.

사냥놀이를 좋아하는 조랭이떡

병원에서 분명 3살 넘은 것 같댔는데

노는 건 무슨 3개월인 듯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야...

목표를 정확히 포착하기 위해

상대보다 높은 고지를 점령하고

은폐/엄폐는 기본이지라

그러다 지치면 이렇게 그냥 드러누워버림 ㅎㅎ

가끔은 저렇게 누운 채로도

자기 발 닿는 곳에다 흔들으라고 냥냥 시켜.

사람을 끊임없이 부려 먹음.

그루밍도 촵촵 잘해요

첨 데려왔을 때 온몸에서 응가 냄새가 진동을 해서

항문낭이 찼거나 뭔가 문제가 있는 줄 알고

병원에 데려갔는데, 병원에서 단순히

그루밍을 못해서 그렇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고 하더라고.

얘가 원래 길냥이가 아니다보니까

길에 자기 구역도 없고, 다른 애들한테 치여서

그루밍 할 여유가 전혀 없었나봐.

길냥이들만큼의 그루밍도 못했던 것 같아.

그렇게 덩 냄새가 나는 고양이는 첨이었다는...

지금은 세상 최고 깔끔쟁이야 ㅋㅋ

이 사진은 우리 엄마가 찍어준 거야.

이번 주말에 나랑 남편이랑 목~토

2박3일 국내여행을 다녀오느라고

친정엄마가 후치를 돌봐주셨거든!

친정이 걸어서 5분 거리라...

매일 와서 우리집에서 영화도 보고

책도 읽으면서 후치랑 놀아주고 가셨는데

후치가 너무 좋아했대.

손주 봐주는 기분으로 돌보신 듯 ㅋㅋㅋ

원래 손님한테는 절대 안 안기는데,

후치가 우리 집에 처음 왔던 날에

우리집에 고양이 용품이 하나도 없어서

내가 고양이 키우는 친정엄마한테 SOS 쳐서

급한대로 모래/사료/간식을 공수했거든.

그래서 후치한테 친정엄마의 첫 기억이

밥이랑 간식 준 사람으로 남아가지고

엄마는 다른 손님이랑 다르게 엄청 좋아해.

그래도 나나 남편이 있으면 저렇게까지

엄마한테 앵기지 않는데...

나랑 남편 없다고 저렇게 태세전환을...

저 녀석 역시 생존본능이 남다르다ㅎㅅㅎ

초면에 울면서 나 따라올 때부터 알아봤으...

암튼 후치가 엄마를 좋아한 덕분에

마음 놓고 여행 잘 다녀왔지♥

https://www.youtube.com/watch?v=LfpCxKPz-E4

마지막으로 동영상 하나 놓고 갈게!

이건 찍은지 좀 된 건데... 내용은 별 게 없구

그냥 내가 후치를 주무르면서 찍은 거야;;ㅋ

가로로 찍다 세로로 찍다 해서 좀 엉망인데

그래도 후치 동영상 보고 싶어하는 

애동방 토리가 있을까봐 남겨~

다음번에는 후치 처음 데려왔을 때부터

얼굴 변천사를 한 번 모아서 올려볼까 해~

우리 애긔 귀여워해줘서 고맙구

애동토리들 모두 좋은 하루 되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