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가 되었다
내 눈엔 아직도 애기인데 어느새 이렇게 나이가 많아진거지
19번째도 20번째도 같이 케이크 먹자
오래 살아라 우리 할배
짜잔
생일 기념으로 특별히 내 보물 공개
할배가 생후 3개월때 처음 우리집에 오던 날 입고 왔던 옷이야
이렇게 작았다니 ㅠㅠ
그럼 지금은 얼마나 잘 자랐는지 알아보자
...
그만 알아보자
이갈이할 때 빠졌던 젖니들도 아직 갖고 있지ㅋㅋ
동전이랑 비교해보면 얼마나 쪼끄만지 알겠지?
할배의 모든 것들은 어쩌면 이렇게도 소듕하고 사랑스러운지...ㅠㅠ
생일 두달 전에 이른 생일선물로 개모차 뽑아따
애동방에서 개모차 타는 강아지들 보고 좋아보여서 따라 샀는데
무더웠던 올해 여름에 너무너무 잘 썼다
첨엔 할배가 너무 타기 싫어해서 돈 버렸구나 싶었어
적응 시키려고 한 손엔 할배 리드줄 잡고 한 손으론 개모차 밀면서 산책하다가
눈치 봐가며 잠깐잠깐씩만 태웠는데 그래도 타기 싫다고 질색팔색을 하더라고
그렇게 개모차를 타지도 못하고 밀고만 다니며 산책하다가
개모차 탄 다른 강아지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강아지 주인분이 자기네 개모차보다 크고 좋아보인다고 하셔서
그럼 한번 태워보세요 하고 그 강아지를 태워줬거든
자기 개모차에 다른 강아지가 타니까 엄청 짖고 화내더니 그 후로 잘 타게됨ㅋㅋㅋ
내가 타는 건 싫지만 남이 내꺼 타는 건 더 싫음
이런 심보일까? 얄궂은 할배의 마음
지금은 아주 잘 타고 다니셔
할배가 실외배변견이라 매일 산책 나가야만 하는데
이제 늙고 기운이 없어서 짧은 산책에도 좀 힘들어 하고
그러면서도 사람한테 안기는 건 또 싫어해서 안으면 버둥거리고
무겁기도 하고..(8키로 넘잖아요ㅠㅠ) 그래서 힘들었거든
개모차 있으니까 쭉 타고 가다가
할배가 즐겨찾는 똥스팟에만 하차 시켜드리면 되서 편하고 좋다
누구인가?
지금 누가 부스럭 소리를 내었어?
누가 새벽에 주방에서 부스럭 소리를 내었는가 말이야!!!
(라면에 파 한줄기 썰어넣으려다가)누..누...누나이옵니다ㅠㅠ
싱크대 지박령이시다ㅋㅋ
이제 귀도 어두워져서 집에 누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도 잘 모르고
눈도 잘 안 보여서 걷다가 어디 부딪히기도 하고 그러는데
신기하게도 누가 뭐 먹는 낌새는 귀신같이 알아채신다
추석엔 오랜만에 같이 시골에 다녀왔어
예전엔 할배가 차 타는 걸 좋아해서 같이 드라이브 많이 했었는데
나이 들면서 없던 멀미가 생겼는지 차 오래 타는 걸 힘들어해서
한동안 같이 어딜 못 가다가 3년만에 동반 명절 귀성길 도전!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고 한시간 반정도 걸리는데
그것도 힘들어해서 중간중간 내려서 쉬어가면서 갔다
그동안 할배땜에 명절 귀성도 가족들이 한꺼번에 못 가고
한명은 할배랑 집에 남고 다른 가족들이 돌아오면 그때야 뒤늦게 다녀오고
그런 식으로 로테이션 귀성을 했었거든ㅋㅋㅋ
앞으로 몇번이나 더 같이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모두 함께 가니까 좋았다
가느라 좀 힘들었지만 시골집 마당에선 신나게 잘 놀았어
줄 안 묶고 맘대로 돌아다닐 수 있어서 좋았지?
명절은 강아지에게도 고단한 것ㅋㅋ
그럼 안녕
또 놀러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