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헤어짐의 방법_발췌 및 스포

















#_시작


"오늘 네 쌍 무지개 봤어요."

"......"

"취재 마치고 오는 길에 봤습니다. 사람들이 엄청 모여 있더라고요."

"......"

"...신기하지 않으세요? 엄청 희귀한 거라고 하던데..."


그 순간 하얀 얼굴 위로 음영이 졌다.

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남자의 그림자에 고개도 자연스레 젖혀진다.

시트에 뒤통수가 가볍게 닿는 것과 동시에 뜨거운 입술이 거칠게 비벼졌다.


"뭐가 그렇게 신기했어?"

"전..."

"너 그 나이 먹고 왜 이렇게 어리숙해."

"......"

"네가 날 어떻게 보고 있는 줄 알아?"


알아? 그가 혀로 귓속을 삽입하듯 핥아 대며 속삭였다.


"너 처음부터 나 그런 눈으로 봤어."

"무슨..."

"나 좀 봐 달라고. 도와 달라고."

"그런 적..."


고약한 말과 달리 입술과 뺨, 눈꺼풀 위를 정신없이 훑는 키스의 느낌은

매우 모호해서 상대의 마음을 조금도 가정할 수 없도록 만든다.

잠시 입술이 떨어진 틈을 타 하조윤은 재빨리 남자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심장이 머리에도 들어 있는지 뇌 전체로 커다란 북소리가 들리는 착각이 일었다.


"왜 그렇게 쳐다 봐."

"뭘요."

"어설프게 꼬시지 마. 아는 것도 없는 게."








#_헤어짐


"하조윤."

"...네."

"내가 했던 말들은 모두 잊어."

"......"


손목을 잡은 엄지와 검지가 가볍게 맞부딪혔다.

말문이 막혔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마."


심장을 감싸고 있던 뼈가 생경한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날카로운 뼛조각은 혈관 곳곳을 누비며 생을 위협했다.


"나도 잊을 테니까."


순식간에 차가워지는 거리를 알아채릴 새도 없이 그가 고개를 숙여 입술을 겹쳤다.

차가운 따스함이 잠시 잠깐 앉았다 떨어진다.

까칠해진 표피의 감촉을 느낀 것은 남자가 한 발짝 물러서고 난 후였다.


전부 다 잊어.


마주친 짙은 색 눈동자가 속삭였다.

우리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을 잊으라고.








#_끝


얼굴 위로 드리운 그림자와 인기척을 느낀 이가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핏줄이 보일 정도로 하얗고 얇은 눈꺼풀이 느리게 열리고,

기어코 그사이로 드러나는 보석같이 빛나는 갈색 눈동자를 보면서,

그는 이제껏 저를 쌓아왔던 모든 이성과 논리,

합리적이 사고가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다시 한 번 경험해야만 했다.


"...잘 잤어?"

"...오는 길에 멋진 사진을 찍었어요. 보여 드릴까요."


오래전, 먼 고국 땅에 두고 온 마음이 속삭이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들은 남자의 몸이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나중에."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코트가 상대의 뺨 위로 거칠게 비벼졌다.

무릎이 꿇리고, 뺨이 부딪히고 콧날이 비벼지고 다시 입술이 맞부딪혔다.

그리운 향이 느껴졌다. 안타까운 맛도 느껴졌다.

그리고 부드러운 입술이 열리는 순간,


그는 제 오랜 기다림이 비로소 끝이 났음을 깨달았다.



12월 20일 추운 겨울밤,

워싱던 D.C 조지타운에 위치한 어느 주택가에서 일어난 재회였다.















나에게 헤방은 위 3장면이 top 3야.


1. 조윤이가 신권주에 대한 마음을 자각

2. 두 사람이 필연적으로 헤어지게 됨

3. 완벽한 끝임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


헤방 드씨를 소취하면서 위의 장면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나혼자 별 지랄 상상을 했는데ㅋㅋㅋㅋㅋ

진짜 듣게 된다니... 이런 날이 오다니... 너무 기뻐ㅠㅠ

헤방과 꼭 어울리는 계절인 겨울에 맞춰 나오는 것도 완벽하다 완벽해.





+ 소설 얘기니까 노정에 올려도 되겠지?








  • tory_1 2018.10.0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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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18.10.0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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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2 2018.10.0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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