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복잡해지면 안읽을까봐 최대한 줄이고 줄여서 간단하게 3가지로 정리했어 (근데도 존나길어)
참고로 모두가 아는 내용은 굳이 언급할 필요 없어서 다 뺐어.
공안 미화, "내 애인은 이 나라다" 라는 아무로의 대사, 민간인 끌어들여 위법수사하고 쳐당당함 등등은
당연히 다들 문제점을 알고있을거라 생각하니 두번 말할필요 없겠지ㅋㅋ
사실 영화보는 내내 거슬리는게 꽤 많았어서 다시 정확히 보면서 캡쳐라도 할까 했는데
이 영화에 더 이상 돈쓰고 싶지 않은 나톨의 구두쇠 심정을 이해해주길 바라....
내용스포, 범인스포 있으므로 주의!
1. 공안의 위법수사를 개인 책임으로 떠넘김
일단 공안들이 민간인 끌어들여 위법수사하고도 뻔뻔하게 사과도 안할뿐더러 그걸 '정의'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이미 토리들 다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을테니 패스함.
근데 이 영화에서 비단 위법수사 자체만이 문제가 아님
공안 캐릭터들 입에서 몇번이고 반복되던 대사가 있어. "위법수사의 마무리는 스스로 한다."
(정확한 워딩 기억안나지만 영화를 본 톨이라면 뭘 말하는지 알거야)
얼핏 보면 굉장히 당연한 소리를 멋있는척 하는것처럼 보임.
'본인이 위법수사 했으니까 당연히 본인이 책임지는거 아녀? 그게 뭐 어쩌라고?'
근데 이게 절대로 당연한 소리가 아님!
왜냐면 공안이 적법성의 범위 밖에서 수사를 할 수 있다는건, 그게 결국 그 사람이 '공안'이기 때문에 허용되는 일이거든
위법이든 뭐든간에 그 사람이 한 일은 '공안으로서의 수사'에 포함됨.
따라서 공안이기 때문에 주어진 권한을 행사함으로서 발생한 책임이나 뒷수습은 당연히 공안 자체가 가져가는게 맞는거야.
근데 "위법수사의 마무리는 스스로 한다"는
결국 '니가 공안의 권한을 내세워서 뭘 해도 허용하는데 우리는 책임 안지고 네가 개인적으로 지렴' 이라는 뜻과 동일함.
말하자면 집단(국가기관)의 책임을 구성원 개인에게 떠넘기는거임.
심지어 공안 구성원들을 이걸 '스스로' 의무라고 생각하며 자랑스러워함
지들이 좋다는데 왜 문제냐고?
이게 개인의 입장에선 불합리하게 비춰지지만, 국가 입장에서는 정말 너무나 이상적인 시민상이거든.
국가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몸바쳐 일하면서, 유사시에는 국가나 사회에 부담을 지우지 않고 개인적으로 책임까지 지겠대.
이거 얼마나 기특한 백성이니? 이 영화 본 우익들은 정말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며 눈물 한바가지 흘렸을듯.
2. 후루야(=아무로) / 쿠사카베 / 하바의 상징성
후루야 레이는 굳이 설명할 필요 없겠지?경찰학교 수석 출신의 공안, 즉 국가권력을 상징함.
쿠사카베는 이번 극장판의 범인이고 직업은 검사. 편의상 국가권력2라고 할게
하바는 쿠사카베의 전 협력자로 쿠사카베가 사건을 일으킨 계기가 된 인물임. 민간인이니까 그냥 시민이라고 할게.
영화 내용을 대강 요약하면 이거임.
1) 하바는 쿠사카베(검사)의 민간인 협력자로, 정보수집을 위해 다른 회사에 몰래 잠입하던 중 딱걸려서 체포됨.
2) 하바는 쿠사카베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서 자신이 협력자임을 밝히지 않고, 공안(후루야 레이) 조사가 끝난 후 자살함.
3) 알고보니 하바는 죽음을 위장하고 후루야가 빼돌린 거였음. 신분위장하고 다른데서 잘먹고 잘살고있음
4) 하바가 살아있는걸 몰랐던 쿠사카베는 하바의 자살소식에 충격을 받고 공안에 복수하기 위해 테러를 일으킴
이 세 인물관계가 관객들(일본시민)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너무 투명함 ㅋㅋ 위의 1234를 치환하면 다음과 같아.
1) 시민은 국가권력에게 협력하고 때로는 위법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아야 함.
2) 시민은 국가권력에 협력하던 도중 자신에게 위기가 닥쳐도 국가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책임져야 함.
3) 시민이 위기에 빠졌어도 그냥 기다리렴. 네가 국가와의 신의를 지키면 국가권력을 그걸 다 알아주고 알아서 도움을 줄거임
4) 만약 시민이 희생된다면 국가권력(2)는 너를 영원히 기억할거야. 왜냐면 국가권력(2)은 시민을 일개 끄나풀이 아니라 진심으로 소중하게 생각하니까.
1~4 요약 = 네가 국가를 위해 앞뒤 안가리고 최선을 다하고 국가에 피해를 끼치지않으면 국가가 알아서 다 보답해준다.
3. 애국청년이 지켜낸 아베의 꿈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이기도 한데, 복습하다가 보니까 이걸 모르는 톨들이 많은거같더라고.
이 영화의 마지막 결전지였던 건물 기억함? 경시청 주변에 있던 시민들을 죄다 한 건물로 피난시켰고, 마지막에 란이 있던 곳.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그 건물은 카지노 타워야.
이게 우익이랑 뭔 상관이냐고? 아베정권은 카지노법 통과에 혈안이 되어있거든.
코난 본 토리들은 모리 코고로가 맨날 경마나 파친코만 하는거 알지? 왜 저러냐면 일본에서 카지노는 전면적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임.
아마 카지노 합법이었으면 카지노가서 한탕 날렸겠지.... 아마 사무소있는 건물을 통째로 날렸을지도.
여튼 아베는 카지노가 통합된 리조트를 개설함으로서 돈을 벌 궁리를 하고있는데
이 법안이 일본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 언제? 지난 7월에.
제로의집행인 언제나왔게? 지난 4월에.
즉, 마지막 결전지로 나왓던 카지노 타워는 원래 일본에 존재할수조차 없는 시설인데다가,
영화 제작 당시엔 설립이 가능할지 아닐지조차 불투명한 상태였다는 뜻임.
여기까지 말하면 이 다음부터는 또 유명한 투리구슬임.
"카지노 타워(아베의 꿈)가 인공위성을 쳐맞을 위기에 처하고
'내 애인은 국가다'를 표방하는 애국심 가득한 아름다운 청년이 온 몸을 던져 (사실은 차만 아작났지만) 카지노 타워를 지켜냄"
아베 감동받아서 기립박수 친거 아니냐고......
게다가 이 영화에 한국 배경 쓰인건 다들 알고있지?
그 장소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인데, 한국의 파라다이스그룹이 55%, 일본 세가사미그룹이 45% 자본을 출자해 만든 합작 시설임.
문제는 저 세가사미라는 회사, 일본에서 아베정권과 매우 가까운 기업으로 유명함.
그리고 카지노법이 통과되면 운영 주축이 될 회사라고 모두가 확신하는 기업이기도 해.
거기다가 플러스, 명탐정 코난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TMS는 세가사미의 자회사임. (설립은 아니고 인수한것같음)
여기서 또 투명도 100% 완성되지 않니 ㅋㅋㅋㅋ
세가사미는 원래 아베정권이랑 친한데, 카지노법으로 특혜를 얻기 위해 아베에게 딸랑딸랑하면 좋을거라 생각하고 머리를 굴리지.
자회사인 TMS에서 마침 국민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으니 이걸 적당히 이용하면 좋을것같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상'을 지닌 캐릭터가 '정권이 애지중지'하는 가상의 카지노타워^^를 지켜내는 스토리를 만들어냄.
앞뒤 순서나 주체가 바뀔수도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영화가 탄생한 배경은 저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거라 확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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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분석글은 여기서 끝이야. 작품 내적으로 표현된 역겨운 파시즘에 대해서는 원고지 20장분량으로도 쓸 수 있을거같지만
전체주의사상의 위험성을 굳이 한국인에게 설명을 할 필요는 당연히 없겠지 싶어서 줄이고 줄여서 저 세가지만 가져왔어.
이걸 작품 자체의 문제로 볼 것이냐, 외압에 의한 문제로 볼 것이냐, 각본가 및 감독의 문제로 볼 것이냐는
결국 자기 판단이니까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
막말로 사쿠라이나 아오야마가 '나 우익이오' 하고 대놓고 말하지 않는 이상은 모든건 궁예질이 될 수밖에 없잖아?
다만 '이 작품은 그런작품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거나 '그냥 애국심 좀 담은건데 우익으로 모는건 비약이다' 라는 식으로
아예 문제점이 없는 것처럼 외면하는 사람들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