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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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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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뉴욕 브로드웨이 신작




프랑스에서 활동해 타마라 드 렘피카로 알려져있지만 본래 이름은 타마라 웸피츠카(Tamara Łempicka)인 아르누보의 여왕으로 불리는 위대한 화가의 이야기야.

난 렘피카의 그림을 엄청 좋아하고, 위대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이 뮤지컬은 좀 기분이 별로였어.


렘피카가 드라마틱한 삶을 산 건 맞거든. 폴란드 출신으로 명망있는 변호사와 결혼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부유한 생활을 누리다가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면서 프랑스로 탈주하고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않는 남편을 대신해 돈을 벌기위해 그림을 그린 사람이잖아. 그런데다가 생계를 위해 그린 그림이지만 본인의 화풍도 엄청나게 독특하고 새로운 아르누보 혁명을 이끌어냈고...


근데 뮤지컬에서는 이런 것에 초점을 맞춘게 아니라 러시아 혁명 이후 잡혀간 남편을 위해 몸을 팔아 남편을 빼내고, 차후 프랑스로 옮겨온 다음엔 창녀와 바람이 나서 동성애인을 숨기기에 급급해하며 남편과 애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사랑밖에 난 몰라요 스타일의 여자로 그려놨단 말이야. 정작 렘피카 본인은 남편 신경 안쓰고 그때그때 내키는대로 남자든 여자든 거의 숨기지도 않고 아무때나 애인을 갈아치우는 스타일의 여자였고, 이혼한 다음에도 부유한 후원자랑 재혼해서 미국가서 살았어. 어떻게봐도 사랑과 순결에 연연했을 여자는 아니라고 생각해. 극을 만들기 위해 드라마를 만들고 갈등을 빌드업해야한다는 건 이해하지만, 그 소재로 "사랑"을 굳이 선택해야했나? 라는 의문의 연속인 뮤지컬이었어.


게다가 음악... 작곡이 특별히 나빴다고 말하는 건 아니야. 단지 기억에 남는 곡이 없었고 보는 동안에도 딱히 음악이 씬에서 고조나 마음의 풍랑을 불어일으키진 않았음. 그런거 치곤 꽤 고음과 테크닉을 요하는 넘버들이 많았고... 이렇게 가창 난이도를 높일 필요가 굳이 있나 싶은 음악이었어. 어려운 넘버도 쉽게 부르는 가수가 있는 건 맞으니 배우들이 노래부를때 좀 힘들어보였던 것도 있는 것 같음...


좋았던 점은 무대세트와 라이팅 디자인. 전체 넘버들 자체가 그다지 취향도 아니고 적절한 느낌으로 작곡되었다고 느끼진 않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사운드 디자인은 나쁘지 않았어. 무대 세트는 좌석에 따라 가려지는 부분이 꽤 많겠구나 싶긴 했는데 특이하게 만들었다고는 생각함. 계단을 여러위치에 복잡하게 배치하고 무용수들과 배우들이 전체 계단을 활용하며 돌아다녀. 그 위를 판넬이 여러겹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다양한 영상자료와 그림자료를 제공하는 방식이었음. 단지 아쉬운 건 그림을 그리는 이젤을 텅 비워놓고 프레임 활용도 좀 더 창의적으로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던 건 있음. 라이팅 디자인은 강약 조절을 하는 것에 있어서 적절히 배색이 되어있었고 핀라이트도 잘 사용했다고 생각함. 사운드 디자인과 합쳐서 드라마틱한 시너지 효과를 냈어.


굳이...다시 보고 싶진 않은 뮤지컬이었음. 요새 브로드웨이 신작들이 여성서사 위주로 많이 나오고 그런 걸로 홍보하기도 하는데, 이건 여성서사로 홍보하기엔 좀... 실제 역사와도 렘피카 본인의 삶이 많이 다르고 그 각색된 방향이 너무 구세대적인 여성 묘사 아니야? 싶어지더라. 차라리 방탕하게 살면서 정신적으로는 외롭고 불안한 예술가의 정신세계를 그리는게 나았을거 같음...

  • tory_1 2024.04.16 11:07

    오 브로드웨이 신작을 볼 수 있는 토리 넘 부럽다~모르는 극인데도 리뷰를 잘 써서 잘 느껴지네

  • W 2024.04.16 11:19
    흑흑 넘 기대했던 작품인데 기대에 못미쳐서 아쉽긴 해... 러시아 혁명 묘사 같은 건 좋더라... 브로드웨이 요새 다 신작이 우수수 올라오는 시기라 그런가 로터리 잡기 어려워 ㅠㅠㅋㅋㅋ 2월까진 늘 널널하게 당첨됐는데 신작 올라오자마자 사람들이 죄다 극장가로 몰렸나봐! 글 칭찬해줘서 고마워 ㅇ0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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