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업
이 일은 나톨이 고2에서 고3되던 해 겨울에 있던 일이야
지금이야 다들 인강듣고 하니까 이런일이 없겠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예전에 썼던 글 백업해왔어


우리집은 차상위계층이었어
과외도 학원도 생각하기 힘들었고 인강도 유명한 선생님꺼 들으려면 가격이....교재비가.....
이과였던터라 수학 가형을 준비했는데 이게 점점 점수가 떨어지더라고... 다들 알겠지만 수학에만 매달려 있을수도 없으니까 말이야


고3으로 올라가던 겨울방학때 과외든 학원이든 다녀야겠다고 생각했어
인강은 옆에서 잡아줄사람이 없고, 과외는 너무 비싸니 멀어도 싼 학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인터넷을 뒤짐


수능 카페중 제일 크고 유명한 카페에 들어가서,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당시엔 존재했던 과외 게시판에 들어갔어
그리고 송파잠실쪽에서 수학 그룹과외를 해준다는 글을 찾았지
주4시간, 이틀에 2시간씩이든 하루에 4시간이든 조정 가능하고 월 10만원
뭐 글 본문에는 자기가 가르친 학생들 성적표라고 찍어올리고 해놨으니 순진한 마음에 홀랑 넘어가서 가겠다고 했어
참고로 우리집에서 편도 1시간반 거리..왕복 3시간이 넘었음


첫날부터 이상했는데 그걸 왜 믿었나 몰라


처음 가서 상담을 하는데 페이를 일단 다르게 말하더라
인터넷에서 10으로 안내받고 갔는데 갔더니 아 그거 오타라고 15래
이것도 자기들이 봉사개념으로 싸게 해주는거라고 온갖 생색을 다내면서...웃기고 있네 진짜
당시에는 그냥 알겠다고 돈 먼저 내고 수업을 듣기로 했지
수업은 상담 당일부터 시작이었고
나는 3주인가 한달 지나고 문자로 다음주부터 안간다고 통보한 뒤 선생님 차단함


예의고 뭐고 그렇게 한 이유가 몇개 있는데
첫째로, 시간이 맨날 바뀌는데 공지를 안해주더라
첫날 수업듣고나서 다음주에 2시에 오라고 해서, 그 다음주에 2시에 갔더니 하는 소리가 어머 맞다 4시로 바뀌었는데 토리한테 문자하는걸 깜빡했어! 미안해~
하길래 한번정도는 그럴수도 있지...싶어서 그냥 넘어갔어
그 날 수업 끝나면서 다음주는 4시 맞아요? 했더니 맞아~이러길래
그 다음주에 4시에 갔어. 근데 이번에는 2시 수업이었는데 왜 늦게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니들이 연락 안하셨거든요
미안하다고 이번주부터 2시라고 하길래 그다음주에 2시에 갔더니 이번엔 4시수업인데 왜 빨리 왔냐더라
표정 싸해지니까 미안~ 이게 끝이었어
어떻게 한달동안 시간 안내 한번을 제대로 못할수가 있지?
아니 애초에 시간이 매주마다 바뀌는게 말이 되나?


두번째로, 커리큘럼을 전혀 안짜놓고 수업하더라고
이건 진짜....말이 안되는거 아니니? 최소한 무슨 교재로 수업하는것정도는 정해놔야하는데
첫날 갔을때는 오늘은 복사물로 하고 다음주에 개념원리를 사와라~ 해서 개념원리 사갔어(나냔은 원래 정석으로 공부했는데)
그 다음주에 수업 한번 하고는 다음부터는 쎈으로 수업할거야~
그리고 그 다음주에 쎈 사갔더니 또 하루 수업하고 다음주부터는 다른 교재 쓸거니까 사오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진짜...오늘 이만큼 나가고 내일 이거 하고 이런수준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교재는 정해놓고 해야하는거 아니야..?
게다가 배우는 내용도 로그 배웠다가 미적분 배웠다가 다른거 배웠다가 난장판


셋째로, 학생들 수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
그룹과외를 하든 학원수업을 하든 수준별로 나누던가 문이과 나눠서 수업해야하잖아
여기는ㅋㅋㅋㅋㅋㅋ 그런거 없었어
가형 2등급부터 나형 6등급까지 한 반에 몰아넣고 수업 들은 날도 있고,
또 어떤날은 두명이서 수업들은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재수생들이랑 같이 수업한적도 있었어
위에 써놨지만 매일 교재도 바뀌었고^^


마지막으로 수업 할때마다 선생도 바뀌었음
교재가 매번 바뀐것도, 시간조정 안알려준것도 인수인계 제대로 안해서 그런거야
그룹과외라고 광고를 했으면 교사 하나를 정하거나 그게 안되면 관리자+교사 여럿이서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는데 아무것도 안함


아무리 싸게 해주는거라고 해도 이건 진짜 아닌것같아서
문자 보내놓고 잠수탔어
무례한거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빡쳐서 참을수가 없었거든
전화 다 씹고 수신거부 해놓고 그랬어
전화 받거나 만났다가는 무슨 쌍욕할지 몰라서.....


내가 엄마한테 이거라도 하게해달라고 15만원 받아서 갔던거라
엄마한테 이것때문에 그만둔다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우물쭈물 하다가 그냥 너무 멀어서 힘들다는 식으로 얘기했었어

그때는 똥밟았다 생각하고 나혼자 속앓이하면서 잠수타고 끝냈는데
지금 성격이었으면 돈낸거 환불은 물론이거니와 + 교재비랑 교통비까지 물어내라고 난리쳤을지도 몰라
카페에 후기글 쓰고 웬갖 커뮤 가입해서 비추까지 다했을걸?
수업을 하긴 했으니 사기는 아니지만 퀄리티라는게..


요즘에는 다들 이비에스 인강 듣고 해서 저런일은 없을거같긴해
그래도 만에 하나라도 집안형편 안좋아서 인터넷에 재능기부 형식으로 하는 과외같은거 찾으려는 토리들은 잘 알아보고 했으면 좋겠어
난 저때 어리고 순진해서(멍청해서) 제대로 항의도 못했다....
그리고 아무리 싼 가격에, 혹은 무료로 해주는거라고 해도 기본적인 것도 안지켜지는 과외/학원이라면 바로 때려쳐
물론 진짜 잘해주는 분들도 많지만 혹여 나같은 상황 겪지 않기를 바라

몇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생각하면 열불난다
그때 아빠 실직하셔서 그 15만원 진짜 엄마가 현금으로 꼬깃꼬깃 준거였는데
  • tory_8c01a1 2017.11.2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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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ddd2f7 2017.11.2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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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cb4117 2017.11.2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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