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숲

토하!!

나는 미국토리야. 그리고 심하게 긍정적이지. 허허. 나는 태교라던가 먹는거 관리라던가 운동이라던가 하나도 안하고 애기 날로 낳은 토리야.


이 글을 찌는 이유는, 내 친구들 정말 날씬하고 건강하고 운동열심히 하고 태교로 인형만들던 애들이었는데 출산할때 고생하는거 보고 옆에서 같이 울면서, 이건 산모가 뭘 어떻게 해서 될일이 아니다!!! 이건 그냥 운빨이다!! 복걸복이다!! 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지.


나는 160 키작톨에 60대후반 몸무게에 30대 중반. 게다가 직장인인데, 애기 낳기 전날까지 회사 다녔어.


그냥 나는 처음 임산부때부터 모든걸 내려놓고 그냥 내가 하고싶고 먹고싶은거 다 하고 먹고 놀았음. 막판엔 매일매일 고기구워먹고 시럽 듬뿍넣어 커피마시고 초콜렛 아이스크림 끼니마다 디저트로 먹음.

의사선생님이 초음파로 봤을때 애기 크다고 자제하라고 했지만 그냥 정줄 놓고 먹었어.


그러다가 예정일을 일주일 더 넘기고 (ㅋㅋ 애기도 엄청 클텐데, 뭐 이왕 죽는거 그냥 끝까지 가보자! 하는 마음가짐) 약간 배가 설사할것같이 후르르르 아픈데 설사는 안해서 병원에 남편하고 분만실에서 할 게임이랑 읽을책이랑 가지고 털레털레 걸어들어가서 나 한번 확인해달라고 물어봤어.


처음에 피검사같은거 하고 (따끔) 질검사 했는데 벌써 4센티가 열려있음. 바로 무통관 삽입하고 (안아팠어) 기다리는데 별로 소식이 없어서 유도제를 놔주었어.


내가 읽은 출산후기에 따르면 유도제 넣고나서 엄청 휘몰아친다던데 나는 아무~~~ 소식이 없어서 그날 그렇게 놀다가 푹 잤어.


내가 간 대학병원은 분만실에 남편침대랑 다 있어서 둘이 놀다가 이야기하다가 나는 아주 코를 드르렁 드르렁 골면서 잤음. 정말 무통관 넣고나서는 배랑 허벅지까지 감각이 없어져!!! 신랑한테 계속 꼬집어보라고 하고 때리기 놀이 하면서 신나게 놀다가 잤다.


그런데...자다가 새벽에 보니까 약간 기분이 이상한거야.  약간 배가 욱신욱신대는거 같고 웬지모를 아픔이 느껴짐. 그래서 내가 아... 이게 말로만 듣던 무통빨 끝난뒤 진통이 흐흑 시작되나보다 ㅠㅠ 이 일을 어째. 급 후회되고 무섭고 심장이 두근두근대서 호출벨을 누르고 신랑 깨우고 울먹울먹 거렸는데,


간호사분이 오셔서 나를 오른쪽으로 눕혀주심. 왼쪽으로 누워서 자고있었거든 ㅋㅋㅋ 왼쪽팔이랑 배가 눌려서 저린거였음. 흠흠. 급 안아파져서 꿀잠잠.


일어나보니 간호사분들 세네명이랑 의사분 한명이랑 들어오셔서 이제 아기 낳자고 하셨어. 신랑하고 나는 눈꼽때문에 눈도 안떠지고 갑자기 일어나서 영어 들리니까 정신도 없고 그래서 어버버 하고 있었는데 침대를 뿅! 하고 트랜스포머처럼 뚝딱뚝딱 펴더니 나는 졸지에 갑자기 분만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무통주사가 너무 세게, 계속!! 들어가니깐 난 아직도 배와 다리에 전혀 감각이 없는데, 진통올때 맞춰서 힘을 주라는거야. 나는 감각이 없다!!! 하지만 감각 없다고 하면 무통주사 끌까봐 그냥 느끼는척 하고 내맘대로 열심히 힘을 주었다. 생각해보니 옆에 진통 모니터 있는데 그거 보고 할걸. 얘 뭐하나 했을듯.


사실 내 가장 큰 걱정은 응가였어. 미국은 관장도 제모도 안하기때문에 응가할까봐 가장 걱정이었는데, 이미 출산한 친구들이 아프면 응가고 뭐고 부끄러움이고 뭐고 없다더라고. 하지만 나는 지금 하나도 안아프고 정신이 말짱하고 그러니까 더 부끄러운거야!! 그래서 저 응가하면 어쩌죠 물어봤는데 다들 응가 해야하는거라고 응가해!! 응가해!! 하고 구호를 붙여서 힘줄때마다 외쳐주기 시작했어. 아주 뭔가 내가 생각했던 신성한 출산장면이 아니었음.


미국 대학병원 출산할때는 당직 의사들이랑 간호사들이 다 모여서 받아주더라. 그말은 의사 4~5명에 간호사 3명 앞에 있고 애기 나오면 받아줄 간호사분 2명 옆에 인큐베이터 같은거 옆에 대기하고있고, 거기에 신랑까지, 북적북적 아주 재래시장 파티분위기였어. 그때까지도 나랑 신랑은 너무 갑작스러워서 이게 뭔지 모르겠고 계속 우리끼리 한국말로, 애기가 지금 나온대? 내가 지금 애기 낳고있는거임? 대화중이었어.


그러다 20분 힘주고 나니까 애기 머리가 나왔다고 만져보라고 함. 난 괜찮다고 했는데 내 손을 잡고 ㅠㅠ 애기 머리를 만져보게 해서 (ㅠ 꺄악) 만졌는데, 혓바닥같이 말랑말랑했어. 아주 말랑말랑. 나는 계속 이거 머리 아니라고 엉덩이 인거같다고 안 단단하다고 헛소리를 하기 시작하고. 의사는 머리 맞다고 원래 그렇다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함. 내가 분명 내 신랑 심약하고 피보면 기절하고 트라우마 생기니까 애기 나오는거 보여주지 말라고 했는데 의사중 한명이 괜히 내 엉덩이에 상처생겼다고 보라고 끌고와서 일부러 보여줌. 후.. 근데 신랑은 정작 비몽사몽간이라 정신이 없어서 잘 못봤대.


어쨋든 힘주는데 목이 마르잖아. 옆에서 신랑이 작은 얼음들 가득 담긴통을 들고와서 한번 힘줄때마다 얼음 한덩이씩 입에 넣어주었어. 우리엄마가 옆에 있었으면 기절했을듯. 이곳에 산후조리라는것은 없다. 의사분들과 간호사분들은 힘줄때마다 응원하고!! 경마장인줄 알았음. 가즈아!!! 할수있어!! 오후오후!!! 응원해주심.


그렇게 40분이 지난뒤 애기가 쑤욱! 나왔다. 나는 사실 느낌이 없어서 뭐가 빠져나오는 느낌적인 느낌만 약간 느끼고, 갑자기 내 배 위에 핏덩이 아기가 올려져 있었어.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가 하얀 곱창같은 탯줄을 자르고 바로 옆에서 뽀얗게 씻겨서 보자기에 곱게 싸 주신뒤 모두들 퇴장하셨다. 축하한다는 인사와 함께.


그.. 아침부터 너무 갑작스러운 출산과 만남이라 이걸 뭐 어째야 하나 신랑과 멍하니 쳐다만 보다가, 우리는 애기를 쳐음보는거라 안을줄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급 간호사님들 다시 호출해서 애기 안아드는법부터 배움.


그 후에 다른 생활실로 옮겨서 애기랑 하루 더 자고 담날 아침 애기들고 병원 엘레베이터 타고 내려와서 밖으로 나오는데 와.... 기분이....

이걸 뭐 어째야하나 싶고 그렇더라. 그치만 육아 이야기는 또 다른이야기이니.


어쨋든 결론은 모든것이 운빨이며 타이밍이며 이렇게 엄살쟁이 나도 출산 잘 할수있고 진짜 다 맞아 떨어지고 잘 풀리면, 생리통만한 고통 하나도 없이 출산분만 가능하다는 글을 쪄보고 싶었어.


디토 밖에서 친구들한테 내 출산이야기 말하면 욕먹음 ㅋㅋㅋ 내가 생각해도 날로먹은거 같긴해.


그래도 육아생활하면서 배로 돌려받고 있으니까 응원해 주겠지? 헐헐. 어머님 아버님들 모두 화이팅하자!!





  • tory_1 2018.05.23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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