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씨 몰아보니까, 기특이랑 루시개가 너무 많이 아프다.
루시개 손에 입 맞추면서 우는 기특이한테 치여 가지고, 얘네 중심으로 한번 전 회차 돌려서 봤거든.. 다시 보니까, 진짜 미치겠는 게... 근데 이것은 정말 설정 덕후인 나에게 덕질할 요소가 만빵에다가 내 뇌 망상 폭주하게 되는 관계성과 서사인 것이다...b
세상 자체의 중심이 ‘휘’인 애들 둘이, 서로 어긋나 버린 사랑이거든..
드라마는 휘현시선으로 돌아가고, 중간 타임워프에서 역행하고 다시 정주행하는 거라..
얘네 3년 서사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해봤는데. 다시 보다보니 찌통 장난 아님.
휘가 처음으로 구한 사람인 기특과
처음으로 구한 사람이 휘인 루시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단 여기서부터 발려 버려....)
처음부터 루시개에게 다정했던 휘와 달리
기특이는 처음부터 루시개를 경계했어
저, 오랑캐 계집을 어떻게 믿을 수 있냐고 말하고
퉁명스럽고, 어떻게 보면 예의 없고 괘씸할 정도로 매몰차게 행동했잖아
드라마에서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그 여진의 땅에서 서로의 생과 사를 오가며,
누구보다 끈끈해졌을 그 어느 시점 가운데
기특의 마음은 점점 변화했겠지, 루시개를 챙기기 시작해. 그러나 여전히 투박한 모습으로
그 마음을 스스로가 깨닫기 전부터 기특은 휘를 향한 루시개의 마음도 눈치챘을거야 분명 ㅠㅠ
(나 여기서부터 운다 ......)
자신이 섬겨야 하는 휘을 연모하는 루시개를
그 둘의 사이에서 작게는 몇 개월, 크게는 3년까지 지켜본 거 아니야...
근데 생각해보면 이거 완전 존똑아니냐 ㅠㅠ
자현만을 바라보는 휘와
그런 휘를 바라보는 루시개
그리고 그런 루시개를 바라보아냐 하는 자신...ㅠㅠ
기특이는 그런 루시개를 쫓아다니면서 나무라
휘의 신혼집 구경하던 날
휘의 혼례날
휘의 합방날
항상, 휘를 향한 루시개의 마음을 포기시키려 했지.
거사를 앞두고, 휘와 자현이 합방(?)을 치르는 그 문 앞에서
루시개를 끌고 나와서, 화를 내는 기특이 그런 말을 해
이렇게 심장 아프면서 옆에 있을거냐고
지금 생각해보면, 여진의 땅을 떠나오는 3년 동안
기특은 하루도 빠짐없이 붙여 다니며, 온 종일 내내
루시개가 겪고 있는 심장의 고통을 겪고 있지 않았을까
(흑흑... 나 진짜 미치겠다)
그러고, 나서 자기랑 살자고.
마마도, 아씨도 이제 지켜주지 말라고.
아무도 지키지 말라고, 넌 내가 지키겠다고.
그 말을 하는데 ㅠㅠ
루시개 죽고 나서 오열하던
기특이 얼굴을 떠올리면서 들으니까, 나도 숨이 탁 멎는 기분
(으엉... 나 또 울어........)
지금 생각해보면, 휘의 시종인 자신..
휘와 휘의 여인을 지켜야 하는 자신이
항상 루시개가 먼저 일 수 없었던 자신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마지막에
기특이가 떠나면서
휘도, 자현이도 보는 게 너무 어려웠다고 말하잖아.
기특이 입장에서는
저 둘을 지키려다가, 제 사랑은 지키지 못한 것이란
자책이 얼마나 들었겠고, 원망하고 싶었겠어..ㅠㅠ
자기 목숨까지 바쳐서 지키고 싶었던 휘와 휘의 정인인데,,
루시개를 잃고 나서야, 루시개를 향한 마음이
자기 상상이상 이었다는걸 깨친거 같아서 더 찌통이었음...
유배갈 때도,
휘를 쫓아오려고 칭얼대던 루시개를 보던
기특이가 그런 애달픈 표정인 이유가
지금 생각해보면
자신 좀 봐달라고,
자기 여기 있다고
숨 죽여 외치고 있는 목소리 같아 보이더라
여전히 휘만 보고 있는 루시개한테
농담으로라도, 난 여기 있다고 말 못하는
기특이가 너무 아팠음
그리고 루시개도 정말 찌통인게
자현이랑 함께 있는 휘를 보는게 심장이 아파 죽을 것 같다고 하면서도
자현과 함께 있고 싶어하는 휘를 위해서
자현에게 먼저 가서 호신술을 알려주고
강에게서 지키려고 돕고
둘의 사랑을 나누는 순간에, 그냥 혼자 우두커니 서 있었다는게...
합방하는 줄도 모르고 그 앞에 서서
휘 나오면 자기도 얘기 할꺼라고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 가엾음.
기특이가 놀려서
문자를 배우고 싶다고 해놓고선
결국 죽을때까지 휘라는 이름 한 자 쓰고
떠나가 버린 루시개를 정말 어쩌면 좋냐고....
휘만을 위해 살 수 밖에 없던 두 애들이
죽음으로
각자의 마음에 다른 사람 둔 채 평생이 되어버렸다는게..
휘를 가슴에 묻고 죽어버린 루시개와
루시개가 지워지지 않은채 마음에 남아버린 채 계속 살아야 하는 기특이
후, 휘현은 완벽한 해피엔딩이라
알콩달콩 잘 살 것 같아, 미련이 안남는데...
기특이랑 루시개가 자꾸 내 발을 붙든다..
얘네 어떻게 하면 좋아....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