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나 여지껏 살면서 제일 무서웠던 경험이 있는데 벌써 십년넘게 지났는데도 안잊혀서 얘기해봐


예전 본가가 버스 정류장 내려서 가로등 몇개 있는 논밭 사이 넓지 않은 길을

오분정도 걸어야 나오는 아파트였고, 저녁 식사 시간 지나면 거의 인적이 없어


어느날은 12시 반쯤에 집에 들어가게 됐는데

그 논밭 사이 길에는 한 30보 앞서 걸어가고 있는 남자랑

반대쪽에서 내쪽으로 걸어오는 부부가 있었어


원래 아무도 없을 때가 더 많아서 신경을 안썼는데

길 중간지점에서 부부가 날 스쳐지나가고 나니까

앞에 가던 남자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더라고 계속..


그 남자가 계속 누구 찾듯이 앞,뒤 다 두리번거리면서 걸으니까

그제야 그 남자를 제대로 살펴보게 됐는데 키도 190쯤에 엄청 건장한 체격이고

위아래 검은색 티 바지를 입고 검은색 우산을 들고 있었어

그리고 그 날은 비가 오지도 않았고 비 온다는 예보도 없었어


앞에서 이상하게 구니까 기분이 너무 찜찜해서

그 남자가 아파트 단지 들어서서 직선으로 가길래

나는 옆길로 빠져서 걸었는데 뒤에서.. 누가 걷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그 순간부터 너무 무서워져서 뒤를 돌아보지도 못했어

누군가한테 연락 할 생각도 안나고.. 우리 집도 아닌 아파트 입구로 들어갔어

여전히 나는 심리적으로 얼어있는 상태라 뒤를 못보고 엘레베이터 버튼을 눌렀지


마침 엘레베이터가 1층이라 바로 문이 열렸고

엘레베이터를 타서 버튼을 누르려고 뒤를 돌아봤는데..

그 남자가 현관에서 어깨에 우산을 걸치고 나를 쳐다보고 있는거야

눈이 마주친 순간부터 머리속이 새하얘져서 내가 사는 동도 아닌데

무의식적으로 그냥 우리집 층 버튼만 눌렀어


너무 무서워서 닫기 버튼도 못 눌렀는데..

문이 닫힐 때까지 나를 쳐다보고 있더라

문이 닫히고 나서는 정말 갑작스럽게 눈물이 미친듯이 났어


그리고 엘레베이터는 올라가서 멈췄는데..

내가 사는 곳이 아니잖아.. 어째야할지를 모르겠더라고

복도 불이 자동으로 꺼질 때까지 그냥 울면서 한참 서있었어


혹시라도 계단이나 엘레베이터로 따라오지는 않을까 초조해야하면서 오분? 십분? 서있었을까..

여전히 공포에 머리가 굳어서 전화를 할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아파트 계단으로 조심히 반층을 올라가서 복도 불이 다시 꺼질 때까지 한참을 있다가

불켜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복도 창문으로 아래를 내려다 봤어

근데.. 그 남자가 마지막에 봤던 그 자세 그대로 날 올려다보고 있더라고..


눈 마주치자마자 나는 달려내려와서 아무 집이나 문을 두들겼어

살려달라고 도와달라고 울면서..

그 집 아주머니가 인터폰으로 누구시냐고 하는데 그냥 살려달라고만 반복했어


다행히도 아주머니가 문을 열어주셨고

그 집 분들이 다 나와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는데

너무 무섭고 이제 살았다 싶기도 하고 어린애처럼 펑펑 울면서

누가 쫒아와요 누가 쫓아왔어요 만 반복했어..


초반 상황도 그 당시에 정말 무서웠지만

마지막에 창문으로 내려다봤을 때 마주쳤던 그 눈이 난 아직도 생각나

  • tory_1 2021.07.18 07:02

    헉 진짜 무서웠겠다.. 마지막에 올려다봤다는게 너무 무서워...

  • tory_2 2021.07.18 09:21
    진짜 잊혀지지 않을만하다 ㅠㅠ 글만 봤는데도 무서워
  • tory_3 2021.07.18 12:22
    와 아니 ㅠㅠ 넘 무서웠겠다...다행히 저 집 가족들이 문열어주고 물어봐줬네 ㅠㅠ 집엔 무사히 들어간거야?
  • W 2021.07.18 14:39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8/04 18:53:00)
  • tory_5 2021.07.18 22:28
    너무 무섭다... 와ㅠㅠ 아주머니도 너무 감사하다ㅠㅠㅠ 얼마나 무서웠을까 글 읽는데 너무 빡쳐 근데 ㅅㅂ놈이
  • tory_6 2021.07.19 11:23

    한남시발새끼 귀신보다 인간이 더 무서워

  • tory_7 2021.07.19 11:39

    죽여버리고 싶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떡해 너무 고생많았어 문열어주셔서 정말정말 다행이다.. 읽기만 하는데도 소름이...하

  • tory_8 2021.07.19 14:05

    그 한남새끼 지금쯤 디졌길

  • tory_9 2021.07.19 17:00

    토리 얼마나 무서웠을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tory_10 2021.07.20 12:55
    와 문 열어주신 분 너무 감사하다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저딴 새끼는 갈기갈기 찢어죽여야돼
  • tory_11 2021.07.21 17:41

    글 쓴 톨 밤에 혼자 얼마나 무서웠을까.. 소름이 쫙 돋아.. 그 스토커 자댕이는 지금쯤 디졌길

  • tory_12 2021.07.22 06:31
    진짜 무섭다;;; 천만다행이야ㅠCctv 가리려고 우산을 쓴 걸까? 근데 그러기엔 너무 눈에 띄는데 굳이 우산은 오ㅐ 쓴 거지...
  • tory_13 2021.07.22 09:36
    헐.. 나도 비슷한 경험 있어ㅠ 너무 무서워서 모르는 빌라에 무작정 올라갔었는데ㅠㅠㅠㅠ 진짜 좋은 분들이라 다행이다 그분들 복받고 미친 스토커 새끼는 이미 뒤졌길!!!!!
  • tory_14 2021.07.31 13:44

    한남개새끼 꼭 고통스럽게 뒤졌기를 쓴톨 너무 고생 많았다ㅜㅜㅜ무사해서 다행이야

  • tory_15 2021.09.07 16:05
    문열어주신분 너무 감사하다ㅜㅜ 복받으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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