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10에 트와이스만… 보이그룹은 ‘전멸’
본보가 4일 국가 공인 가온차트에 의뢰해 2017년 1월 1일부터 11월 25일까지 멜론, 벅스, 엠넷 등 6개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재생(스트리밍)된 노래 10곡을 뽑아 보니, 보이그룹은 단 한 팀도 없었다.
걸그룹 트와이스가 ‘낙낙’으로 9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아이돌그룹 통틀어 유일했다. 미국을 흔든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엑소, 세븐틴, 갓세븐, 워너원, 여자친구 등이 줄줄이 새 앨범을 내 가요계를 달궜지만, 이들은 음원 성적에선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팬덤 중심으로 소비 시장이 형성된 음반 시장과 달리, 음원 시장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다. 아이돌그룹의 노래 대부분이 보편적인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여성 음악인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음원 여왕’ 아이유의 저력은 여전했다. 아이유는 지난 4월 낸 앨범 ‘팔레트’에 실린 ‘밤편지’(2위)와 ‘팔레트’(8위)를 톱10에 동시에 올렸다. 볼빨간사춘기는 ‘좋다고 말해’(3위)를, 헤이즈는 ‘비도 오고 그래서’(6위)를 각각 10위권에 진입시켜 여풍에 힘을 실었다. 에일리는 지난 1월 종방한 tvN 인기 드라마 ‘도깨비’ OST인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로 1위를 차지했다.
힙합 음악 주춤… ‘셰이프 오브 유’ 5위 파란
젊은 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정통 힙합 음악의 약세도 뚜렷했다. 래퍼들이 부른 힙합 곡이 재생 건수 30위 안에 한 곡도 포함되지 않았다. 2015년 지민ㆍ아이언의 ‘퍼스’와 송민호의 ‘겁’을 비롯해 지난해 비와이의 ‘데이데이’ 등이 톱30에 올랐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변도 연출됐다. 영국 가수 에드 시런이 노래 ‘셰이프 오브 유’로 5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낳았다. 가온차트가 2010년부터 음원 소비량을 집계한 이후 해외 가수가 국내 연간 음원 순위 톱5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영미권에서 불고 있는 ‘에드 시런 열풍’이 국내에도 상륙한 것이다. 2000년 들어 팝송이 국내 음악 청취자들에 외면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과다.